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철의 뉘앙스] 누구나 누구에게 선생님](http://img.khan.co.kr/news/c/300x200/2021/01/25/l_2021012501002625200227161.jpg)
한국어 문화의 가장 큰 약점은 호칭일 것이다. 관계 형성에 악영향을 끼치는 지독한 결점이다. 몇몇 기업에서는 수평적 소통을 위해 이름이나 별명 뒤에 ‘님’을 붙여 부르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가족과 친구가 아니라면 이름을 부르기보다는 상호 지위 관계를 표시하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낯선 사람과 소통을 시작할 때는 이름을 모를뿐더러 서로 높낮이를 정하기도 어려우니 호칭을 택하기 더 어렵다. 집배원, 택배노동자, 경비원, 환경미화원, 요양보호사, 종업원 등은 호칭이 아니라 명칭이다. 여기에 ‘님’을 붙여 부르는 것은 번거롭기도 하고 어색하게도 느껴진다. 아저씨, 아줌마, 이모, 저기요, 라고 부르면 미안해지지만, 높여 불러보자니 마땅한 말도 없는 데다 과공비례(過恭非禮)가 될까 주저된다. 같은 한국어 문화권이지만 북한에는 ‘동무’라는 대안이 있다. 그러나 분단 이후 북에 ‘인민’이라는 말을 빼앗겼듯이(혹은 버렸듯이) 동무 역시 그렇다. 설사 ‘동무’가 그 불온한 뉘앙스...
2021.01.25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