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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을 열며]돈이 돈 버는 시대, 일관성 없는 자산 과세 정상화해야
    돈이 돈 버는 시대, 일관성 없는 자산 과세 정상화해야

    몇년 전 국세청에서 들은 이야기다. 일정한 소득이 없는 20대 청년이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샀다. ‘증여’를 확신하고 세무조사를 나갔지만 허탈하게 돌아왔다고 했다. 자금 출처는 가상자산 투자였다. 당시엔 가상자산 양도차익에 과세할 법이 없었다.내년 1월1일부터는 달라진다. 가상자산 연간 손익에서 250만원을 공제하고, 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쳐 22% 세율로 과세를 시작한다. 가상자산을 ‘금융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방식엔 논란이 있지만, 수십억원의 양도차익에 세금 한 푼도 없었던 현실을 돌아보면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가만 생각하면 기이하다. 가상자산은 양도차익의 22%를 내는데, 주식은 양도차익으로 수억원을 벌어도 거래세로 매도금액의 0.2%만 낸다. 이것도 농어촌특별세(0.15%)가 붙어서 그렇지, 증권거래세율 자체는 0.05%에 불과하다. 즉, 100만원에 산 주식을 1000만원에 팔아 900만원 이익을 얻어도 세금은 고작 2만원 낸다...

    2026.07.19 20:09

  • [아침을 열며]의사를 갈아넣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의사를 갈아넣는 데도 한계가 있다

    ‘정재영’은 2010년대 의료계에 등장한 조어다. ‘정신건강의학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것으로, 당시 의대생들에게 인기 있던 전공을 가리키는 말이다. 고소득의 대명사였던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의 뒤를 이어 수술 없고 응급 없는 전공으로 학생이 쏠리는 세태를 반영한 것이다.정재영 선호 현상은 여전하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25년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를 보면 정재영은 총 1244명 모집에 1136명이 몰려 91.3%를 충원했다. 반면 필수의료 과목으로 분류되는 소아청소년과(13.4%), 심장혈관흉부외과(21.9%), 응급의학과(42.1%), 산부인과(48.2%)의 충원율은 저조하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는 것은 최근 몇년 사이 의료계에서 가장 심각한 사안으로 대두된 필수의료 전문의 부족이 예견된 사태이자 장기간 누적된 문제라는 점을 시사한다.장기간 계속된 ‘정·재·영’ 선호 인력난 버티던 의사, 끝내 사의 의료계 ‘전문의 끊...

    2026.07.12 20:02

  • [아침을 열며]액티브 클럽, 혐오를 단련하는 체육관
    액티브 클럽, 혐오를 단련하는 체육관

    지난달 9일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밤을 불길이 집어삼켰다. 검은 복면을 쓴 청년들은 쓰레기통과 폐가구, 공사장 자재를 끌어모아 바리케이드를 쌓고 불을 질렀다. 버스를 태우고,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졌다. 경찰은 ‘산발적 무질서 사태’를 선포하고 장갑차를 투입했다.폭동은 전날 벌어진 한 사건에서 시작됐다. 벨파스트에서 수단 국적 난민이 40대 백인 남성을 공격해 중상을 입혔다. 범행 영상은 순식간에 퍼졌고, 이미 반이민 정서가 번져 있던 도시는 들끓었다. 그러나 분노가 향한 곳은 범행 자체가 아니었다. 그날 밤 폭도들이 찾아간 곳은 이주민 가족들이 사는 이웃집이었다.전문가들은 폭동의 배후 가운데 하나로 ‘액티브 클럽’을 지목했다. 북아일랜드에는 이미 ‘얼스터 액티브 클럽’ 지부가 활동하고 있었고 이들은 폭동 전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이주민을 겨냥한 선전물을 퍼뜨렸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조를 짜 움직이고, 바리케이드를 세운 뒤 빠르게 흩어지는 ‘치고 빠지기’ ...

