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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칼럼]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반성적 회고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반성적 회고

    지난 12·3 계엄 사태 이전의 1년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다. 2023년 11월에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백령도, 연평도 등지의 서북 도서에 도발을 해 올 경우 해주에 있는 북한군 4군단 사령부와 예하 부대 지휘소와 지원시설을 폭격하는 ‘합동타격 계획’을 수립하였다. 합참은 대통령실 지시 때문에 이 계획을 수립하였지만 합참의 실무자조차 이 계획은 “너무 위험하다”며 실행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합참은 이 계획에 이어 북한의 전방 4개 군단(1, 5, 2, 1)까지도 타격할 추가계획도 수립했다. 그해 10월 부임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북한 도발에 즉·강·끝(즉시 강하게 끝까지) 응징을 외치는 상황이었고 남북한이 체결한 9·19 군사합의서의 일부 조항이 무력화된 마당에 군사 행동에는 어떤 족쇄가 풀린 것 같은 분위기였다. 언제든 북한 전방 전력을 초토화할 수 있는 이런 위험한 계획을 접한 장교들은 “사실상 전면전 아니냐”며 몹시 경계...

    2025.01.16 21:00

  • [정동칼럼]민주주의와 자연의 역습
    민주주의와 자연의 역습

    모든 동료시민들에게 “안녕하시냐”고 묻고 싶다. 어떻게 해가 바뀌었는지, 새해에는 무슨 계획을 세워야 할지 도무지 가늠하기 힘든 상태로 2025년을 맞이했다. 지난해 12월3일 밤에 시작된 계엄 선포와 헌정질서 파괴에 대한 수습은 43일째인 오늘까지 지지부진한 채, 윤석열 체포라는 중간 고비를 넘었을 뿐이다. 광장에서는 희망과 실망이 오가고 운동 차원에서는 포스트 윤석열 시대의 정치와 사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거대 양당은 이를 관망하면서 이해득실을 계산하고 있다. 사태가 진정되기를 지켜보는 게 어느덧 지루하면서도 터질 게 터졌고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한 상태로 가기보다는 한국 민주주의의 전화위복이 될 거라는 기대가 더 높다. 무엇보다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더욱 불안한 일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나 태평양 건너 일이지만 우리와 무관하지 않은 캘리포니아의 산불 소식이다. 자연과 인간이 대규모로 충돌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재난으로 이어지는데도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비교적 단순...

    2025.01.15 20:50

  • [정동칼럼]내란 이후, 기본부터 다시
    내란 이후, 기본부터 다시

    머잖아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될 것이다. 탄핵 심판은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인데, 위헌·위법한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대통령을 파면하지 않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윤 대통령을 파면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친위쿠데타를 일으켜도 된다’고 허용하는 셈이 된다.그러나 권력자가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다른 헌법기관을 침탈하고 마비시키는 것은 민주공화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소 우여곡절이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 윤 대통령은 파면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보수-진보의 문제도 아니다. 최소한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유지하려고 해도,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대통령에 대한 파면은 불가피하다.문제는 그다음이다. 단지 윤 대통령을 파면하고 처벌한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온전히 회복된다고 할 순 없다. 더구나 윤 대통령 측이 내란 이후에도 거짓말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등 최악의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 사이의 분열과 갈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따라서 ...

    2025.01.13 21:22

  • [정동칼럼]대통령발 내전과 내란
    대통령발 내전과 내란

    용산의 화법이 ‘내란’에서 ‘내전’으로 바뀌었다. 윤석열 변호인단이 ‘대통령 체포를 강행하면 내전으로 갈 수 있다’고 국민을 위협한 것이다. 게다가 이것은 “대통령과 변호인들 사이에 흐르는 기류”라고 직접 확인해 줬다. ‘전쟁’이란 단어를 그렇게 쉽게 입에 담을 수 있는지 귀를 의심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대선을 앞두고 개봉돼 화제가 된 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가 우리나라에서 현실화하는 불안에 휩싸였다.이 영화는 <엑스 마키나>와 <서던 리치: 소멸의 땅>을 통해 공포와 환상을 절묘히 결합한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또 다른 명작이다. 무엇보다 섬뜩한 건 실전의 공포로 묘사된 대통령발 내전이 한국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한국 개봉일자가 대통령 체포영장이 발부된 12월31일이란 것도 심상찮은 우연이다.공포 포인트는 영화의 4가지 특징과 관련된다. 첫째, 장면과 배경음악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둘째, 배경지식을 제공하지 ...

