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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칼럼]‘윤석열의 죄’와 윤석열 이후
    ‘윤석열의 죄’와 윤석열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특검을 통해 박근혜 국정농단 수사를 주도해 국민스타로 성장했다. 그 덕으로 대통령까지 됐다. 하지만 이제 자신이 ‘국정농단의 주인공’이 되고 만 것 같다. 많은 국민들은 그가 저지른 ‘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어 특검 등을 통해 밝혀야 하는 죄가 박근혜 못지않다고 생각한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검사로 살아왔고 박근혜를 비슷한 혐의로 감옥에 보낸 사람이 자신도 매우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 박근혜가 유죄선고를 받은 죄 중 하나가 공천개입인데, 명태균과 이준석 의원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김영선 전 의원부터 김진태 강원지사, 김태호 강서구청장 등의 공천에 개입했다고 한다. 자신은 검찰 출신이기 때문에 비슷한 짓을 해도 검찰이 봐줄 것이라는 오만인가? ‘명태균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하지만, 시기가 문제일 뿐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특검이 불가피해 보인다.민생파탄, 친일외교, 민주주의 파괴 같은 정책적 문제부터 김건...

    2024.11.27 21:06

  • [정동칼럼]한국 의료는 민주주의의 열망이었다
    한국 의료는 민주주의의 열망이었다

    벌써 잊었는가. 한국의 의료는 민주주의의 열망이었다. 지금 당연한 듯 누리는 전국민의료보험은 오랜 기간 시민들이 싸워서 얻어낸 역사적 산물이다. 사회보험 방식의 의료보험은 1977년에 500인 이상 사업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최초로 시행되었다. 이후 1979년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으로, 1988년 군지역의 농어민으로, 이어서 1989년에 전국민의료보험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이것은 수백개로 나누어진 의료보험 ‘조합’ 간의 경쟁을 토대로 했었다. 있는 사람끼리 더 많이 누리고, 없는 사람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후 민주화의 열망과 함께 수많은 진보적 시민, 노동단체, 전문가, 정치가들이 싸운 결과 2000년에 드디어 연대를 근거로 한 ‘통합’ 방식으로 온전한 전환을 맞이했다. 이 모든 것은 1997년 외환위기와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흐름 및 사회보장제도의 후퇴 속에서 일궈낸 값진 결과였다.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의료는 정말 24년 전 통합된 전국민의료보험을...

    2024.11.25 21:38

  • [정동칼럼]한국 주식시장에 미래는 있는가
    한국 주식시장에 미래는 있는가

    한국 주식시장의 나홀로 부진이 심각하다. 연초 대비 11월12일 미국 시간으로 S&P500지수의 수익률은 25.5%였는데 반해, 연초 대비 11월13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의 수익률은 -8.9%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수익률에서도 한국은 연초 대비 -12.8%로 주요국가들 중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손실을 봤는데, 전 세계 평균 수익률은 17.6%, 선진국 평균은 18.9%, 한국이 속해 있는 신흥국 평균은 6.7%였다.코스피지수도 반도체의 호실적으로 6월부터 7월 중순까지 랠리를 이어가면서 상승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7월 초순 이후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본격화되었고, 삼성전자 주가는 7월11일 8만8800원을 기록한 이후 11월14일에는 4만9900원으로 내려앉았다. 7월 중순부터 코스피의 하락세는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주가의 급락 때문이었다.다급해진 삼성전자는 15일 장 마감 이후에 이사회를 열...

