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아침을 열며
  • [아침을 열며]빌런에게 자비를!
    빌런에게 자비를!

    “의제와 관련돼서 지속적인 토론 요구를 했습니다만 반복적으로 우리 위원장께서는 토론을 일방 종결하고 계십니다. 이게 한두 번 반복된 게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반복이 되면 우리 국민의힘 위원들이 위원장의 의사진행에 대해서 당연히 항의할 수밖에 없어요. 지금 국민들이 위원장의 이와 같은 의원들의 발언을 금지시키고 일방적으로 종결하는 것에 대해서 끊임없는 비판을 합니다. 언론에서 빌런이라는 얘기까지 나와요.”“세상 이치가 작용에는 반작용이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정부를 책임지고 있는 것은 윤석열 국민의힘 집권 여당입니다. 저한테 빌런 얘기하시는데요, 그와 반대로 빌런을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총선 이후에 국민의힘 의원님들께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여야 합의된 것만 통과시키고, 여야 합의가 되지 않은 것은 다 거부권 행사하겠다라는 취지로 말씀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반헌법적 발언 아닙니까?”지난달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2024.08.04 20:37

  • [아침을 열며]증원에 묶인 의료개혁, 한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증원에 묶인 의료개혁, 한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비운 지 6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다.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다거나, 전공의들이 요지부동이라거나, 의료공백이 커지고 있다는 표현들이 관용구처럼 순서를 바꿔가며 반복됐다. 비슷한 표현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할까 불안한 환자들, 체력의 한계 속에 빈자리를 지키는 의료진, 일자리를 위협받는 병원 노동자들은 익숙해진 표현에 무뎌지지 못한 채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발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은 전공의들이 지난 2월 집단사직하며 본격화됐다. 사태를 매듭짓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몇번의 변곡점이 있었지만 매번 기대와는 다른 양상으로 사태가 악화됐다. 대통령이 전공의 대표를 만나도, 법원이 집행정지 항고심에서 정부의 손을 들어도, 정부가 각종 행정처분을 철회하고 복귀를 위한 특례까지 발표한 뒤에도 전공의는 돌아오지 않았다. 정부가 의료계와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속전속결로 대학별 의대 증원분까지 못 박아...

    2024.07.28 20:36

  • [아침을 열며]트럼프의 입과 정치 폭력
    트럼프의 입과 정치 폭력

    뻔한 인물들의 재대결 구도였던 미국 대선이 예상치 못했던 파란만장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서 총격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미국 대통령이나 대선 주자가 암살당한 사례는 흑인 민권, 베트남전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극에 달했던 1968년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이 마지막이었다. 암살 미수 사례도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가장 최근의 일이다. 43년 만에 대권 주자에 대한 암살 기도 사건이 벌어진 셈이다.총격 사건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통합은 가장 이루기 힘든 목표지만 지금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분노와 증오의 언행을 삼가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같이 호소한 건 정치 이념에서 비롯된 폭력이 미국을 좀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일지 모르겠다. 그간 미국에선 대상이 대통령이 아니었을 뿐 정치 폭력 사건이 빈발했다. 개브리엘 기퍼즈 전 연방 하원의원(민...

    2024.07.21 20:39

  • [아침을 열며]조국혁신당은 거대한 소수가 될 수 있을까
    조국혁신당은 거대한 소수가 될 수 있을까

    조국혁신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오는 20일 치러진다. 4·10 총선 돌풍에 비하면 여론의 주목도는 떨어진다. 조국 대표가 다시 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결과가 뻔한 탓도 있지만, 혁신당 자체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이후 혁신당의 존재감은 날로 약화되고 있다. 한국갤럽 정기 여론조사를 보면 총선 직후 14%까지 올랐던 혁신당 지지율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7월 2주 조사에서는 8%를 기록했다. 거대 양당 중심으로 돌아가는 국회에서 12석 비교섭단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는 예상 가능하다. 혁신당은 그런 한계를 극복하고 ‘거대한 소수’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총선용 프로젝트 정당으로 막을 내릴까. 혁신당에 아쉬운 몇 가지를 정리해본다.혁신당은 조국의 복수를 위한 정당인가. “백척간두에서 홀로 몸을 던졌는데 하나둘 함께 뛰어내렸고 국민들이 받아줬다.” 혁신당은 조국 1인 정당으로 출발했다. 당명부터 그렇다. 조 대표는 제1야당이 휘청거...

    2024.07.14 20:35

  • [아침을 열며]낙수효과, 환상 속의 그대
    낙수효과, 환상 속의 그대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회복을 타고 2분기에 10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던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5배 늘어난 규모다. 폭발적인 실적 상승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과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 급증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삼성전자 주가는 3년5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정부도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바라보며 모처럼 웃었을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6개월 전보다 0.4%포인트 높여 2.6%로 전망했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수출 회복세를 반영한 숫자다. 기업들 실적이 좋아지면 세수 확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반도체 불황으로 지난해 각각 11조5000억원, 4조6000억원씩 적자를 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고 한다. 통상 전체 법인세의 약 10%를 내온 두 회사의 실적 향상은 가뜩이나 ...

