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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을 열며] 새로운 이웃 ‘이주민’
    새로운 이웃 ‘이주민’

    연초 한국계 감독과 배우들이 만든 드라마 <성난 사람들>이 미국 방송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에미상을 비롯해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 등 주요 상들을 휩쓸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감개무량한데,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할리우드 속에 나타난 한국 이주민들의 모습은 우스꽝스럽고 초라한, 주변인 이미지가 강했다. 미국 코미디 수사물인 <몽크>에선 주인공 탐정이 어느 날 갑자기 말문이 막혀 영어 대신 괴상한 언어를 쏟아내자 그를 태운 택시운전사는 “혹시 한국어냐? 한국인들은 영어도 배우지 않고, 우리들의 복지를 뺏어간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대목이 나온다. 모녀 이야기를 다룬 인기드라마 <길모어 걸스>의 경우 주인공 절친인 한국계 여고생은 부모 허락 없이는 남학생과 대화조차 못하고, 학교와 교회 일만 강요받는 등 폐쇄적인 일상을 살아간다. 이런 설정은 주인공인 딸의 의사와 선택을 존중하고 매사 대화로 해결하려는 미국인 엄마와 시종일관 대비된다. ...

    2024.01.21 20:15

  • [아침을 열며] 정당은 정당일 뿐이다
    정당은 정당일 뿐이다

    오는 15일(현지시간) 열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미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된다. 이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사람이 나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 미국인에게 우리 정당이 지는 것은 단순히 내가 원하는 정책이 반영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종교, 인종, 사회적 지위와 도덕적 기준 등 자신의 모든 정체성이 그 ‘한 표’에 담겨 있다. 그러므로 선거 결과에 승복 따위는 할 수 없다. 우리 정당의 패배는 곧 나의 실존에 대한 부정이기 때문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정치학 교수인 릴리아나 메이슨은 이를 두고 정당이 그 사람의 “메가 아이덴티티”, 즉 ‘거대 정체성’이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사람은 무수한 정체성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미 중부 지역에서 나고 자란 기독교 백인 남성이면서 부자 증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노동계급일 수도 있고, 남부 출신이지만 지금은 동부에 살고 있는 무신교 흑인 여성이면서 임신중지에 찬성하는 금융계 종사자일 수도 있다. 이처럼 인종·젠더·...

    2024.01.14 20:14

  • [아침을 열며] 일하는 사람만 바보?
    일하는 사람만 바보?

    2024년 시행되는 두 건의 비과세가 있다. 주식을 50억원 미만 보유한 투자자는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 결혼과 출산을 하는 자녀는 부모로부터 1억5000만원까지 증여를 받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양가 합치면 3억원까지 ‘세금 0원’이 된다.모든 감세가 그렇듯 나름 합리적인 이유는 있다. 지난해까지 주식 보유자 양도세 부과기준은 ‘10억원 이상’이었다. 이를 50억원 이상으로 올린 데 대해 정부는 “10억원 이상 주식 보유자들이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연말에 주식을 내다 팔아 변동성이 심했다”고 설명한다. 기존 5000만원이던 자녀 증여세 공제한도를 결혼과 출산을 조건으로 1억5000만원으로 상향조정한 데 대해서는 “5000만원은 자녀들이 전세도 못 얻는 금액”이라고 주장한다.두 감세의 공통배경에는 ‘주식 10억원을 가진 게 뭐가 부자냐’ ‘5000만원 증여는 너무 작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정부는 대주주 요건 완화로 증시 변동성이...

