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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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칼럼]사면초가 윤석열, 다가올 비극

    사면초가 윤석열, 다가올 비극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피청구인이 서서히 무너지는 중이다. 2월13일 8차 변론에 이르는 동안 윤석열은 믿었던 부하들로부터 무수히 많은 상처를 받았다.먼저 1월23일 4차 변론에 출석한 전 국방부 장관 김용현.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위원들에게 나눠준 문건을 자신이 작성했다고 시인했으며, 계엄 포고령을 위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치인의 동향을 감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인정했다. 얼핏 보면 윤석열 대신 죄를 뒤집어쓰려는 충정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 증언은 문건의 존재와 정치인 체포 지시를 인정하는 결과를 초래했다.2월6일 6차 변론에 나온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계엄 당시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인원을 끄집어내라”는 윤석열의 지시가 있었다는 점을 일관되게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스피커를 켜놓은 상태에서 윤석열과 김용현의 지시를 그대로 예하 부대에 전달했다고 증언했으니 윤석열은 절망이다. 특전사에 윤석열과 김용현 지시를 전달받은 증인이 너무나 ...
  • [정동칼럼]연금개혁, 급한 불부터 끄자

    연금개혁, 급한 불부터 끄자

    국회 연금개혁 논의에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두고 신경전이 뜨겁다. 여야 모두 두 개혁이 필요하다면서도 모수개혁부터 마무리하자(더불어민주당), 연금개혁특위에서 모수·구조개혁을 함께 처리하자(국민의힘)로 대립하고 있다. 일반 시민의 눈으로 보면 모수개혁과 구조개혁 용어도 생소하고, 두 개혁이 필요하면 모두 하면 될 일을 이리 지루하게 다투는지 의아할 뿐이다. 연금개혁의 진정성을 지녔다면 어렵지 않게 합의할 수 있는 사안임에도 공연히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모수개혁은 연금제도의 구조를 건들지 않고 수치만을 조정하는 일이다. 현재 시급한 과제는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이다. 반면 구조개혁은 국민연금을 완전소득비례연금으로 전환하거나 기초연금액을 누진적으로 바꾸는 등 주로 급여구조 자체를 바꾸는 작업이다. 용어만 보면 모수개혁이 구조개혁보다 위상이 낮은 듯 보이나, 국민연금 지속 가능성의 핵심 축이 보험료율이라는 점에서 이번 연금개혁 논의에서는 모수개혁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
  • [정동칼럼]정치인은 ‘신시내투스’의 미덕을

    정치인은 ‘신시내투스’의 미덕을

    정치학자인 브라이언 클라스가 쓴 <권력의 심리학>에는 신시내투스라는 인물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기원전 5세기에 로마를 구했다는 인물이다.당시 로마는 외적의 침입으로 큰 위기를 맞았다. 그래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지도자를 추대하기로 했는데, 당시에 은퇴해 있던 장군이자 정치인인 신시내투스라는 인물이 지목되었다. 로마 사람들이 신시내투스를 찾아가서 부탁하자 그는 책임감에 마지못해 자리를 수락했다. 그의 임기는 6개월이었다. 그는 로마군을 이끌고 외적을 무찌른 후 자신의 역할이 끝나자 취임 한 달도 안 되어 사임했다. 그리고 자신이 농사짓던 농장으로 돌아갔다. 20년 후 로마에는 또 다른 위기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로마 내부에서 발생한 위기였다. 돈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은 자가 공화국을 뒤엎고 왕정을 세우려는 음모가 있었던 것이다. 그때도 팔순이 넘은 신시내투스가 21일간만 자리를 맡아서 위기를 해결하고 물러났다고 한다. 리비우스는 <로마사...
  • [정동칼럼]극단주의 시대

    극단주의 시대

    극단주의 유령이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독일의 대안당과 프랑스의 국민전선이 급부상했으며,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재집권했고, 이탈리아에서도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이 집권했다. 최근 극단주의의 특징은 주로 우파와 결합한다는 것이다. 극단주의는 좌파나 우파 혹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이념과도 결합할 수 있는 ‘이즘(ism)’의 하나이며, 이때 ‘이즘’은 이데올로기나 태도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이념 스펙트럼이 좌-우 혹은 진보-보수로 나뉘어 대립했다. 반권위주의 가치를 중시하는 탈물질주의도 신좌파나 신우파로 분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일차원 구도에 극단-온건이라는 새로운 축이 추가되어 현대 정치를 특징짓고 있다.사전적 의미로 온건은 ‘생각이나 행동 따위가 사리에 맞고 건실함’을 뜻한다. 이를 민주주의와 연결하면, ‘민주주의 질서에 맞고 건실함’으로 풀이할 수 있다. 민주주의 질서 안에서 목적을 추구하는 태도나 이념이 온건주의다. 나치와 적군파라는 극우와 극좌가 발...
  • [정동칼럼]여야 합의가 헌법 위에 있나?

    여야 합의가 헌법 위에 있나?