    2024.11.21 20:02

  • [정동칼럼]그늘에 가려진 정책, 평생교육
    그늘에 가려진 정책, 평생교육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불렀던 ‘사계’ 가사다. 낭만적으로 들려도 실은 1970년대 당시 자신의 몸을 갈아넣고 노동하던 젊은 여성 노동자들의 눈물과 땀을 노래했다. 그래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한 시대 전체가 그랬다. 경공업으로 시작한 한국경제는 대량의 나이 어린 저숙련 저임금 노동자를 집단적으로 요구했고, 한국의 근대화 과정은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청소년들의 희생에 의해 지지되었다. 국가와 기업은 이들을 ‘산업 역군’이라고 추켜세웠지만, 사실 이들은 기본적인 삶의 권리도 포기한 채 기계 앞에 붙들려 있어야 했던 어린 노동자일 뿐이었다.‘사계’의 가사는 이렇게 끝난다. “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저물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그들이 잃어버린 것은 청춘만이 아니었다. 학교 다닐 기회도 잃어버렸다. 젊은 전태일이 일하던 1970년 동대문 일대만...

    2024.11.20 20:05

  • [정동칼럼]자치입법권 포기한 지방자치
    자치입법권 포기한 지방자치

    1991년 지방자치 부활 이후 33년이 지났다. 흔히 지방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표현하는데, 과연 지방자치로 인해 주민들의 삶은 좋아졌을까?지방자치를 통해 생긴 긍정적 변화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조례가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예를 들면 한때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던 학교급식 조례 제정 운동을 통해 친환경 무상급식이 확대됐다. 농촌지역에선 농민수당 조례 제정 운동을 통해 적은 금액이나마 농민들에게 농민수당이 지급되기 시작했다.정보공개제도, 주민참여예산제도 같은 중요한 제도들도 지역에서부터 조례로 시작되어 국가적인 법제화로 이어졌다. 1991년 충청북도 청주시에서 행정정보공개조례가 최초로 제정되었고, 이는 1996년 국가 차원의 정보공개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2003년부터 광주광역시 북구, 울산광역시 동구 등지에서 시작된 주민참여 예산제도는 이후에 지방재정법 개정을 통해 전국적으로 의무화되었다.물론 조례가 가진 한계도 있다. 우선 조례는 상위 법령을 위...

    2024.11.18 21:43

  • [정동칼럼]윤 대통령, 주술정치를 벗어야
    윤 대통령, 주술정치를 벗어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주술정치에 대한 걱정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를 염려하는 것은, 주술은 종교와 달리 목표의 합리성이나 수단의 윤리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신의 뜻에 따라 이타적으로 살라고 하는 종교와 달리 주술은 신에 기대어 자기 개인, 가족 혹은 집단의 이익을 이기적으로 추구한다. 주술은 개별 이익을 좇기에 바쁠 뿐, 공동체의 선 따위는 안중에 없다. 종교가 보편주의라면 주술은 특수이익을 찾아다니는 개별주의다. 우리가 주술의 정치 지배를 경계하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사실 주술은 모든 인간의 심성에 존재하고 있으며 심지어 종교도 주술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종교가 보편적 가치로 사람들을 안내하지 않고 개인의 기복을 너무 강조하여 사회적 빈축, 비난을 사는 일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정치인들이 주술에 관심을 쏟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윤석열 부부의 주술을 문제 삼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윤석열 부부의 주술이 자기 욕망 실...

    2024.11.17 21:32

  • [정동칼럼]우리가 법원을 주목하는 까닭
    우리가 법원을 주목하는 까닭

    경찰은 작정한 듯 집회를 방해했다. 우선 전투적인 복색부터가 평소와 달랐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집회·시위를 위해 대화경찰이 움직이고, 집회 가능 공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던 과거의 경찰활동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어떻게든 집회 참석을 막아보려는 건지, 집회 참석자들을 자극해 뭔가 꼬투리를 잡겠다는 건지, 경찰은 내내 과도했다. 지난 주말 서울 도심은 경찰이 시민을 향해 도발하고 시민이 항의하면 체포해버리는 군사정권 때의 거리를 연상케 했다. 국회에 나온 경찰청장은 뻣뻣했다. 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다른 시민들의 불편 때문에 ‘불법행위’를 제지했단다. 차량 흐름을 핑계로 댔지만,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모인 집회도 원활하게 관리했던 경험과 역량을 지닌 경찰의 수장이 할 말은 아니다. 집회란 원래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는 건 민주국가의 상식이다.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모이면 탄력적으로 한 차선씩 집회 공간을 늘려주면 된다. 시민과 충돌할 일은 전혀 없다.경찰의 집회 방해에 항의하...