    2023.12.31 19:48

  • [아침을 열며] 실패한 국정운영에 한동훈 책임은 없나
    실패한 국정운영에 한동훈 책임은 없나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여당이 두 달 넘게 하고 있는 이른바 혁신 논의는 매우 기이하다. 위기의 1차적 원인이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된 국정운영이고, 거기에 부화뇌동해 여당을 용산 대통령실의 여의도 출장소로 만든 ‘핵관’들의 윤심팔이가 위기의 2차적 원인이라는 걸 모두 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통령실에 종속되지 않는 당, 대통령실을 견제·견인하는 당을 만드는 것이 혁신의 방향이어야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은 딴판이다. 마치 대통령실이 여당 혁신의 주체인 것 같다.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 김기현 전 대표의 사퇴에 ‘윤심’이 어른거리고, 비대위원장 인선을 놓고도 ‘윤심’ 얘기만 무성하다. 결국 현직 법무부 장관이던 한동훈씨가 여당 비대위원장에 내정됐다. 검찰공화국의 사회적 피로감이 만연한 상황에서 검사 출신이 여당마저 접수한 것이다.한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명실상부한 2인자다. 이 말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실패에 한 전 장관 역시 그 지분만큼의 책...

    2023.12.24 20:00

  • [아침을 열며] 레드팀보다 언론 먼저
    레드팀보다 언론 먼저

    마음이 조막만 한 편이라 다른 사람에게 비판받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어 드러내서 남을 비판하지 않으려 노력하기는 한다. 그런데 직업이 직업인지라 항상 내 마음이 편한 대로 일을 할 수는 없다. 지난 7일은 종일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날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16일 치른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시행 150일 정도를 앞두고 갑자기 “킬러 문항을 배제하라”고 지시한 그 수능의 결과다. 정부는 채점 결과를 발표하면서 “킬러 문항을 배제하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정부가 발표한 대로만 쓰지 않았다. 그날 수능 채점 결과를 전한 기사의 제목은 “‘역대급 불수능’…킬러 빼고 변별력 잡으려다 ‘적정 난이도’ 잃었다”였다. 입시 전문가의 “평가원은 올해 수험생들의 실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는 말을 인용했고, ‘킬러 문항 배제’의 목적이었던 사교육 약화는커녕 사교육 심화를 불...

    2023.12.17 20:19

  • [아침을 열며] 새로운 가족의 탄생
    새로운 가족의 탄생

    최근 경기 평택에서 발생한 ‘대리모 사건’이 온라인상에서 적잖이 이슈가 되고 있다. 평택시의 출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생사가 불분명한 아동이 있어 경찰이 수사한 결과 대리모를 통해 낳은 아이로 밝혀진 것이다. 아이는 친부와 별 탈 없이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친부는 총 3명의 아이를 대리모들을 통해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대리모는 국내법상 불법이지만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친부가 애국자 아니냐”라며 생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국가처럼 대리모를 합법화하자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올해 3분기 합계출산율이 0.7명이라는 통계청 발표와 맞물려 저출생의 한 해법으로까지 등장한 ‘웃픈’ 현실의 단면이다. 지난주 뉴욕타임스는 칼럼을 통해 “한국이 현재 합계출산율을 유지한다면 한 세대만 지나도 200명이 70명으로 줄어든다”며 “14세기 흑사병으로 인한 인구 감소를 넘어설 것”이라는 다소 섬뜩한 경고까지 날렸다. 저출생 위기 경보는 기실 ...

    2023.12.10 20:42

  • [아침을 열며] 우리를 지옥에서 구하기 위해
    우리를 지옥에서 구하기 위해

    1859년 사업가였던 앙리 뒤낭은 우연히 이탈리아 북부에서 벌어진 솔페리노 전투를 목격하게 된다. 4만여명의 부상자와 사망자가 전장 곳곳에 그대로 방치된 채 나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그는 부상병과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운동에 앞장선다. 그렇게 맺어진 결실이 전쟁 중 민간인 보호에 관한 조약인 ‘제네바협약’이다.1933~1945년 나치 독일은 유럽 전체 유대인의 3분의 2에 달하는 600만명의 유대인을 강제노동 수용소와 가스실에서 학살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잔학한 행위인 ‘홀로코스트’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유엔 회원국들은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1948년 총회에서 ‘대량학살 범죄의 예방 및 처벌에 관한 협약(CPPCG)’을 통과시켰다.1951년 만들어진 유엔난민협약도 홀로코스트의 교훈에서 비롯한 것이다. 1939년 937명의 유대인이 나치를 피해 ‘MS 세인트루이스호’를 타고 미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들의 입항을 거부...