    2024.07.07 20:36

  • [아침을 열며]김용원·임현택 그리고 개저씨들
    김용원·임현택 그리고 개저씨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 4월 생방송 회견에서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등 경영진을 향해 ‘개저씨’라는 멸칭을 날려 화제가 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기사 데이터베이스 ‘빅카인즈’에서 찾아보니 개저씨가 언론에 처음 등장한 건 2014년이었다. 2016년 6월 경향신문에 실린 ‘당신 개저씨인가, 젠틀맨인가’ 기사는 ‘약자를 하대하는 권위주의적인 행태, 일상적인 성희롱 발언과 성추행, 데이트 폭력, 쩍벌남·노상방뇨 등 시민의식 실종, 여성비하 발언 등’을 개저씨의 행태로 나열했다.중년 남성 누구도 개저씨로 불리고픈 이는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자식과 후배에게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 유의 가이드라인이 인터넷에서 주기적으로 유통되는 건 이런 심리의 반영이다. 그런데 곳곳에서 나대는 개저씨들이 다른 중년 남성들까지 부끄럽게 만든다.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요즘 인권위 인지도를 높이는 일등공신이다. 인권위에선 그가 참석한 회의가 열릴 때마다 난장판이 벌어진다. ...

    2024.06.30 20:32

  • [아침을 열며] 종부세와 상속세와 저출생
    종부세와 상속세와 저출생

    정부와 국회가 종합부동산세·상속세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오랜 시간 이들 조세제도를 개편하지 않아 당초 도입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중산층’이 과도하게 세 부담을 지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투기 목적이 아니라 평생을 살아온 집인데 그저 집값이 올라 종부세 폭탄을 맞았다’거나 ‘상속세가 가업 승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는 여론이 군불을 땠다. 대통령실과 여당에서 나오는 논의를 보면 종부세는 초고가 1주택자와 보유 주택의 가액 총합이 아주 높은 다주택자만 내도록 하고 사실상 전면 폐지하는 방안, 상속세는 먼저 공제한도를 확대한 뒤 추후 세율을 대폭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종부세·상속세 개편을 둘러싼 주된 논쟁은 이것이 세수를 줄이고 조세 형평에 어긋나는 부자 감세인지, 아니면 현재의 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징벌적 과세인지 하는 주로 경제적 측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더 엄중하고 면밀하게 봐야 할 것은 종부세와 상속세 부담 완화가 사회적으로 어떤 신호를...

    2024.06.23 17:27

  • [아침을 열며]미국 대선과 바이브세션
    미국 대선과 바이브세션

    선거철마다 소환되는 전설적인 캐치프레이즈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는 올해 미국 대선 판세를 설명하기에도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미 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 5~7일(현지시간) 유권자 2063명에게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경제(88%)와 인플레이션(75%)을 가장 중요한 대선 이슈로 꼽았다. 경제와 인플레이션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지지율을 갉아먹는 의제이기도 하다.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 미국의 연간 물가 상승률은 평균 5.5%로, 지난 20년 평균(2.1%)보다 높았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유동성을 풀고 정부가 집집마다 재난지원금을 꽂아준 결과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에너지·원자재 등의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된 것도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팬데믹과 전쟁이 거의 모든 국가의 물가를 올려놨다. 뉴욕타임스가 쓴 것처럼 “물가 상승은 바이든의 잘못이 아니었다”.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바...

    2024.06.16 20:35

  • [아침을 열며] ‘명심단결’ 당원 중심주의는 민주당에 독이다
    ‘명심단결’ 당원 중심주의는 민주당에 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처럼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당원권 강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당원권 강화가 정당 민주주의의 전부는 아니다. 다수 당원의 결정이라고 무조건 옳을 수 없고, 당원 민주주의와 정당 민주주의가 등치될 수도 없다. 당원 민주주의라는 명분을 내세운 민주당 친이재명계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두고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당원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는데 정작 민주당은, ‘명심단결’ 외의 목소리는 존재할 수 없는 정당으로, 점점 더 민주주의에서 멀어지고 있다.이 대표 대권가도에 도움을 주는 국회의장이 되겠다던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당내 후보 경선에서 동료 의원 최다수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추 의원을 지지하던 친명 당원들은 “의원들이 또 우리 말을 안 들었다”며 분노했고, 2만명 탈당으로 힘을 과시했다. 이 대표와 참모들은 이에 호응해 당원권 강화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에는 시도당위원장 선출 시 권리당원 반...

    2024.06.09 16:51

  • [아침을 열며]겁쟁이와 또라이 사이
    겁쟁이와 또라이 사이

    여왕 엘리자베스 2세를 중심으로 20세기 영국 사회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 시즌4에는 마거릿 대처 총리가 등장해 여왕과의 팽팽한 긴장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중산층 집안 출신으로 열정과 노력을 토대로 자수성가한 대처 총리는 일을 하지 않고 여가와 유흥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왕실 사람들을 경멸한다. 반면 25세에 군주의 자리에 오른 엘리자베스 여왕은 정치적 실권은 없지만 자신의 영향력을 통해 과거 대영제국 시절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두 사람이 일하는 방식은 매우 대조된다. 엘리자베스 2세가 침묵과 절제, 인내를 통해 입헌군주제의 틀을 유지하려 한 반면 대처 총리는 ‘철의 여인’이라는 별칭답게 갈등과 투쟁을 마다하지 않는 태도로 국정을 운영한다. 타협할 줄 모르는 강경한 행보로 일관하면 적을 많이 만들게 될 거라는 여왕에게 대처 총리는 이렇게 응수한다. “무언가를 해내려면 적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 적이 없다면 투쟁하지 않았다는 것이며,...

    2024.06.02 20:58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아니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구독 취소하기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보기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