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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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을 열며]윤석열 쿠데타가 한국 사회에 기여한 점

    윤석열 쿠데타가 한국 사회에 기여한 점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은 명절이나 집안 행사 때마다 애국가를 부른다. 본인만이 아니라 형수, 제수 등 온 가족이 함께 4절까지 완창한다. 국민의례도 한다. 그는 시쳇말로 ‘태극기 보수’에 가깝다. 가장 존경하는 역대 대통령도 이승만이다. 2022년 대선 경선에서 국민의힘 일부 강경파 의원은 대세인 윤석열이 아니라 최재형 캠프에 합류했다.그는 지난달 고교 친구에게 문자 한 통을 받았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심판 국회 측 증인들의 진술은 가짜이고, 내란도 프레임이라는 내용이었다. 친구는 태극기를 들고 광화문 집회에 가자고 했다. 최 전 의원은 “(12·3 비상계엄은) 명백한 헌법과 법률 위반이고, 탄핵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는 “보수의 주장은 사실과 진실에 기초해야 한다. 거짓은 더 큰 거짓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최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감사원장 임기 도중 원장직을 박차고 나와 국민의힘에 입당해 정치 중립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그러나 비상계엄 ...
  • [아침을 열며]논두렁 시계와 논두렁 잔디

    논두렁 시계와 논두렁 잔디

    ‘논두렁’이 유명해진 데는 아무래도 ‘논두렁 시계’ 보도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논두렁 시계는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때부터 논두렁은 뭔가 ‘비루함’을 묘사하는 표현으로 왕왕 등장한다. 예컨대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논두렁 잔디’ 논란이 그렇다.사실, 논두렁은 죄가 없다. 논두렁은 논과 논 사이의 경계이자 논에 물이 잘 머무를 수 있도록 지켜주는 ‘댐(둑)’ 역할을 한다. 논두렁을 빼놓고 쌀농사를 논할 수 없다. 바지런한 농부들은 농사에 앞서 정성껏 논두렁을 손보고 다진다. 어쩌다 논두렁에 구렁이가 똬리를 틀거나, 드렁허리가 요란하게 구멍을 내놓기라도 한다면 큰일난다. 논두렁을 잘 만들어주는 기계도 있다.어쩌다 쌀이 남아도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식량이 ‘안보’가 된 지금 쌀농사는 여전히 중요하다. 세종께선 “밥이 백성의 하늘”이라 하셨다. 따르자면 농사도 물론이거니와 논두렁 역시 ‘신성’한 존재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농촌에 얼마의 예산을 쓰든 아깝...
  • [아침을 열며]탄핵 이후

    탄핵 이후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결혼에 관한 글을 읽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가져왔다는데 실제인지 꾸며낸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그 밑에 달린 댓글들로 짐작건대 한국 사회 어딘가 있음직한 일은 분명해 보였다.글쓴이는 ‘우리집은 가난과 서민 그 어딘가쯤’이라 소개하며 글을 시작했다. 글쓴이의 누나는 서른한 살로 지난해 괜찮은 공기업에 취업했다. 부모님은 공기업에도 들어갔으니 좋은 남자 만나서 빨리 결혼을 하라 했고, 글쓴이도 누나가 좋은 외모까지 가졌기에 금방 결혼을 할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누나는 부모님 앞에서 결혼을 안 하겠다고 선언한다. “부모님이 지원도 못 해줘서 대출 아직도 갚고 있고, 서른 넘었는데 모아놓은 돈도 없고, 부모님 노후준비도 안 되어 있고 물려받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었다.글쓴이의 누나는 “비슷한 남자 만나서 결혼하기 싫고 더 잘난 남자 만나서 결혼하기도 싫다”며 “결혼은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에 가깝다”고 차...
  • [아침을 열며]의·정 갈등, 어디까지 망가질까 두렵다

    의·정 갈등, 어디까지 망가질까 두렵다

    꼬박 1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출구가 있기는 한 걸까. 정부가 의대 정원을 5년간 연간 2000명씩 늘리겠다고 발표한 뒤 촉발된 의·정 갈등이 2년째 접어들고 있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여러 협의체가 공회전하는 동안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은 어느새 일상이 되어 버렸다. 병원을 지키는 의료진의 희생, 병원을 찾아 헤매는 환자는 더 이상 화제가 되지도 못하는 실정이다.시간이 흐를수록 꼬인 실타래는 점점 더 엉키고 있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는 의료계는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번만큼은 의사 수를 늘려놔야 한다는 정부도 물러서기엔 너무 멀리 와 버렸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정 동력이 크게 떨어져 정부에 힘이 실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사태의 변수는 점점 늘고 있다. 사직 전공의의 입영 연기를 둘러싼 논란, 의대 교육 및 내년도 의대 정원 변수 등 입시 문제까지 시간을 지체할수록 사태는 점점 복잡하게 꼬여 풀기...
  • [아침을 열며]트럼프의 한 달, 민주당은 어디 있나