    2026.07.05 20:09

  • [아침을 열며]이 대통령은 자신과 맞서야 한다
    이 대통령은 자신과 맞서야 한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집권 야당’ 대표라고 불린 적이 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있던 2월9일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낸 성명 제목은 ‘집권 야당의 폭주, 지금 멈춰야 한다’였다. 정 전 대표가 여당이 아닌 야당처럼 행동한다는 비판이었다.최근 대표직을 내려놓은 그는 연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있다. 정부를 향해 보완수사권 폐지를 요구하는 잇단 메시지는 여당보다는 야당의 논평처럼 읽힌다. 딴지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본인은 딴지를 ‘민심의 척도’라고 말하지만,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노골적인 비난 글이 잇따르는 곳이기도 하다.정 전 대표는 국민보다는 당원에게 더 소구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모두의 대통령’을 표방하는 이 대통령과의 불화는 필연적이었다. 지방선거를 “큰 승리”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 안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연임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선거 패배 정청래 책...

    2026.06.28 20:06

  • [아침을 열며]한국축구에서 참교육이란
    한국축구에서 참교육이란

    한국 축구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졌다. 골키퍼 김승규의 실수가 치명적이었다. 우리가 심각하게 여겨야 하는 것은 빈약하고 답답한 공격이다. 패스와 슈팅은 부정확했고 개인 돌파는 무섭지 않았다. 막판에는 크로스에 이은 헤더만 반복했다. 해외 언론들은 “한국 공격에는 힘도, 창의성도 없었다”고 혹평했다. 한국 축구는 왜 아름답지도, 유려하지도, 효율적이지도 못할까. A매치는 표면상으로는 국가대표 11명 대 11명 싸움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해당 국가 유소년 시스템에서 배출된 선수들 간 충돌이다. 한국 축구는 어릴 때부터 ‘버티는 법’ ‘상대를 괴롭히는 법’ ‘이기는 법’을 가르쳤다. 기술과 재능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 버티는 선수를, 힘이 강한 선수와 체격이 큰 선수를 선호했다. 기술보다 조직력을, 창의성보다 체력을, 공간 창출보다 몸싸움을, 내용보다 결과를 우선시했다. 지도자는 결과를 내야 했고 부모도 승리를 원했다. 전국대회 4강 정도...

    2026.06.21 20:10

  • [아침을 열며]반도체 초호황, 거품 아닌 토대가 될 때
    반도체 초호황, 거품 아닌 토대가 될 때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과 이를 추동하는 막대한 투자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2016년 알파고가 바둑으로 인간을 넘어서고, 2022년 챗GPT가 생성형 AI 대중화의 문을 연 데 이어, 이제 AI는 인간의 사고력에 신체 능력까지 갖출 태세다. 연일 쏟아지는 기술적 도약과 천문학적인 투자 소식 속에, 실제 도래할 미래의 모습과 시장의 거품을 구분해내기 어렵다.AI의 비약적 발전은 관련 산업의 초호황과 동시에 투자를 늘리기 위한 ‘쩐의 전쟁’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미국 우주·AI 기업 스페이스X 상장 첫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인류 최초의 ‘조만장자’에 등극했다. 상장을 준비 중인 오픈AI와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도 각각 1조달러 안팎으로 시장에서 추정하고 있다.‘조만장자’ 탄생시킨 쩐의 전쟁 삼전닉스 600조 이익의 ‘명암’ AI 거품론·일자리 충격 등 우려 기술 발전에 대한 경로 설정 중요한국도 내달리는 AI 산업에 올라...

