갈매기, 곰, 공룡, 독수리, 마법사, 쓱, 영웅 군단, 줄무늬, 푸른 피, 그리고 호랑이. 얼핏 무관해 보이는 이 단어들이 하나로 모여 만들어내는 세계가 있다. 모르는 이들에겐 이상한 암호명 나열처럼 보이겠지만 아는 이들에겐 곧장 도파민이 솟구치는 신호, 프로야구 이야기다.지역 간 갈등과 분열을 경계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는 다른 맥락으로 프로야구는 지역 기반의 확고한 ‘연고 문화’를 바탕으로 몸집을 키웠다. 부산은 롯데, 호남은 기아, 충청은 한화처럼 실로 오랫동안 출신지에 따라 응원 팀이 정해졌고, 그 소속감과 연대가 야구 팬덤을 지탱하는 하나의 축이었다.푸른 피로 태어났지만 줄무늬가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1994년 야구를 접한 까닭에 지금까지 줄무늬로 살고 있는 나는 꽤 자주 ‘왜?’라는 되물음과 함께 ‘배신자’라는 눈총을 받았다. 참고로 야구 팬덤에서 푸른 피는 대구 연고의 삼성 라이온즈, 줄무늬는 서울 연고의 LG 트윈스를 가리킨다.여전히 출신지 팀을...
2025.10.01 2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