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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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칼럼]보수, 반국가세력과 단절해야

    보수, 반국가세력과 단절해야

    영화 <변호인>에서 배우 송강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역할을 맡아서 열연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애꿎은 학생들을 연행해서 고문한 공안 경찰을 증인 신문하는 장면이었다. 그는 ‘증인이 말하는 국가란 도대체 뭡니까? 국가는 국민입니다. 그런데 증인이야말로 그 국가를 아무 법적 근거도 없이 탄압하고 짓밟았다’라고 열변을 토했다. 이 장면은 민주공화국의 본질을 잘 설명한다. 국가는 국민이다.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권력자는 민주공화국을 적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3일 밤 윤석열은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겠다’며 내란을 일으켰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무장 군대를 난입시켜 주요 정치지도자들을 체포하고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 그리고 국민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내용의 계엄포고령을 발표했다.국회를 제1차 점령 목표로 삼은 목적은 매우 불순한 것이고, 반(反)헌법적인 것이었다. 헌법상 보장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권 행사를 막기 위해 최정예 부대를 ...
  • [정동칼럼]윤석열의 ‘부질없는 독전’ 선언 이후

    윤석열의 ‘부질없는 독전’ 선언 이후

    윤석열의 독전(督戰) 선언이 나왔다. “잠시 멈춰 서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 탄핵 소추 결정 후 그가 내뱉은 첫 번째 소리다. 어떻게 저런 천연덕스러운 말을 할 수 있는지 속이 메스껍다. 자기 맘대로 군인과 경찰을 풀어 정치인을 잡아다 가두고,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게 하며, 언론의 주리를 틀라 하고, 국회와 선관위를 군홧발로 짓밟은 내란 수괴가 다시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그래봤자 그의 독전 선언은 ‘눈먼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 부부의 단말마 같은 비명이고 마지막 발버둥이다. 그가 하려는 말은 뻔하다. 국민의힘에서 ‘배신자’를 청소하고 윤석열을 결사옹위할 체제를 구축하자. 윤석열을 지키는 아스팔트 보수세력을 동원하여 극우 지지기반을 공고히 하자. 윤석열이 탄핵 법정 투쟁을 열심히 하겠으니 함께하자. 박근혜는 탄핵에 소극적으로 대처했지만, 자신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국회의 탄핵 소추를 헌법재판소에서 뒤집겠다 독전하고 있다.내가 보기엔 다 부질없는 짓이다....
  • [정동칼럼]정치를 위한 정치와 이별할 결심

    정치를 위한 정치와 이별할 결심

    지난 3일 발생했던 대통령의 ‘반헌법적 친위쿠데타’가 대한민국을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신속한 탄핵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조기에 진화하지 못하면, 한국 사회와 경제는 큰 혼돈에 빠질 수 있다.미국의 제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은 대외적 불확실성을 이미 고조시키고 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 기조로 인해 내수 부진과 수출둔화가 겹쳐,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줄을 이었다. 한국은행은 11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낮췄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으로 해외 주요 투자은행 8곳의 한국 경제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한 달 전 2.0%에서 1.8%로 하락했다.트럼프 행정부는 제1기 때와 마찬가지로 보편적 규칙의 제정보다는 개별 국가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통해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당장에 외교·안보 문제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했던 보조...
  • [정동칼럼]다시 시작된 민주주의 실험

    다시 시작된 민주주의 실험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윤석열은 이런 명패를 집무실 책상 위에 두고 있다고 자랑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책임하고 가장 위험한 인물이 되었다. 이제 자신의 말처럼 모든 책임을 져야 할 시기가 왔다. 취임 이후 워낙 독선적인 태도로 비정상적인 일을 계속 벌여왔지만 그의 최후가 이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김건희, 명태균과 얽힌 일로 말미암아 특검 수사를 받고 탄핵당할 거라는 평범한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도 일주일 넘게 현직 대통령으로 남아있는 그가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지난주 토요일, 안타깝게도 여의도 촛불집회에 나가지 못했다. 예정된 약속을 취소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일 현장에 나간 동료들은 “의외로 젊은이들이 많고 분위기가 좋아서 힘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촛불이 아이돌 응원봉으로 진화한 만큼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세대교체도 이뤄져서...
  • [정동칼럼]탈핵과 노벨 평화상

    탈핵과 노벨 평화상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한국 ‘국적자’들이 자축 분위기에 취해 있을 때 2024년 평화상은 소리 없이 찾아왔다. 이번 상은 일본의 한 반핵단체에 돌아갔다. 1956년에 탄생한 ‘니혼 히단쿄’(Nihon Hidankyo 일본 원수폭 피해자 단체협의회)는 핵무기 폐기, 생존자(히바쿠샤) 지원, 피폭자에 대한 보상, 핵무기의 위험성 홍보 등을 목표로 활동해왔다.왜 이런 소식은 한국에서 거의 조명을 받지 못했을까? 고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은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는데도 말이다. 우선 노벨 문학상이 가져온 엄청난 ‘한강 신드롬’ 때문이다. 하지만 문학상을 한강 아닌 외국 작가가 받았다면 ‘히단쿄’는 한국 언론 및 사회의 주목을 받았을까?‘히단쿄’는 반핵 단체다. 일본에서도 노벨 평화상을 반기는 듯하지만, 자민당의 친미-우파 노선의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은 껄끄러운 존재다. 일본 정부는 “좋은 일이다” “기쁘다” “평화에 대한 의지를 평가받았다” 정도로...
  • [정동칼럼]내란을 획책하는 괴물

