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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칼럼]민주시민교육이 나라를 살린다
    민주시민교육이 나라를 살린다

    아직도, 안타깝게도, 무도한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12·3 내란은 진행 중이다. 속옷 시위로 법 집행을 거부하는 내란사범의 후안무치한 법 무시 작태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근간인 인권과 법치의 정체성을 뒤흔든다. 국가의 보호막 밖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소수자가 기대야 할 언덕인 인권과 법치가 국가를 사유화하며 절대 권력을 꿈꾸던 몽상가의 방패로 전락하고 있다.인권수호 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민 모두의 기본적 인권을 풍전등화의 위기로 몰아넣은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도 현행범인 내란사범의 인권을 들먹이는 자기부정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국헌 문란 대통령의 탄핵소추로 권한을 대행한 국무총리와 부총리가 온갖 궤변으로 탄핵심판을 비롯해 민주공화제의 복원을 방해했던 일도 제대로 책임추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비상계엄의 저지에 중요한 기여를 한 계엄군 실행단위의 소극적 대응과는 달리 군 상층부의 계엄 가담 행적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

    2025.09.18 20:52

  • [정동칼럼]정부가 시장과 싸워 이기려면
    정부가 시장과 싸워 이기려면

    경제정책 경험에 비추어 세상의 변화를 정리해보았다. 첫째, 지금 변화를 추동하고 있는 힘은 미국에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 질서를 만들고 그 안에서 번영을 누려온 나라가 이제 그 틀을 바꾸려 한다. 둘째, 미국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내부에 있다. 경제 불평등과 중산층 붕괴가 아메리칸드림이라는 사회적 계약을 해체했다. 소득보다 많은 지출로 인해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누적되었다.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는 정치적 동력이 작동한다. 미국 내의 정치적 힘이 국제 질서의 변화 요구로 이어지는 것이다. 셋째, 피터 자이한이 말한 ‘미국 없는 세계’로의 방향성이 분명해지는 것 같다. 미국이 공공재로 제공해온 세계 질서 유지에 대해 이제는 비용을 내라는 것이다. 동맹국도 약소국도 예외가 없다. “미국에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 국익이 있을 뿐이다”라는 키신저식 국제정치관이 현실화하고 있다.시장의 개념은 다양하지만 투명성, 신뢰, 예측 가능성, 경제원리를 따르는 힘이라고 볼...

    2025.09.17 20:54

  • [정동칼럼]민주주의 회복으로 가는 좁은 회랑
    민주주의 회복으로 가는 좁은 회랑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문재인 정부에 이어 민주화 이후 네 번째 진보 진영 정부인 국민주권정부가 출범 100일이 지났다. 윤석열 정부의 친위쿠데타와 ‘위로부터의 민주주의 위기’는 국민주권정부 지지자들에게 ‘반성 없는 내란 세력에 다시는 정권을 내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남겼다. 이에 따라 국민주권정부의 역사적 과제에 대한 깊은 성찰과 토론보다는 반드시 성공해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는 목적론적 정치가 강화되고 있다.그러나 역설적으로 국민주권정부가 차기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유지하고, 나아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는 길은 정권 재창출 자체에만 매달리는 정치로는 열리기 힘들다. 국민주권정부는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이전 정부처럼 국가기관의 정치적 도구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민주적 제도와 절차를 통해 달성해야 하는 이중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또한 후퇴한 민주주의를 복원하기 위해 극심한 양극화 속에서 민주주의 다수 연합을 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2025.09.15 20:48

  • [정동칼럼]한은 ‘빚’에 기댄 정부, 재정 흔들린다
    한은 ‘빚’에 기댄 정부, 재정 흔들린다

    올해 8월까지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빌린 대정부 일시대출 누적액은 145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0조원보다 크게 늘었다. 최근 몇년간 정부는 재정집행 속도와 세입 부족을 이유로 ‘한은 마이너스통장’을 과거보다 자주 사용해왔다. 올해는 두 차례의 예상치 못한 추경이라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중앙은행 차입이 상시적 수단으로 굳어진 현실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법은 원칙을 분명히 한다. 국고금관리법과 한국은행법은 정부가 필요할 때 한은 차입을 허용하지만,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증권 발행을 우선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일시대출은 초단기 유동성 보완에만 한정해야 하며, 상시적 조달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한은 일시대출은 긴급 상황을 위한 안전판이지, 구조적 부족을 덮는 수단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일시차입은 재정 취약성과 세입 관리 실...