    2024.11.14 20:06

  • [정동칼럼]‘드릴, 베이비, 드릴’ 그리고 ‘먹사니즘’
    ‘드릴, 베이비, 드릴’ 그리고 ‘먹사니즘’

    트럼프가 취임 첫날 가장 먼저 서명할 행정명령 패키지에 파리기후협약 탈퇴가 포함된다고 한다. 오바마가 파리기후협약(2021년 발효)에 가입했다가 트럼프가 탈퇴한 뒤 바이든이 다시 가입했는데 돌아온 트럼프가 다시 탈퇴하는 것이다.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선진국에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했던 교토의정서(2005년 발효) 역시 아버지 부시는 가입을 거부했다가 클린턴이 가입했으나 아들 부시가 탈퇴했다. 아버지 부시는 말했다. “어떤 경우라도 미국인의 생활방식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트럼프 당선으로 미국, 나아가 전 세계의 기후위기 대응은 어떻게 되는 걸까. 후퇴한다는 게 정설이지만 현실은 좀 더 복잡하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와 더불어 ‘드릴, 베이비, 드릴’(석유와 천연가스 추출 규제 완화)을 핵심 구호로 내세웠다. 높은 관세를 매겨 자국 생산을 육성하고 불법 이민자를 막아 그 이익이 노동자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한...

    2024.11.13 19:51

  • [정동칼럼]문학과 애국심
    문학과 애국심

    일종의 블랙홀이 갑자기 등장해 모든 것을 빨아들였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한국 사회가 한 달간 요동을 쳤다. 수많은 의견과 축하의 메시지가 쏟아져 나왔다. 나 역시 그가 가장 유명한 상을 타게 되어 기뻤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 사회의 열렬한 반응을 냉정하게 평가할 공간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문제적이라고 생각한 것은 지나친 국가와 국적 중심의 사고방식이다. 현직 대통령은 ‘국가적 경사’라고 규정했고 많은 사람은 자신이 ‘한국인’인 게 자랑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노벨 문학상 보유국’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노벨상은 개별 작가에게 주는 것이지 ‘국가대표’ 문인에게 수여하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타국과의, 특히 일본과의 비교도 흔한 반응이었다. 오에 겐자부로 등 두 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에 견주어 이제 한국문학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자부심과 그것에 기초한 애국심이 대단하다.‘글쎄 과연 그럴까?’라고 묻는 사람은 거...

    2024.11.11 19:57

  • [정동칼럼]차선은 보수진영의 현명한 결단
    차선은 보수진영의 현명한 결단

    ‘잘못한 건 없지만, 미안하다. 사과했으니 넘어가자. 앞으로 더 잘할게.’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의 요지다. 모든 잘못은 휴대폰이 뒤집어썼다. 휴대폰을 교체하겠다는 게 주요 후속조치의 하나다. 윤 대통령 스스로 수사를 지휘했던 공천개입 건이 문제되는 시점에서 증거인멸이 될 수도 있다.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 후에도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외려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보수진영에서도 불만과 비판이 쏟아졌다. ‘진솔하고 진심어린 사과’라 자평하던 대통령실도 이런 반응을 감지해 일련의 후속조치를 내놨다. 그러나 후속조치조차 민망하다. 김건희 여사의 해외순방 동행도 임시 중단일 뿐이며, 특검은 또다시 거부하고 제2부속실 설치로 무마하려 한다. 인적쇄신도 ‘적절한 시기’에 하겠다고 한다. 이것이 ‘앞으로 더 잘할게’ 내용이다. 사과를 받고 더 기분이 나빠졌다는 국민이 적잖다.더욱 심각한 것은 ‘정치 선동’이나 ‘악마화’ 같은 단어들이 사용되었...

    2024.11.1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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