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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칼럼]안녕, 민주주의
    안녕, 민주주의

    안녕. 12월을 맞으며 새삼 간절히 곱씹게 되는 말이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와 함께 무언가 크게 무너졌고, 국회 앞으로 달려나간 이들과 함께 무언가 다시 세우기 시작했다. 누구도 안녕할 수 없었던 시간 동안 서로의 안녕을 물으며 민주주의를 안녕하게 할 투쟁을 이어갔다. 민주주의는 우리를 조금 더 안녕하게 하는 일이리라.친위 쿠데타로 드러난 민주주의의 위기가 몇달 안에 씻은 듯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반성도 사과도 없는 자들의 몰염치를 지켜봐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니 안녕하기 어렵다. 그런데 안녕치 못하게 하는 일들은 그뿐이 아니다. 지난주 국회 행정안전위에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에서 집회를 금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집회·시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라는 점은 상식이다. 집회 장소가 집회 자유의 본질적 요소임은 헌법재판소도 여러 차례 밝혔다. 비상계엄을 중단시키려 국회 앞으로 달려간 시민들에...

    2025.12.03 21:52

  • [정동칼럼]밤의 식민지, 거래되는 수면
    밤의 식민지, 거래되는 수면

    새벽, 도시의 불빛이 꺼지지 않는 시간. 누군가는 제주도의 어두운 도로 위에서 배송트럭을 몰고, 누군가는 빵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 있다. 최근 쿠팡과 SPC에서 들려오는 연이은 부고는 이 시간의 적막을 깨트린다. 제주에서 고정 야간근무를 하던 30대 배송기사의 사망, 6일 연속 야간근무 후 숨진 SPC 60대 노동자, 그리고 올해 쿠팡 물류센터에서 보고된 복수의 심혈관계 사망 사례들. 최근 ‘중대재해전문가넷’은 이러한 일련의 죽음을 두고 “심야노동과 연속근무, 회복 부족이 겹쳐 발생한 예고된 재해”라고 규정했다. 나는 이들의 진단에 동의하며, 이 죽음의 기저에 깔린 한국 사회의 ‘생체 리듬의 정치학’에 주목한다.사고 조사를 들여다보면, 한국 사회가 과로사를 대하는 기만적인 태도가 보인다. 사고의 원인을 운전 미숙이나 기계 결함으로 돌리지만, 본질은 생물학적 폭력이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간작업을 ‘2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인간은 수만년간 진화시켜온 ...

    2025.12.01 19:54

  • [정동칼럼]내란 청산과 헌법·정치 개혁 함께 하자
    내란 청산과 헌법·정치 개혁 함께 하자

    물색 모르는 서생이라는 타박을 들을 것 같아서 이런 말 하기 저어되지만, 내란 청산과 헌법·정치제도 개혁은 함께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내란 청산 ‘후’ 헌법·정치제도 개혁이라는 주장의 배경은 이해한다. 그러나 청산과 개혁을 동시에 해나가면서 민주 헌정질서 회복의 길을 여는 것이 더 적실성 있는 전략이라고 본다. ‘순차론’보다는 ‘병행론’이 더 설득력 있는 것 같다는 얘기다.지난해 12월3일 내란은 한국 민주주의가 가지고 있는 ‘뜻밖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망나니 칼잡이에게 영웅적 서사를 만들어 입히고 술주정뱅이의 허세를 호연지기로 현혹했을 때 다수 국민이 속아 넘어갔던 건 우리 민주주의에 뭔가 ‘구조적 구멍’이 있었기 때문이다. 권력의 사유화, 거짓 정보를 이용한 정치 동원, 검찰·사법 권력의 일탈, 군대를 동원한 헌정 파괴 등도 누적된 시스템 결함의 결과다. 이번 내란은 특정 인물의 일탈이나 일회적 충격으로만 넘길 수 없는, 민주공화국의 근간이 부실한 탓이었다....