    2025.09.14 21:30

  • [정동칼럼]“환영합니다”
    “환영합니다”

    공립 특수학교 ‘성진학교’ 설립을 호소하며 장애인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었다. 처음엔 8년 전 뉴스인 줄 착각했다. 당시 서울 강서구에서 벌어진 상황과 비슷한 장면이, 불과 2주 전 성동구에서 있었다. 일부 주민들이 집값 하락을 우려하며 특수학교 대신 ‘명품 학교’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생긴 일이었다. 실제로 특수학교가 집값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여러 사례를 통해 밝혀졌다. 그럼에도 집값을 이유로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일이 반복된 것이다.교육권은 누구나 동등하게 보장받아야 한다. 그런데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가 ‘명품’이 아니라서 설립을 거부한다는 건, 한 걸음 떨어져 보면 너무나 명백한 차별이다. 그럼에도 막상 그 지역에 사는 누군가에겐 특수학교 반대가 절박한 투쟁이 된다. 교육과 부동산이라는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성공 주제가 소수자 차별로 연결되는 선명한 장면이다. 그래서 암울하다. 더 잘살려는 욕망이 소수자 차별의 원천이라면, 차별은 영영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025.09.11 20:08

  • [정동칼럼]수시세대 청년들의 ‘정치 보수화’
    수시세대 청년들의 ‘정치 보수화’

    20여년 전만 해도 학교의 교육 기능과 선발 기능은 비교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당시 학교의 내신 성적은 대학 입학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선발은 학력고사 등 별도의 시험을 통해 이뤄졌다. 물론 학교 수업은 입시 중심이었지만, 최소한 학교의 동급생들이 적대적인 경쟁자 관계로 서열화되지는 않았다.그러나 2007년 무렵부터 대학 입시에서 수시모집의 비율이 정시모집을 넘어섰고, ‘학종’이 입시의 대세가 됐다. 내신 등급은 곧 대입의 잣대가 됐고, 등급은 곧 계급이 돼 그들의 존재성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를 거친 청년들을 나는 ‘수시세대’라고 부른다. 수시세대는 학교생활기록부가 주요 전형으로 자리 잡은 시기에 대입을 준비한 세대이며, 교과 성적뿐만 아니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다양한 비교과 활동, 봉사활동, 자기소개서 등을 통해 자신의 역량과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받았다. 나이로 따지면 현재 20대에서 30대 초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우연인지 모르지만...

    2025.09.10 20:52

  • [정동칼럼]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정치와 종교의 분리는 근대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원칙이다. 프랑스는 헌법 제1조에서 ‘라이시테’ 즉 비종교성을 규정한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는 국교 금지와 종교의 자유를 규정한다. 전자의 경우 종교를 사적 신앙으로 한정해 공적 영역에 대한 침투를 금지하는 데 초점이 있다면, 후자의 경우 종교의 자유에 좀 더 강조점이 있다. 예컨대 무슬림의 신념에 따른 히잡 착용이 프랑스에서는 법적 규제 대상이 되지만 미국에서는 개인의 종교적 표현이니 규제할 문제는 아니다.우리 헌법은 미국 모델에 가깝다. 헌법 제20조 제1항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제2항은 국교 금지 및 정교분리를 규정한다.개인에게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제도적으로 정교분리를 규정하는 것이 논리적이고 깔끔한 해법 같지만, 종교와 공적 영역이 충돌하는 실제 상황에서 양자의 조화가 쉽지만은 않다. 예컨대 공립학교 운동부 코치가 경기 후 공개적으로 기도하는 행위는 개인의 자유인가 아니면 공무원의 종교 중립 위반인가. 종...

