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년간 무임승차해왔던 ‘무보수 가사노동’은 결혼과 함께 가정을 꾸리며 끝내 나의 일도 되었다. 엄마는 가족을 위한 일이라면 귀찮고 힘든 게 없어 보였는데, 이건 나의 완벽한 착각이었다. 해도 해도 할 일이 생겨났으며, 열심히 해도 큰 변화는 없었지만 모른 척했을 땐 금세 표시가 났다. 맞벌이였지만 가사노동의 주역은 나였고, 남편은 조연에서 더 이상 욕심내지 않았다.출산과 함께 일과 가정, 육아라는 세 개의 공을 저글링하는 상황이 되자 나는 또 엄마에게 손을 벌렸다. 육아도우미 도움을 받았다면 국내총생산(GDP)에 기여라도 했겠지만, 엄마에게 드리는 용돈은 공식적인 노동으로 기록되지도 못했다. 온기가 있는 집에서 가족을 먹이고, 나가서 일과 학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사람을 돌보는 데에 엄청난 공짜노동이 녹아 있다는 걸, 그 혜택을 누리면서 ‘엄마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다.최근 전 세계적으로 ‘무보수 가사노동’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
2024.04.14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