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 현장 취재 덕분에 고창 여기저기를 한참 걸었다. 수박·땅콩·고추·복분자·바지락·백합·김이 자라는 땅과 해안부터 경이로웠다. 곳곳의 고인돌 무더기 또한 놀랍기만 했다. 고창읍성·무장읍성·흥덕읍성 터를 찾는 동안은 동학농민전쟁의 아우성이 그야말로 쟁쟁했다. 그 뒤로 김성수, 김연수 집안의 한국 자본제 연대기가 엉겼다. 신재효와 서정주가 이룬 문학사도, 김소희와 김여란이 이룬 음악사도 자꾸 돌아보였다. 장어가 빠질쏘냐. 2024년 말 이래 치어가 풍년이라 장어값이 폭락했지만 장어구이의 매혹이 어디 갈 리 없다. 현장에서, 손질한 장어를 사 장인어른께 부치던 일행 가운데 한 사람이 탄식했다. “그저 입에 닿을 때 한 점 드시자!” 수박도 그렇다. 이제 수박은 고창에서 1년에 세 번까지 재배한다. 한 해 ‘수박-멜론-수박’ ‘수박-작은수박-수박’ 하는 순서로 사계절 최고품질 수박이 난다. 그 사이에 최고품질 멜론이 있다. 농민, 독농, 국가가 손잡고 아등바등 농업 기술을 끌어올...
7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