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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을 열며]박경석의 운동이 초래하는 진정한 시민의 불편
    박경석의 운동이 초래하는 진정한 시민의 불편

    박경석이라는 인물이 있다. 박경석이 상임공동대표를 맡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라는 단체 이름은 몰라도 이를 줄인 ‘전장연’을 아는 사람은 많다. 그에게 지난 일주일은 고난과 응원이 함께했다.박경석은 지난 22일 오전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인권단체인 일본 앰네스티 초청으로 간 건데 입국을 금지당했다. 일본 출입국관리청은 그가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 점거농성으로 유죄가 확정된 것을 입국금지 사유로 들었다고 한다. 그는 저녁 비행기로 돌아와야 했다.박경석은 19일 오후엔 국회에 있었다. 그는 국제앰네스티가 진행하는 ‘편지쓰기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선정됐고, 이를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국제앰네스티는 세계에서 10명을 선정해 그에게 응원의 편지를 쓰는 캠페인을 한다. 국제 인권단체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인 셈이다. 한국인이 주인공으로 뽑힌 건 2010년 용산참사 관련 집회를 주도한 인권활동가 박래군 이후 두번째라고 한다. 국회에 가기 전 그는 재판을 받으러...

    2024.11.24 21:53

  • [아침을 열며]성장도 미래도, 기후대응에 달렸다
    성장도 미래도, 기후대응에 달렸다

    현재에 대한 문제의식과 미래를 위한 실천 사이에 가장 괴리가 큰 문제를 꼽으라면 기후위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후위기로 인한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체감하며 살면서도, 이 시한폭탄의 타이머를 늦추기 위한 노력은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가속화하는 기후위기는 억지로 찾지 않아도 보고, 느낄 수 있다. 한국은 올해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을 기록했고, 9월에 열대야를 겪었으며 최고기온이 20도를 넘는 11월을 보내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잦은 산불과 극한 호우로 피해를 겪는 사람도 늘었다. 재배면적이 줄고 작황이 나빠진 탓에 먹거리 물가는 계절마다 품목을 바꿔가며 쉬지 않고 오른다. 에어컨이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전력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는 악순환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그러나 기후대응 문제는 여전히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고, 투자엔 인색하다. 미래 세대가 고통받을 것을 알지만 지금의 편리를 누리며 살고 싶어 하는 관성이 크기...

    2024.11.17 21:31

  • [아침을 열며]트럼프 귀환, 미국의 우경화
    트럼프 귀환, 미국의 우경화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했다. 그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격전을 벌였던 7개 경합주를 싹쓸이하며 백악관 입성에 필요한 수(270명)를 한참 웃도는 312명의 선거인단을 차지했다. 미국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여성 대통령 탄생은 무산됐다.민주당 ‘집토끼’였던 라틴·아랍계 유권자들이 ‘그래도 트럼프보다는 낫다’며 결국 해리스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다. 미 언론의 득표율 분석을 보면 라틴계 인구가 다수인 86개 카운티는 공화당에 13.3%포인트 차 승리를 안겼다. 주민 55%가 아랍계인 경합주 미시간 디어본에선 트럼프(42.48% 득표)가 해리스(36.26%)를 손쉽게 눌렀다. 라틴계는 이민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 게 싫었고, 아랍계는 조 바이든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을 심판하길 원했다.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의 가장 큰 이슈로 꼽았던 경제 문제에서도 민주당은 유리할 수 없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크게 오...

    2024.11.10 20:42

  • [아침을 열며]이승만 시대를 사는 무사 대통령
    이승만 시대를 사는 무사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부터 ‘데드덕(권력공백)’ 위기를 맞았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19%로 취임 후 최저를 찍었다. 민주화 이후 임기 반환점을 맞는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대통령 하야, 탄핵이란 단어가 시민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1987년 민주항쟁과 개헌을 통해 우리 사회는 군부독재를 청산하고 대통령 직선제를 이뤄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도 분명해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권은 민주주의 훈련이 안 된 인물이 대통령이란 통제받지 않는 권력을 갖게 되면 사회를 얼마나 후퇴시킬 수 있는지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윤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자유란 단어를 35번이나 사용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확대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가 말한 자유는 밀턴 프리드먼의 무정부주의적 자유주의에 그칠 뿐 공화주의적 자유주의로 나아가지는 못했다. ‘부정식품을 먹을 자유, 120시간 노동할 자유’만 ...

    2024.11.03 21:37

  • [아침을 열며]정년 연장이 꺼내든 숙제
    정년 연장이 꺼내든 숙제

    기업 임원으로 재직하다 정년퇴직한 70세 벤은 삶을 바삐 보내려 애쓴다. 세계 여행을 다니고 요가, 요리, 중국어도 배웠다. 그러다 “삶에 난 구멍을 채우고 싶다”며 한 인터넷 의류업체의 인턴사원으로 재취업한다. 편하게 입고 다녀도 된다는 사장 말에도 “정장이 편하다”며 양복에 넥타이 차림을 고수한다. 사장은 처음엔 선입견을 갖고 별 기대를 안 했지만 벤의 연륜과 노하우, 처세술에 점점 신뢰를 갖는다. 벤은 연애 상담이나 옷차림 조언을 해주는 등 젊은 동료들과도 격의 없이 지낸다. 영화 <인턴>의 주인공 이야기다.흰머리에 주름이 가득하지만 인생 선배로서 멋지게 조직생활을 하는 벤 같은 사람을 영화에서 볼 순 있어도 현실에서 만나는 일은 드물다. 인구 구조가 바뀌면서 60·70대에도 일하는 사람이 늘었지만, 이들의 직장생활은 벤과는 많이 다른 게 현실이다.취업 상태인 60세 이상 인구가 지난달 675만명에 달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취업...