    내란을 획책하는 괴물

    숨막히는 나흘이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를 보고 막혔던 숨이 국회와 시민의 발빠른 대응으로 계엄 해제가 가결된 후에야 터져 나왔다. 하지만 7일 밤 국민의힘이 탄핵소추안 표결을 보이콧하면서 다시 막혔다. 추위에 떨면서 표결을 지켜봤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할 때 가슴이 무너져내렸다. 10명이 남았다고 할 때 고개를 들었지만, 안철수 의원만 남았다고 할 때 오한이 스며들었다. 44년 전 광주로 플래시백되면서 밤하늘이 하얘졌다. 다음 토요일에 탄핵을 재추진한다는 뉴스를 보고나서야 잠들 수 있었다.긴박한 일주일이 남았다. 탄핵소추안이 폐기돼 국정은 혼란하고 국민은 불안하다. 거취를 당과 정부에 일임하겠다는 대통령의 구두 약속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조기 퇴진 주장을 냉큼 취소했다. 장전된 총은 여전히 술 취한 아이가 쥐고 있다.석 달 전 계엄설을 망상이라 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비상계엄을 건의했고, 대통령은 계엄군을 몸소 지휘하며 쿠데타를 주도했다. 지난해 ...
  • [정동칼럼]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

    윤석열은 상기된 표정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고 했지만, 대통령이 피를 토할 만한 상황은 전혀 없었다. 전시나 사변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오로지 윤석열의 무능, 무책임, 무지 때문에 국정 전반이 난맥상을 보였을 뿐이고, 대통령이 오로지 자신과 배우자의 안위에만 골몰했던 게 문제였다.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국회를 적대시했고, ‘격노’와 ‘갈등’만 반복하며 독재를 일삼았다.윤석열은 국회의 탄핵 소추, 예산 감액을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행위’라 규정했다. 자신이 들어야 할 말을 국회와 국민을 향해 내뱉었다. ‘국민 삶은 안중에도 없다’는 대목이야말로 윤석열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말이다. 윤석열에겐 국민의 목숨마저 안중에 없었다. 무리한 수색 때문에 죽어간 해병대원의 목숨, 이태원에서 죽은 158명의 목숨, 오송참사로 죽어간 14명의 목숨도 그랬다.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라고 국회를 모욕했지만, 윤석열 가족이야말로 범죄 집단...
  • [정동칼럼]베이비부머의 국민연금 졸업

    베이비부머의 국민연금 졸업

    다음주면 2024년 정기국회가 문을 닫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해 연금개혁도 물 건너간다. 지난 9월 정부가 연금개혁안을 발표한 후 국회에서 논의가 본격 이어질 줄 알았으나 헛된 기대였다. 정부 개혁안이 구체적이고 여러 논점을 제시한 만큼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보완하고,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은 대안을 제시하며 서로 이견을 좁혀가야 하건만, 실질적 논의는 없이 연금개혁위원회를 어떻게 꾸릴지에 대해 공방만 벌이다 또 한 해를 허탕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미래 재정이 불안정한 국민연금을 두고서 이토록 안이할 수 있다니. 사실 이번 22대 국회만이 아니다. 소득대체율을 낮추었던, 국민연금의 마지막 개혁이 노무현 정부 2007년에 있었으니, 정치권은 지난 17년 동안 국민연금 개혁을 방치해 왔다.국민연금 개혁 의제는 보장성과 지속가능성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보장성 개혁은 대체적으로 방향이 잡혀 있다. 국가의 지급보장, 연금크레딧 확대, ...
  • [정동칼럼]푸른 잎과 빨간 단풍과 하얀 눈

    푸른 잎과 빨간 단풍과 하얀 눈

    2024년은 기후변화를 일상에서 하지만 매우 극적으로 체험했던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서울의 경우 7월21일부터 8월23일까지 34일 연속으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 근대적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장 열대야 기록을 경신했다. 9월에는 추석인데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을 겪었다. 11월에도 낮 기온 20도를 넘기는 날이 꽤 있었고 한국의 전통 아닌 전통인 ‘수능 추위’마저 사라졌다.지난주 일부 지역에 첫눈이 내렸다. 상당히 강렬했다. 서울 지역에는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7년 만에 11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눈이 쌓인 것으로 기록되었다. 폭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고 사고도 많았지만, 그 와중에 눈 덮인 풍경은 잠시 시름을 잊게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아직 나무에 남아 있는 푸른 잎과 단풍이 든 잎이 중첩되고 그 위에 소복하게 눈이 쌓인 장면이다.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 같은 그 장면이 신기하면서도 앞으로 우리가 계속하여 겪...
  • [정동칼럼]어느 무연고 시민 장례식

    어느 무연고 시민 장례식

    지난 11월14~16일에는 어느 무연고 시민의 장례가 치러졌다. 장애가 있었던 고인이 법적 무연고자인 이유는 그가 유아일 때 유기된 상태로 발견되어 아동시립병원을 거쳐 시설에 들어가 36년을 살았기 때문이었다. 시설에서 나온 후 어느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으나, 이때 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연고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었다.현행 장사법 체계상 무연고자 사망 시 일단 상속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가족’을 찾아야 한다. 연고자의 존재 유무는 행정정보시스템을 통해 바로 확인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이어 연고자가 있다면 그들이 시신을 인수할 것인지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다. 고인이 관계를 맺어 왔던, 기꺼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눈물로 배웅할 이들에게 장례를 치를 자격이 주어지는 건 그다음이다. 이는 상황에 따라서는 자칫 고인의 시신이 차가운 안치실 안에 불특정 기간 동안 누워 있어야 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다행히 고인의 장례는 지연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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