    트럼프의 한 달, 민주당은 어디 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한 후 한 달간 쏟아낸 말과 문서는 굉장했다. 대부분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한 것들이었다.트럼프는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계획으로 포문을 연 뒤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개발하겠다’는 전무후무한 중동 구상을 내놔 세계를 당황스럽게 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약 80년간 이어진 국제 질서도 다시 그리고 있다. 트럼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와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는데, 이는 미·러관계의 해빙이자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고립돼 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다시 국제무대로 불러낸 일로 평가된다. 그는 또 종전을 논의할 때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배제함으로써 대서양 동맹 유럽과의 결별을 사실상 선언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외교 정책 부문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있을까 말까 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썼다.미국 국내에도 트럼프발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 [아침을 열며]이러다 윤석열도 중국인 될 판

    이러다 윤석열도 중국인 될 판

    지난 14일 서울 주한 중국대사관 앞. 마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40대 남성이 경비를 서는 경찰관에게 시비를 걸었다. “시진핑 XXX 해볼래. 못해?” “말도 좀 어눌한 것 같아. 한국 분 아닌 것 같아. 나, 얘 패도 되죠? XX니까.” 그는 “중국대사관 테러할 것”이라 외친 후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중국인 딱지 붙이기’가 12·3 비상계엄 이후 보수 세력을 집어삼킨 극우의 담론과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자신의 견해와 다른 시민을 중국인, 화교 혹은 친중으로 몰아간다. 이제는 아무 말 수준의 ‘기승전중국인’ 화법까지 등장했다.윤석열 탄핵심판 변론이 열리는 헌법재판소 앞에서는 중국인을 색출하려는 ‘애국시민’의 불심검문이 종종 이뤄진다. 이들은 북촌 한옥마을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다짜고짜 “중국인이냐”고 윽박지른다. 아무나 붙잡고 “한국말 해봐” “주민증 까봐”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윤석열 지지자들은 탄핵 찬성 ...
  • [아침을 열며]딥시크 충격과 경력선호 사회

    딥시크 충격과 경력선호 사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지난달 20일,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가 세상에 공개됐다. 설립된 지 1년 반 남짓 된 중국 스타트업이 만든 AI 모델이 미국 오픈AI의 챗GPT와 비교해도 성능이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전 세계가, 특히 미국인들이 충격에 빠졌다. AI 산업에서 미·중 패권 경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혹자는 중국이 ‘AI 실크로드’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전문가들 말을 종합해보면 딥시크에 놀라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오픈AI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 AI를 만들어낸 점이다. 딥시크 개발에 든 비용이 챗GPT의 20분의 1이고 인력은 9분의 1 수준이라는데, 정보 투명성이 높지 않은 중국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저비용 고성능’ AI 시대를 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처럼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지 않더라도 가성비 좋은 AI를 개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국내...
  • [아침을 열며]내란 혐의보다 더 큰 윤석열의 죄

    내란 혐의보다 더 큰 윤석열의 죄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소추되고 내란 수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지금 돌이켜본들 허망한 일이지만 그는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는 헌법 제69조에 명시된 선서문을 읽으면서 임기를 시작했다. 1948년 제헌헌법에서부터 등장한 대통령 취임선서 문구는 그간 개헌 과정에서 조국의 평화적 통일, 국민의 자유 증진, 민족문화 창달 등의 책무가 추가됐지만 헌법 준수와 국가 보위, 국민의 복리 증진이 대통령의 기본 책무라는 뼈대는 그대로 유지됐다.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 약속을 일거에 배반한 윤 대통령은 12월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입니다. 저는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서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라...
  • [아침을 열며]AI 교과서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AI 교과서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모두가 스마트폰 안에 각자의 세계를 구축하고 사는 시대다. 알고리즘이 사용자 취향에 맞춘 판을 세팅해준 덕에 나의 정치적 성향, 소비 패턴, 취미와 관심사가 최우선으로 반영된 온라인 세상 속에 빠져 지낸다. 출퇴근 대중교통 안에서도, 카페에 마주 앉은 직장 동료도, 한집에 사는 가족들끼리도 각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순간 철저히 분리된 다른 공간을 사는 사람들이 되고 만다. 그 속에서 우리와 다른 생각, 우리를 반대하는 근거는 설 자리가 없다. 익명의 동질화된 집단이 각자의 렌즈로 왜곡된 세상을 찍어내고 있다.문제는 유튜브와 SNS의 역할이 비슷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정보를 나누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주장이 순식간에 진실로 둔갑해 대중을 선동하는 데에 쓰이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유튜브는 가장 강력한 대중 동원 수단이자, 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플랫폼이 됐다.유튜브에 쏟아지는 영상의 양...
  • [아침을 열며]메르켈의 길, 트뤼도의 길

    메르켈의 길, 트뤼도의 길

    2018년 6월 캐나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독일 총리실은 소셜미디어 계정에 자세한 설명 없이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팔짱을 낀 채 의자에 앉아 있고 다른 정상들은 맞은편에 서서 트럼프를 내려다보고 있는 장면이었다. 특히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 트럼프 앞에 놓인 탁자를 양손으로 짚고 노려보듯이 트럼프를 응시하고 있어 이 사진은 수많은 해석을 낳았다. 언론들은 이 사진이 미국과 그 우방국이 관세 등을 둘러싸고 갈등하던 현실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돌아오면서 미국과 유럽의 불화가 재연될 조짐이 보인다. 대통령 취임식(현지시간 20일)이 다가올수록 트럼프의 대유럽 공세는 거세지고 있는데, 발언 수위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7일 그는 덴마크령 그린란드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력 동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트럼프의 장남은 보란 듯이 그린란드를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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