    2025.01.12 21:25

  • [정동칼럼]나라를 거덜 내는 뻔뻔한 헌법 모독
    나라를 거덜 내는 뻔뻔한 헌법 모독

    12·3 내란 사태가 엉뚱하게 장기화되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내란이 묻지마 옹호세력을 집결시키면서 심리적 내전 수준으로 번질 조짐이다. 전 세계가 생중계로 목도한 현실마저 부정하고 ‘대안적 사실’이라는 허구가 만들어내는 황당한 궤변을 내세워 나라를 거덜 내고 있다.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대중을 현혹하는 법리논쟁을 결합시켜 애당초 논쟁거리가 될 수 없는 사안을 정쟁으로 만들거나 사법절차를 통해 논박되어야 할 사항을 공권력을 부정하는 정치선동으로 둔갑시키길 서슴지 않는다.탄핵심판에서 내란행위를 헌법위반 문제로 한정하는 과정을 정쟁화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탄핵심판이 형사소송과 구별되는 징계절차임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탄핵심판에서는 직무집행이 헌법과 법률에 중대하게 위배되는지만 심판하면 된다. 형사책임을 묻는 절차는 헌재의 관할이 아니며 별도로 형사법정에서 다툴 일이다. 국회의 소추사실을 바탕으로 탄핵심판의 대상을 헌재의 관할에 맞게 정리하는 일은 지극히 당연한...

    2025.01.09 21:14

  • [정동칼럼]탄핵 이후 누가 무엇을
    탄핵 이후 누가 무엇을

    윤석열 대통령이 벌인 시대착오적 계엄 사태가 대통령 파면을 향해가고 있다.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국은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고 조기에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 벚꽃대선, 장미대선 보도가 나오니 늦어도 초여름에는 새 정부가 들어설 듯하다.사실 취임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보여준 행보는 당황스러웠다. 시민들의 분노는 깊어갔고 정치권에서 일찍부터 탄핵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대통령의 계엄 망상이 자신의 파멸을 앞당긴 꼴이다. 그런데 마침내 ‘대통령감’이 안 되는 사람을 탄핵시키면, 대한민국 시민들은 평안해지는 걸까? 헐값 노동에 하루하루가 힘겹고, 전월세에 허리가 휘며, 여러 차별에 고통받는 이 세상이 얼마나 좋아질까? 안타깝게도 ‘그렇다’라고 답할 수 없는 게 우리 현실이다.이번 계엄 사태에서 우리 시민들의 민주적 역량은 다시 한번 발휘되었다. 과거 군부독재에 맞선 1970, 1980년대 민주화운동, IMF 금융위기에서 나라를...

    2025.01.08 20:53

  • [정동칼럼]음모론
    음모론

    어떤 소셜미디어에서 특정한 음모설을 비판했더니 온갖 반박과 비난이 쏟아진다. 교수 맞아? 회색분자! 등등 인신공격은 기본이다. 내가 존중했던 분들도 그 내용에 일리가 있다고 거든다.음모론이란 어떤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공식적·합리적 설명 혹은 해석을 물리치고 그 뒤에 어마어마한 진실이 숨겨져 있다고 믿는 주장이다. 주로 권력자가 비밀리에 음모를 통하여 자기의 거대한 이익을 취하고 평범한 사람들을 속인다는 설이다. 예컨대, 9·11테러가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설, 심지어 1969년에 미국 우주비행사가 달에 발을 디뎠다는 사실도 거짓이라는 주장, 제주항공 참사를 ‘특정 정치세력의 자작극’으로 몰아가기 등 중요 사건에는 음모론에 기초한 반론이 생겨난다.문제는 상당수의 식자도 이런 유의 주장에 쉽게 넘어간다는 점이다. 내가 신뢰했던 어떤 사회운동가는 지금도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갔다 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건 미국 정부의 음모에 의해 대중들이 기만당한 ...