    2025.11.30 19:52

  • [정동칼럼]내란 극복 위한 사법개혁 꼭 필요
    내란 극복 위한 사법개혁 꼭 필요

    벌써 일년이 되었다. 내 나라는 내 손으로 지키겠다는 시민들의 용감한 투쟁 덕에 윤석열 일당이 일으킨 내란을 진압할 수 있었다. 계엄해제 요구와 대통령 탄핵소추 등 국회의 역할도 컸다. 덕분에 일상을 회복하고 국가도 정상화할 수 있었다. 국회만이 아니라 행정부도 ‘헌법존중TF’를 가동하는 등 내란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미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가 결의되었는데도 ‘계엄버스’에 탔던, 육군 준장이며 법조인이기도 한 육군 법무실장에게 근신 처분을 해 자유로운 몸으로 민간인 신분이 될 수 있게 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이상한 처사를 제외하곤 비교적 방향을 잘 잡아가고 있다.그러나 유독 사법부만은 내란 극복 노력은커녕, 내란 세력에 동조하며 내란 극복을 위한 국민적 노력을 가로막는 역할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대법원장 조희대와 그의 부하 대법관들은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그의 후보 자격마저 박탈하려고 했던 제2의 내란 책동을 벌였다. 국민의 참정권을 빼앗아버리려는...

    2025.11.27 21:55

  • [정동칼럼]복지 주변화
    복지 주변화

    이재명 정부에서 ‘복지’가 점차 국정 중심에서 주변으로 밀려가고 있다. “기본이 튼튼한 사회”라는 슬로건은 강력하나 실제 복지정책은 기존 수준을 넘지 않는다. 낮은 조세부담률에 세입정책도 소극적이어서, 이러면 대한민국이 중복지체제로 고착될 수 있다.복지 주변화는 내년 예산안에서 나타난다. 정부가 발표했던 국정과제의 구체적 내용이 예산안에서 드러난 것이다. 우선 복지예산 총량에서 주변화 조짐이 보인다. 내년 정부총지출은 8.1% 증가하고, 이 중 복지 분야는 8.2% 늘어난다. 두 수치가 비슷하니 무난하다 생각할 수 있으나, 지난 10년(2017~2026) 총지출은 평균 6.9% 늘고, 복지는 평균 8.5% 증가했듯이 통상 복지 증가율은 정부총지출보다 높았다. 역대 예산 편성에서 다른 분야에 비해 무게를 두어왔던 복지가 이번엔 그러하지 못하다. 중기재정운용계획에 의하면, 앞으로 5년 복지 분야 지출 증가율은 평균 6.0%에 그친다. 이러한 예산 구조에서는 사회보험과 같은 의무지...

    2025.11.26 20:00

  • [정동칼럼]헌법존중과 정부혁신이 되려면
    헌법존중과 정부혁신이 되려면

    국무총리실이 총괄하는 헌법존중·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가 출범했다. 논란이 있지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TF가 발족한 배경은 12·3 내란이다. 내란이 성공했다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됐을지를 생각하면, 조금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물론 조사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공무원들의 인권을 존중하면서 조사해야 한다. 그러나 진상규명은 철저하게 해야 한다.이와 별개로 생각할 점은 ‘헌법존중’과 ‘정부혁신’이라는 키워드는 내란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과는 별개로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직자라면 당연히 헌법을 존중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헌법존중은 곧 민주주의 존중이고, 주권자에 대한 존중이다. 공직자들에 대한 민주주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공직자들의 권한이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것임을 항상 자각하는 것이야말로 ‘헌법존중’이다.한편 개인의 일탈이 있더라도, 헌법이 수호될 수 있도록 제도적 ...