    2026.06.14 19:56

  • [아침을 열며]또, 털렸다
    또, 털렸다

    평온했던 주말, “당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이번엔 CU편의점택배를 운영하는 BGF네트웍스다. 이틀 전에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티빙(TVING)’으로부터 같은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 너무 잦은 일이라 별로 놀랍지는 않았다.티빙 때는 유출된 정보가 이름·성별·생년월일 정도였다. 이에 더해 CU편의점택배에선 휴대전화번호·집주소·e메일 등이 더 털렸다. 어쩐지 못 보던 대리운전 스팸과 정체 모를 피싱메시지가 날아들더라니. 그런데 ‘심증’은 있어도 ‘물증’은 없다. 유출사고를 낸 업체들에 책임을 물을 생각도 물론 없다. 20년 넘게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당했다. 포기한 지 오래다.사흘 새 “개인정보 유출” 두 번 통보 기업들 무성의한 통보에 분노만 20년 넘게 사고 근본 원인은 ‘외면’ “이미 다 유출” 공직자가 할 소린가그래도 매번 적응이 안 되는 건 놀랍도록 ‘무성의한’ 기업들의 태도다.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

    2026.06.07 20:07

  • [아침을 열며] 경고를 경고로 알지 못하는 사회
    경고를 경고로 알지 못하는 사회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새벽에 2.9㎝ 단차가 벌어졌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12시간 만에 무너지리라고는. 잠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현장점검을 하기 위해 고가차도 아래로 들어갈 때만 해도. 설마 했을 것이다. 철도 운행과 보행을 통제하지 않아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사실도.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는 그렇게 무너졌고 현장 관리자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로 시민들은 또 한번 가슴이 철렁했다. ‘내가 저곳에 있었을 수도 있었다.’ 회사 후배도 그날 우연히 인근을 지나다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온라인에는 ‘매일 지나는 길이다’ ‘자주 가는 식당이 근처에 있다’와 같은 반응도 많다.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고가도로가 무너지기 직전 오토바이 1대가 가까스로 화를 피했으며, 건너편 횡단보도에는 시민들도 서 있었다. 붕괴 직전 승객을 태운 열차도 지나갔다니,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운이 좋았다’는 말 외에는 달리 ...

    2026.05.31 20:11

  • [아침을 열며] 레드카펫에 드리운 전쟁의 그림자
    레드카펫에 드리운 전쟁의 그림자

    예술은 어디까지 정치적이어야 하는가. 예술과 정치는 분리 가능한가. ‘예술과 정치의 관계’는 해묵은 논쟁처럼 보일 수 있지만, 현재 국제 문화예술 무대에서 가장 첨예한 이슈다.한국인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도 이 질문을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는 개막식이 열린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정치와 예술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치와 예술을 대립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21세기에도 국경을 넘은 살상과 폭력이 끊이지 않는 ‘전쟁의 시대’가 이 질문을 다시 소환했다. 미·이란 전쟁, 가자지구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포화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제 예술 축제에 이스라엘·러시아 등의 참여가 논란이 되고 있다.지난 2월 열린 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빔 벤더스 감독은 “영화는 정치의 반대말” “영화는 정치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발언했다가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은...

    2026.05.24 20:05

  • [아침을 열며]희망의 이름, 상록수는 왜 절망이 됐나
    희망의 이름, 상록수는 왜 절망이 됐나

    지금은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이 사회적 논란거리지만 성과급 논란의 원조는 은행권이다. 은행의 ‘성과급 잔치’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거론됐다. 근래엔 부동산 호황기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급증으로 손쉽게 ‘이자’ 받아가며 돈을 번다는 비판이 컸다. 최근 은행권에선 실적 발표 이후 ‘사상 최대 이익’이라는 보도를 부담스러워하기도 했다.경향신문이 지난 12일 보도한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의 장기 연체 채권 문제는 금융권이 손쉽게 돈을 벌었던 ‘파이프라인’ 중 하나였다.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 복잡한 이 단어에서 중요한 건 ‘유동화’라는 개념이다.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걸 말한다. 상록수라는 특수목적법인은 은행과 카드사가 갖고 있던 오래 연체된 채권을 한 곳에 모으고 이를 할인된 가격으로 사들였다. 당시 은행과 카드사들은 연체 채권을 2003년 상록수에 넘길 때 장부상 손실 처리했을 것이다. 한시적 목적으로 운영된 ‘유...

    2026.05.1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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