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간의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이 공식 만료됐다. 2011년 발효 이래 양국의 실전 배치 핵탄두와 운반체를 제한하며 상호 위협을 관리해온, 지구상 마지막 핵 안전핀이 제거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조약의 소멸을 넘어, 상호 취약성을 인정하고 협력으로 공멸을 막던 ‘핵 군비통제 레짐’의 종언이자, 치명적이고 강박적인 ‘전략적 불안정성’의 심연으로 세계가 함몰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뉴스타트의 부재 속에 전개되는 핵무기의 양적 증강과 현대화, 초정밀 타격 수단의 경쟁적 개발·배치는 ‘위기 안정성’과 ‘군비경쟁 안정성’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초기에 사용하지 않으면 적의 선제타격에 의해 나의 보복 능력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사용 아니면 소멸(Use-it-or-lose-it)’의 공포가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이는 마치 먼저 쏘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서부극의 결투처럼, 강박적 선제공격의 유혹이 넘실대는 위험한 수렁이다.최근 공개된 미국의 ...
12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