    ‘여야 합의’라는 유령이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을 떠돌고 있다. ‘여야 합의’는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면서 국회선출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기 위해 꺼내든 논거다. 바로 이 건 때문에 한 총리는 탄핵소추됐다. 뒤이어 대통령을 대행하게 된 최상목 부총리도 마은혁 후보의 임명을 여야 합의가 확인될 때까지 유보하였다. 최 대행은 야당 추천 두 후보 가운데 명확한 근거도 없이 한 명이 여야 합의가 없다고 판별하는 기상천외한 신통력을 발휘하기도 했다.사실 여야 합의는 상생정치를 추구하는 의회민주주의의 중요한 기폭제다. 민주주의를 단순히 다수결 원칙으로만 운용하게 될 때 다수정파의 횡포를 막을 수 없으므로 소수파 존중의 절제를 발휘하는 장치가 여야 합의다.그러나 여야 합의의 선한 영향력에도 원칙적 한계가 있다. 정치적 타협의 여지가 있는 사안에 국한되는 것이다. 여야 합의가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의무이행을 해태하고 직무를 유기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더구나 여...
  • [정동칼럼]경제적 관점으로 미국 대선 바라보기(2)

    경제적 관점으로 미국 대선 바라보기(2)

    미 대선에 대한 경제적 해석을 이어가겠다.첫째, 바꿔보자는 선택이다. 성장, 고용, 주가 등 지표 호조에도, 미국 경제가 좋다고 답하는 유권자가 3분의 1에 불과했다.해리스는 보호주의 색채를 강화하고, 중산층의 생활비 부담을 대기업의 탐욕과 연결해 가격통제를 시사하는 등 포퓰리즘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바이드노믹스와 차별화하거나 새 경제비전을 세우지 못했다. 트럼프는 해리스를 사회주의자로 규정하며 재계의 두려움을 유도하고, 감세와 규제 완화의 기대감을 조장했다. 트럼프 경제공약이 극단적 내용이 많고 상호 모순됨에도, 현 상황에 불만족한 유권자들은 “일단 바꿔보자”고 선택했을 수 있다.둘째, ‘미국 없는 세계’로 가는 방향성이 분명해지고 있다. 피터 자이한은, 미국이 고립주의로 전환하는 것은 냉전이 끝난 상황에서 셰일혁명으로 에너지 자립을 얻어 국제분쟁에 개입할 명분과 실리가 없고 국내문제에 대한 대처가 급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미국의 ‘세계경찰’ 역할 축소로...
  • [정동칼럼]회의하고 의심하는 유권자

    회의하고 의심하는 유권자

    이 모든 사태의 시발점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한마디였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심경이 복잡하다.역사에 만약이란 없다. 하지만 2013년 10월21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나온 그 한마디가 아니었으면, 검사 윤석열이 전 국민에게 이름을 알리고,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이 되고, 이를 발판으로 대통령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면 혹시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와 그 이후의 악몽 같은 사태도 없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따지고 보면 그 발언은 윤석열이 어떤 검사였는지, 검찰총장 혹은 대통령이라는 더 높은 공직자가 되기에 적합한 사람인지에 관해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실제 살아온 행적을 보면 공직자가 충성해야 할 민주주의와 법치에 반하는 부분이 많다. 그 발언 하나에 다들 열광했던 일이 부끄러울 뿐이다.상황에 딱 맞아 귀에 쏙 들어오는 말 한마디, 기억에 남는 ‘짤’ 혹은 ‘밈’으로 명성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
  • [정동칼럼]추경, 속도가 중요하다

    추경, 속도가 중요하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의 1.9%에서 1.6~1.7%로 하향 조정했다. 내란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을 추가 반영했기 때문이다. 소비와 투자 심리지수는 외환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악화되었으며,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보다 낮은 0.1%에 그쳤다. 기업들의 신규 투자는 주춤하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전반적인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쳐 수출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이런 경제 상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자영업자다. 신용카드 매출이 감소하고 대출 연체율은 급증했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도 9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공실률이 증가하고 상가 임대료가 하락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상가 10곳 중 1곳이 공실이며, 집합상가 임대가격지수는 ...
  • [정동칼럼]부끄러움과 상식을 회복하자

    부끄러움과 상식을 회복하자

    2025년 첫 달이 지나간다. 새로운 계획과 희망보다는 심란한 뉴스가 가득한 새해 첫 달이었다. 국외적으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경제 및 안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국내적으론 지난해 12월3일 현직 대통령의 친위쿠테타 시도와 이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입과 난동 등으로 정국 불안정이 이어지고 있다. 상식보다는 음모, 이성보다는 분노가 극단적 지지층을 결집하고 정치를 뒤흔드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음모, 분노, 탐욕, 기회주의, 불안감이 얽히고설킨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합리성과 일관성의 복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 정치와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현시점에서 여야 정치와 극단적 지지층의 행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내로남불’이다. 자기편에게 불리한 사법 판단이 나오면 불복과 인신공격으로 대응하고, 반대편에게 불리한 사법 판단에는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낯 뜨거운 언행이 일상화되고 있다...
  • [정동칼럼]마음으로 필사하는 사회계약

    마음으로 필사하는 사회계약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활동한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당시 서구 사회의 변화에 ‘탈신비화’라는 이름을 붙였다. 주술과 마법의 힘에 의존하고, 인간의 이해를 넘는 신비한 영역을 인정하던 시대를 지나, 무엇이든 설명하고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합리적·과학적 신념이 퍼져나가던 시대의 흐름을 포착한 말이었다. 그가 언급한 관료제는 오로지 합리성과 법에 의해 권위를 확보하는, 신비함이 벗겨진 의사결정 기계다. 베버는 어디까지 옳았는가.훌륭한 합리성에서는 모종의 신비함이 느껴진다는 역설은 차치하고라도, 신비에 대한 감각은 현대에도 사라지지 않고 합리성만으로 확보할 수 없는 정당성을 국가 제도에 부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법원이다. 법원은 여전히 법복을 입고 있는 법관이라는 세속적 성직자들이 폭력을 독점한 국가의 권위에 힘입어 사회의 현존 질서를 지탱하는 법률의 의미를 새겨주는 ‘성스러운’ 공간이다. 삼권분립하에서 민주공화국의 최후의 보루, 기본권의 마지막 수호자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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