    2023.12.03 20:34

  • [아침을 열며] 정권심판 표심 왜곡하는 ‘이준석 신당’
    정권심판 표심 왜곡하는 ‘이준석 신당’

    지난 24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층은 27%였다. 총선이 4개월여 남은 시점인데 여전히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30% 안팎의 무당층이 확인된다. 거대양당에 실망하고 정의당도 대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이들이다. 총선을 앞두고 이들의 마음을 돌리려는 거대양당의 노력은 잘 보이지 않고, 이들을 바탕으로 권력을 창출하려는 소위 제3정당들은 아파트 분양을 앞둔 시점 떴다방처럼 생겨날 조짐이다.가장 떠들썩하게 영업을 시작한 곳이 ‘이준석 신당’이다. ‘반윤석열 빅텐트’를 표방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영호남을 오가고 연일 언론과 만나며 신당 띄우기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갤럽 조사에서 이준석 신당을 좋게 본다는 응답이 38%나 됐다.이준석 신당은 엄밀히 말하면 제3정당이라 하기 어렵다. 그가 제시한 정당의 정체성은 반윤석열뿐이다. “토론을 할 수 있는 능력, 즐길 수 있는 자세를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함께할 수 있다”고 한다. 반윤석열 ...

    2023.11.26 16:44

  • [아침을 열며] 착한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착한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요즘 재계와 금융계는 바짝 엎드려 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몸조심하는 게 최고라는 분위기다. 어느 정권이든 2년차 때는 가장 힘이 세기 마련이지만, 이번 정부의 ‘그립’(움켜쥐는 힘)은 유난히 더 세 보인다. 이는 검찰 출신 대통령에, 주변이 온통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때 예견된 일이었다. 오랜 기간 사정을 담당한 검찰 출신들의 리더십은 다른 조직과 다를 수밖에 없다. 잘못을 찾아내고, 이를 활용하는 데는 평생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다. 언론에 대한 압수수색도 쉽게 이뤄지는 지금, 재계가 갖는 부담감은 말할 것도 없다. 실제 금융권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머릿속에서 지운 지 오래다. 그보다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더 주목한다. 누가 뭐라 한 것도 아닌데, 시장은 알아서 그렇게 반응한다.사정에 검찰 리더십만큼 적절한 리더십은 없다. 선과 악을 나누는 검찰 리더십은 직선적이다. 나쁜 놈을 칼같이 잡아내 추상같이 징계하는 데 타협은 필요 없다. 그러나 이 같은...

    2023.11.19 20:36

  • [아침을 열며] 언어와 칼
    언어와 칼

    국민의힘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을 막으려고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표결을 감수한 것은 이 위원장으로 상징되는 현 정부의 언론 장악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 보여준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패배 이후 여권은 국정 기조의 전환을 합창 중이다. 윤 대통령은 ‘민생’과 ‘현장’을 강조하고, 정부는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낸다. 국민의힘은 요란하게 혁신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민생은 민생, 혁신은 혁신, 언론 장악은 언론 장악이라는 것을 ‘이동관 구하기’는 보여준다. 민생과 혁신이 총선용 당의정이라면 언론 장악은 이 정부의 기본 방향이다. 총선을 앞두고 포장지를 갈았을 뿐 국정운영 기조는 바뀌지 않은 것이다.이동관 체제의 언론정책은 ‘찍어내기’와 ‘규제 강화’로 요약된다. 공영방송인 KBS와 MBC 경영진을 교체하려고 갖은 편법을 불사한다. 그나마 MBC 경영진 교체 시도는 법원에 제동이 걸렸지만 KBS 경영진 교체는 9부 능선을 넘었다. 방통위와 방송...

    2023.11.1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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