    2025.11.24 20:03

  • [정동칼럼]한반도판이 흔들릴 때를 대비하는 법
    한반도판이 흔들릴 때를 대비하는 법

    지난 11월17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팩트시트(설명자료)와 한·미 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이 발표된 후, 북한은 며칠 뜸을 들인 후 ‘변함없이 적대적이려는 미·한 동맹의 대결 선언’ 제목의 날 선 논평을 냈다.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아니라, 조선중앙통신 논평 형식이라는 점에서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북한이 대화의 문을 잠근 상태에서 당분간 남북관계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북한의 행동은 유리한 국제전략적 환경을 조성했고 전략적 지위도 변했다는 자신감의 발로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4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밝히며, ‘전략적 관망’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그동안 북한과 러시아는 포괄적 동맹을 맺고 장기화를 모색 중이다. 이미 전투병, 건설병, 교체 병력 등 1만명 이상의 북한군을 러시아에 보냈다. 한편, 수많은 북한 병사 사망에 정치적 채무를 진 러시아도 북한에 민감 기술 이전, 산업 ...

    2025.11.23 21:22

  • [정동칼럼]김정은 위원장을 웃게 만든 지도
    김정은 위원장을 웃게 만든 지도

    지난 두 달간 한반도를 둘러싼 전략 환경에서 심상치 않은 변화가 나타났다. 10월에 방한한 드리스컬 미 육군 장관은 평택의 기자간담회에서 “북한과 중국 모두 주한미군에 기본적 위협”이라 말했다. 이에 대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 직후 방한한 커들 해군총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며 “한국 핵추진 잠수함으로 중국 억제는 자연스러운 예측”이라 못 박았다. 숨 돌릴 사이도 없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홈페이지에 ‘거꾸로 된 동아시아 지도(East-Up Map)’를 제시하며 “한반도 전력이 중·러 해군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도는 중·러를 견제하는 한·미 동맹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이론적 토대다. 그가 제시한 한국·일본·필리핀 ‘전략 삼각형’ 구상은 한국이 원하든 원치 않든 미·중 대립의 최전선에 놓이게 되는 상황을 보여준다.이는 우연이 아니다. 지난 11월14일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와 제57차 한·미 안보협의회(S...

    2025.11.20 19:54

  • [정동칼럼]다르게, 규모 있게
    다르게, 규모 있게

    최근 6개월의 주식시장 모습은 정책 및 제도 개선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경제 펀더멘털과 기업 수익성 강화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기업하기’ 좋은 나라 1위, 2위는 어디일까. 결과로 본다면 미국과 중국일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기술과 혁신을 무기로 삼는 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연방제라는 미국 특유의 제도와 중국 내 지역 간 경쟁은 유사한 점이 있다. 미국은 50개 주가 서로 다른 가운데 경쟁도 하고 협력도 한다. 중국은 성(省) 간에 치열하게, 때로는 과도할 만큼 경쟁하면서 투자를 유치하고 신기술 기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정부가 5개년 계획을 세워 산업 및 과학기술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도 중국의 강점이다.‘미국 예외주의’라는 상대적 우월도, 신기업이 진입하고 경쟁에서 뒤진 기업이 퇴출하면서 순위변동이 크게 이루어지는 역동성에 기반한다. 이른바 기업 교체율(churn rate) 개념이다. 중국의 빠른 기술...

    2025.11.19 21:54

  • [정동칼럼]왜 우리는 여전히 박정희를 소환하는가
    왜 우리는 여전히 박정희를 소환하는가

    올해 10월26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 46주기였다. 박정희 사후 반세기 가까이 흘렀지만, 한국 사회의 ‘박정희 노스탤지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동대구역 광장에 내리면 오랜 갈등 속에 세워진, 볏단을 든 박정희 동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선거철만 되면 여야 할 것 없이 정치인들은 박정희 생가를 찾는다. 여야를 막론하고 유력 대선 후보는 산업화의 성취를 경쟁하듯 소환하며 ‘성장의 신화’에 기대어 지지를 호소한다. 국정농단을 수사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조차, 선거를 앞두고는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촛불정부 계승을 강조하던 이재명 후보 역시 박정희 시대의 제조업 중심 산업화 리더십을 언급하며 자신은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겠다고 약속했다.흥미로운 점은 이 노스탤지어가 ‘좋아하는 대통령’ 순위와 그대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갤럽 조사(2024)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 1위는 노무현(31%)이었고...

    2025.11.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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