    2024.10.27 21:21

  • [아침을 열며]김건희가 받은 면죄부와 검찰이 받을 소환장
    김건희가 받은 면죄부와 검찰이 받을 소환장

    경제학자 앨버트 O 허시먼은 저서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Exit, Voice, and Loyalty)에서 기업·정당·범죄조직에서 국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직과 개인의 선택에 관한 역동성을 연구했다. 허시먼은 조직에 불만을 느낀 사람들이 취할 수 있는 행동 양식을 이탈, 항의, 충성이라는 3가지로 분류했다. ‘이탈’은 쉽게 말해 손절,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다. ‘항의’는 목청 높여 불만을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다. ‘충성’은 묵묵하게 조직을 지지하고 내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말한다.‘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수사 결과’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만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하리라는 건 예견됐다.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전 정권에 대해선 ‘공격축구’, 현 정권에 대해선 ‘수비축구’로 일관해온 검찰이다. 검찰이 경로의존성에서 벗어나리란 조짐은 없었다. 이미 검찰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면죄부를...

    2024.10.20 20:35

  • [아침을 열며]이토록 어정쩡한 교육감 선거일지라도
    이토록 어정쩡한 교육감 선거일지라도

    한국의 높은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식민 지배와 전쟁 후 폐허를 극복하고 고도 성장을 이룬 배경에 교육을 통한 인적 자본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당시 연설을 통해 여러 차례 한국의 교육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교육열이 높다 못해 과해서 사교육비 부담, 학군지 집값 상승, 교육 양극화 등 부작용이 속출하자 최근에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보고서를 내고 대학이 지역 비례선발제를 늘려야 한다고 권고할 정도가 됐다.그러나 높은 교육열이 무색하게 시도교육감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은 유독 저조하다. 대통령 선거나 지방선거와 따로 치러지는 교육감 단독 선거의 경우는 투표소를 찾는 발길이 더 뚝 떨어진다.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15.4%, 2009년 경기교육감 선거 투표율은 12.3%에 그쳤다. 오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역시 지난 11~12일 진행된 사전투표율이 8.28%에 머...

    2024.10.13 20:41

  • [아침을 열며]가자 전쟁 1년, 바이든의 실패
    가자 전쟁 1년, 바이든의 실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이후 대통령 직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그가 50여년 정치인생을 영예롭게 마무리하는 데 가장 필요한 성과 중 하나는 중동 정세의 안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평화에 진전을 이룬 인물로 기록되긴 난망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7일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은 2년째에 접어들고, 이스라엘이 레바논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이란과 직접 충돌하면서 역내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적어도 바이든 대통령 임기 내에 미국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 타결을 이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돌이켜보면 그간 백악관에서 나온 메시지는 흔들리는 갈대 같았다. 이스라엘을 벌주는 듯하다가도 이내 감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라파에서 지상전을 시작하지 말라’고 요구하며 500파운드, 2000파운드 폭탄의 대이스라엘 인도를 중단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지원한 폭탄이 민간인 인명피해를 초래...

    2024.10.06 21:28

  • [아침을 열며]전략도 용기도 없는 한동훈식 차별화 정치
    전략도 용기도 없는 한동훈식 차별화 정치

    “국민의 마음에 반응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여드리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7·23 전당대회 직후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한 말이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여당 수장을 맡아 총선에서 역대급으로 패하고도 몇달 만에 다시 당대표에 나선 그를 받아들였다. 아마도 여당의 변화를 기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인기 없는 대통령에게 끌려다니는 무기력한 여당으론 안 된다는 위기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두 달이 넘게 지난 지금 한 대표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여론에서도 확인된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과 연동돼 있다.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아니라 민심에 맞춘 변화를 공약하며 여당 대표가 됐다. 출발부터 그의 목표는 윤심을 넘어 성공적인 차별화 정치를 해내는 것이었다. 물론 여당 대표가 임기 반환점도 돌지 않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견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차기 권력을 노리는 입장에서 현...

    2024.09.29 20:40

  • [아침을 열며]신고가를 꿈꾸는 패닉바잉의 나라
    신고가를 꿈꾸는 패닉바잉의 나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원베일리는 최근 ‘국민평형(국평)’으로 통하는 전용면적 84㎡ 한 가구가 60억원에 팔렸다. 연 5300만원대(2022년 기준)인 중위소득 가구가 평생 모아도 살아생전에 사기 어려운 가격이다.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국평 아파트 거래가격 상위 10개 중 7개가 이 아파트 단지에서 나왔고, 2개는 이 아파트 옆의 아크로리버파크, 나머지 하나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나왔다.냉온탕을 오가는 정부의 대출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 아파트 시장에선 초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 중 100억원이 넘는 거래는 14건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100억원 이상 거래 건수(5건)의 3배가량이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비쌀수록 가격이 치솟고 있다. 서울이라고 다 같은 서울이 아니다. 신고가가 나오는 지역과 안 나오는 지역으로 나뉜다.지방의 부동산 경기는 딴판이다...

    2024.09.2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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