    2025.09.08 21:00

  • [정동칼럼]출근길의 풍경
    출근길의 풍경

    매일 아침이면 많은 시민들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길을 나선다. 이 길의 모습 속에는 한 사회의 구조와 구성원들의 신뢰, 공적 건강, 그리고 민주주의의 질을 가늠하는 척도들이 녹아 있다. 줌렌즈로 풍경을 담듯 출근길을 들여다보면 이 사회의 복잡다단한 풍경이 펼쳐진다.편향되긴 하지만 일단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 통계를 보자. 2024년 서울시의 추정에 따르면 평일 하루 수도권을 오가는 인구 이동은 7135만건이고,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시간은 평균 71분,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출근하는 시간도 평균 59.4분이 걸린다. 도로는 막히고, 버스와 지하철에서 사람들은 짐짝이 된다.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이들은 최소한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낙을 누릴 수는 있지만, 다른 수단에 비해 정신적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진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반대로 버스와 지하철로 출근하는 이들은 운전의 피로감 대신 몸들이 부대끼는 과정에서 밀려오는 불쾌감과 피로를 감내해야 한다. 내비게이션은 ...

    2025.09.07 21:32

  • [정동칼럼]검찰개혁 걸림돌, 정성호 법무부 장관
    검찰개혁 걸림돌, 정성호 법무부 장관

    검찰개혁은 상대적으로 쉽게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내란 국면이나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은 일관된 입장이었다. 국회 다수당이 여당이 되었고, 검사독재정권의 우두머리로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은 단죄받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추석 전 법안 통과를 국민 앞에 약속한 상황이었다. 오는 25일 처리할 예정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핵심은 검찰청을 없애는 거다. 검찰이 지닌 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립해 보존하되, 기존 ‘법무·검찰’과 멀찍이 띄어 놓기 위해 행정안전부에 설치하고, 법무부 외청으로 공소청을 설치해 기소와 공소유지 등 검찰 본연의 임무를 맡기자는 거다.민주당은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검찰개혁의 핵심은 수사와 기소의 엄격한 분리라고 확인했고, 이는 지난 대선의 중요 공약이기도 했다. 아무리 공약이었어도 제도 개혁은 신중한 점검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인수위 없이 시작해야 하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설치한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꼬박 두 달 동안 검...

    2025.09.04 22:05

  • [정동칼럼]큰뒷부리도요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
    큰뒷부리도요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

    그들은 부리가 크고 위로 휘어 큰뒷부리도요라 불린다. 쉬지 않고 가장 멀리 나는 세계기록을 가진 새다. 1만3000여㎞. 알래스카에서 번식하고 뉴질랜드에서 월동하는 철새의 운명이 남긴 기록이라 생각하면 안쓰럽기도 하다. 다행히, 봄이 와 북쪽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잠시 머물 곳이 있다. 한국의 서천갯벌과 수라갯벌. 그 지척이 새만금 신공항 부지다.새만금 역시 세계기록을 가졌다.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 2010년 기네스북에 등재될 때는, 얼마나 많은 토석을 쏟아부었는지, 국토 면적이 얼마나 늘어날지, 공사비용은 얼마며 동원된 인력과 장비 규모가 어땠는지, 그 모든 기록이 ‘바다의 만리장성’을 가진 자부심에 동원되었다. 훗날 ‘잼버리 사태’라는 부끄러움의 이유가 될 줄은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새만금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는 실패가 기본값이다. ‘메가프로젝트의 철칙’이라고 한다. 비용은 늘어나고 시간은 길어지며 계획은 계속 달라진다. 경험...

    2025.09.0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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