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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 [아침을 열며]김용원·임현택 그리고 개저씨들
    김용원·임현택 그리고 개저씨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 4월 생방송 회견에서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등 경영진을 향해 ‘개저씨’라는 멸칭을 날려 화제가 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기사 데이터베이스 ‘빅카인즈’에서 찾아보니 개저씨가 언론에 처음 등장한 건 2014년이었다. 2016년 6월 경향신문에 실린 ‘당신 개저씨인가, 젠틀맨인가’ 기사는 ‘약자를 하대하는 권위주의적인 행태, 일상적인 성희롱 발언과 성추행, 데이트 폭력, 쩍벌남·노상방뇨 등 시민의식 실종, 여성비하 발언 등’을 개저씨의 행태로 나열했다.중년 남성 누구도 개저씨로 불리고픈 이는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자식과 후배에게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 유의 가이드라인이 인터넷에서 주기적으로 유통되는 건 이런 심리의 반영이다. 그런데 곳곳에서 나대는 개저씨들이 다른 중년 남성들까지 부끄럽게 만든다.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요즘 인권위 인지도를 높이는 일등공신이다. 인권위에선 그가 참석한 회의가 열릴 때마다 난장판이 벌어진다. ...

    2024.06.30 20:32

  • [아침을 열며] 종부세와 상속세와 저출생
    종부세와 상속세와 저출생

    정부와 국회가 종합부동산세·상속세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오랜 시간 이들 조세제도를 개편하지 않아 당초 도입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중산층’이 과도하게 세 부담을 지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투기 목적이 아니라 평생을 살아온 집인데 그저 집값이 올라 종부세 폭탄을 맞았다’거나 ‘상속세가 가업 승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는 여론이 군불을 땠다. 대통령실과 여당에서 나오는 논의를 보면 종부세는 초고가 1주택자와 보유 주택의 가액 총합이 아주 높은 다주택자만 내도록 하고 사실상 전면 폐지하는 방안, 상속세는 먼저 공제한도를 확대한 뒤 추후 세율을 대폭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종부세·상속세 개편을 둘러싼 주된 논쟁은 이것이 세수를 줄이고 조세 형평에 어긋나는 부자 감세인지, 아니면 현재의 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징벌적 과세인지 하는 주로 경제적 측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더 엄중하고 면밀하게 봐야 할 것은 종부세와 상속세 부담 완화가 사회적으로 어떤 신호를...

    2024.06.23 17:27

  • [아침을 열며]미국 대선과 바이브세션
    미국 대선과 바이브세션

    선거철마다 소환되는 전설적인 캐치프레이즈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는 올해 미국 대선 판세를 설명하기에도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미 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 5~7일(현지시간) 유권자 2063명에게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경제(88%)와 인플레이션(75%)을 가장 중요한 대선 이슈로 꼽았다. 경제와 인플레이션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지지율을 갉아먹는 의제이기도 하다.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 미국의 연간 물가 상승률은 평균 5.5%로, 지난 20년 평균(2.1%)보다 높았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유동성을 풀고 정부가 집집마다 재난지원금을 꽂아준 결과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에너지·원자재 등의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된 것도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팬데믹과 전쟁이 거의 모든 국가의 물가를 올려놨다. 뉴욕타임스가 쓴 것처럼 “물가 상승은 바이든의 잘못이 아니었다”.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바...

    2024.06.16 20:35

  • [아침을 열며] ‘명심단결’ 당원 중심주의는 민주당에 독이다
    ‘명심단결’ 당원 중심주의는 민주당에 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처럼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당원권 강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당원권 강화가 정당 민주주의의 전부는 아니다. 다수 당원의 결정이라고 무조건 옳을 수 없고, 당원 민주주의와 정당 민주주의가 등치될 수도 없다. 당원 민주주의라는 명분을 내세운 민주당 친이재명계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두고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당원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는데 정작 민주당은, ‘명심단결’ 외의 목소리는 존재할 수 없는 정당으로, 점점 더 민주주의에서 멀어지고 있다.이 대표 대권가도에 도움을 주는 국회의장이 되겠다던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당내 후보 경선에서 동료 의원 최다수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추 의원을 지지하던 친명 당원들은 “의원들이 또 우리 말을 안 들었다”며 분노했고, 2만명 탈당으로 힘을 과시했다. 이 대표와 참모들은 이에 호응해 당원권 강화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에는 시도당위원장 선출 시 권리당원 반...

    2024.06.09 16:51

  • [아침을 열며]겁쟁이와 또라이 사이
    겁쟁이와 또라이 사이

    여왕 엘리자베스 2세를 중심으로 20세기 영국 사회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 시즌4에는 마거릿 대처 총리가 등장해 여왕과의 팽팽한 긴장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중산층 집안 출신으로 열정과 노력을 토대로 자수성가한 대처 총리는 일을 하지 않고 여가와 유흥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왕실 사람들을 경멸한다. 반면 25세에 군주의 자리에 오른 엘리자베스 여왕은 정치적 실권은 없지만 자신의 영향력을 통해 과거 대영제국 시절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두 사람이 일하는 방식은 매우 대조된다. 엘리자베스 2세가 침묵과 절제, 인내를 통해 입헌군주제의 틀을 유지하려 한 반면 대처 총리는 ‘철의 여인’이라는 별칭답게 갈등과 투쟁을 마다하지 않는 태도로 국정을 운영한다. 타협할 줄 모르는 강경한 행보로 일관하면 적을 많이 만들게 될 거라는 여왕에게 대처 총리는 이렇게 응수한다. “무언가를 해내려면 적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 적이 없다면 투쟁하지 않았다는 것이며,...