    2025.01.06 21:30

  • [정동칼럼]최상목이 정말 경제를 지키고 싶다면
    최상목이 정말 경제를 지키고 싶다면

    계엄 사태 이전에도 한국 경제는 침체의 조짐을 보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2024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하고, 2025년에는 2.0%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국내 수요 회복의 약세를 주요 요인으로 지목하며, 성장률이 1%대로 둔화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지난해 11월7일 대통령 담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설명했던 자화자찬과는 완전히 다른 현실이다.2024년 12월3일 내란 사태는 가뜩이나 힘들었던 한국 경제를 불구덩이로 밀어 넣었다. 계엄 선포 후 30분 만에 1403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444원으로 치솟았다. 비트코인은 35% 하락했고 한국인 지분율이 높은 리플은 60% 하락하였다. 주식시장은 다음날 개장과 동시에 하락하여 12월6일 기준 코스피는 계엄 전보다 -2.9%, 코스닥은 -4.3% 하락하였다. 윤석열 디스카운트가 현실이 되었다.대통령은 통치 능력이 없고, 내각은 내란에 가담...

    2025.01.05 21:03

  • [정동칼럼]위기의 대한민국
    위기의 대한민국

    지난해 12월29일 오전에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는 전 국민을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12월3일 한밤중에 일어났던 현직 대통령의 불법적 친위쿠테타와 이어진 정국 불안정으로 인해 심란한 와중에 접한 비보였기에 더욱 황망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참사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인재 여부를 밝혀야 한다. 만약 인재 요인이 있다면, 충분하고 철저한 형사·민사적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만 한다. 그래야만 인재에 의한 대형 참사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 이런 철저한 형사·민사적 책임을 우리 법체계가 물을 수 없다면, 법부터 바꿔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이에 미온적이면, 이들부터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2024년은 한국 엘리트들의 민낯을 볼 수 있는 한 해였다. 어느 영화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들은 ‘나쁜 사람(the bad)’이거나 ‘추한 사람(the ugly)’이었다. 국민을 배반하고 경제를 나락으로 내몬 친위쿠테타를 주도한 윤...

    2025.01.02 21:24

  • [정동칼럼]경제적 관점으로 미국 대선 바라보기(1)
    경제적 관점으로 미국 대선 바라보기(1)

    트럼프의 극적 귀환으로 새해를 시작하게 됐다. 선거인단뿐 아니라 전국 득표, 상하원에서도 승리했다. 박빙이라던 예상은 빗나갔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란 문구에서 보듯, 정치현상 저변에 깔린 경제적 측면을 살펴보는 건 우리 사회의 진단을 위해서도 의미 있다.첫째, 인플레이션을 이기기는 어렵다. 물가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고, 미국은 높은 성장과 고용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선거 전 70% 정도의 미국인이 경제가 안 좋다고 답했고, 경제가 매우 나쁘다고 답한 유권자의 거의 90%가 트럼프에 투표했다. 항의 투표, 회고적 투표 현상이다. 경제가 안 좋고 물가가 오른 책임을 현직, 집권당에 묻는 경향을 말한다. 유권자들은 저물가였던 트럼프 1기 시절이 더 나았다고 느꼈을 수 있다. 고금리도 주택모기지, 자동차할부 부담을 높여 경제상황 평가를 악화시켰다. 트럼프 공약인 관세 부과와 이민자 추방이 인플레를 유발할 것이라는 학자들의 경고도 별 영향이 없었던 것 같다....

    2025.01.01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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