    2024.06.02 20:58

  • [아침을 열며]‘당분간’ 아프지 않고 싶지만
    ‘당분간’ 아프지 않고 싶지만

    2020년 2월 초 미국 대선의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를 현지에서 취재한 적이 있다. 공화당은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가 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관심은 민주당에 쏠렸다.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는 당원들이 모여 각자 지지하는 후보를 나타내는 푯말 앞에 서는 공개투표 방식이다. 당원대회에 온 당원이 어림잡아 50명이 되지 않는 작은 투표구를 찾아가 참관했다. 한국에서 온 기자의 질문에 사뭇 진지하게 각자 지지하는 후보의 장점을 역설했다.그중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지지하는 민주당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샌더스 상원의원이 공약한 ‘전 국민 의료보험’을 지지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그는 “한국의 건강보험 제도는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가 건강보험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초강대국 미국에 공적 건강보험이 없다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2024.05.27 06:00

  • [아침을 열며]엇갈린 두 가지 개혁이 남긴 것
    엇갈린 두 가지 개혁이 남긴 것

    ‘개혁’이란 ‘제도나 기구 따위를 새롭게 뜯어고침’이란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제도일수록 개혁에 이르는 길도 험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충분한 사회적 대화를 거쳐 참여자들이 수긍할 수 있는 개혁의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이야말로 그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이라 할 수 있다. 해묵고 어려운 숙제일수록 손대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2024년 5월, 한국 사회는 두 가지 개혁의 엇갈린 행보를 마주했다. 연금개혁과 의료개혁이다. 연금 제도에 마지막으로 손을 댄 것은 2007년, 의대 정원을 늘린 것은 1998년이 마지막이다.연금개혁이 급해진 것은 현재 보험료율 9%를 유지해서는 국민연금 고갈이 불가피하다는 계산 때문이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가 지난해 새로 계산한 결과 국민연금 적립기금은 2040년 1755조원으로 최대치를 찍은 뒤, 2055년에는 기금이 모두 소진돼 47조원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노인빈곤...

    2024.05.19 20:44

  • [아침을 열며]이것이 왜 ‘반전’ 시위가 아닌가
    이것이 왜 ‘반전’ 시위가 아닌가

    미국사회를 분열시키는 의제의 목록에 총기 소지, 임신 중지 등 고전적인 갈등 외에 가자지구 전쟁이 추가됐다. 지난달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규탄하는 학생 시위가 시작되면서, 미국사회는 이 시위를 반유대주의 운동으로 보는 그룹과 반전 운동으로 보는 그룹으로 나뉘었다. 이번 사태를 보는 미국사회 시선은 주요 언론의 명명에서도 감지된다. 자유주의 논조의 뉴욕타임스조차 ‘반전(anti-war)’ 시위대란 표현을 거의 안 쓴다. 학생들은 ‘친팔레스타인(pro-Palestinian)’ 시위대로 규정된다.학생들의 시위는 4월18일 경찰이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진입해 100여명을 연행한 것을 계기로 미 전역으로 확산했다. 컬럼비아대 당국은 4월30일 경찰에 다시 전화를 걸었고, 경찰 수백명이 캠퍼스에 진입해 100여명을 추가 연행했다. 백악관은 “평화적인 시위가 아니었다”고 했고 뉴욕시장은 “외부 선동가”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의 요구는 명쾌하다. 이스라...

    2024.05.12 20:17

  • [아침을 열며]봄꽃은 지고 윤석열의 시련은 시작된다
    봄꽃은 지고 윤석열의 시련은 시작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 총선 참패가 본인에게 뭘 의미하는지 깨닫지 못한 듯하다. 108 대 192. 탄핵선 근처까지 몰린 압도적 여소야대 국회는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3년간 직면하게 될 현실이다.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 상황을 뒤집고 말 잘 듣는 의원들을 앞세워 국회를 틀어쥐려던 꿈은 산산이 부서졌다. 야당 협조 없이 굵직한 정책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해외 순방이나 다니면서 정책 결정권 없이 내각제하의 대통령처럼 집권 후반기를 보내야 할지 모른다. 이제 여론을 무시하며 100% 본인이 원하는 대로 국정을 운영하다가는, 처지를 부정하며 ‘격노’만 하다가는 중간에 추락할 수도 있다.최근 행보를 보면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 후 낙선자들에게 약속한 “부족함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을 했다. 대통령이 재임 720일 만에 과반 제1야당 대표를 처음 만났다. 2년간 외면하던 협치에 늦게나마 관심을 두기 ...

    2024.05.05 20:16

  • [아침을 열며]25만원씩 다 준다고요?
    25만원씩 다 준다고요?

    더불어민주당이 ‘3고’에 휘청이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긴급 민생회복지원금을 나눠주겠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29일 회동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4인 가구면 가구당 100만원씩 추가 소득이 생기는 것으로, 약 13조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민주당은 보고 있다.민주당이 전 국민 민생지원금을 지급하자며 내세우는 근거는 내수 경기 침체다. 물가는 고공행진인데 소득은 그만큼 오르지 않아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내수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민간에서 소비를 줄이면 재정 투입을 늘려 경기를 받쳐줘야 하는데,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에 집착해 경기 위축을 방치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 시각이다.물가, 금리, 기름값, 환율, 분양가까지 월급만 빼고 안 오르는 게 없으니 가계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는 건 자명하다. 미국 고금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시중금리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2024.04.2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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