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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을 열며]메르켈의 길, 트뤼도의 길
    메르켈의 길, 트뤼도의 길

    2018년 6월 캐나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독일 총리실은 소셜미디어 계정에 자세한 설명 없이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팔짱을 낀 채 의자에 앉아 있고 다른 정상들은 맞은편에 서서 트럼프를 내려다보고 있는 장면이었다. 특히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 트럼프 앞에 놓인 탁자를 양손으로 짚고 노려보듯이 트럼프를 응시하고 있어 이 사진은 수많은 해석을 낳았다. 언론들은 이 사진이 미국과 그 우방국이 관세 등을 둘러싸고 갈등하던 현실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돌아오면서 미국과 유럽의 불화가 재연될 조짐이 보인다. 대통령 취임식(현지시간 20일)이 다가올수록 트럼프의 대유럽 공세는 거세지고 있는데, 발언 수위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7일 그는 덴마크령 그린란드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력 동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트럼프의 장남은 보란 듯이 그린란드를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

    2025.01.19 20:45

  • [아침을 열며]내란 세력의 방어 무기, 진영논리와 양비론
    내란 세력의 방어 무기, 진영논리와 양비론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 “(왼쪽) 니는 잘했나.” 가수 나훈아가 고별 콘서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과 관련해서 던진 말이다. 테스형의 균형 잡힌 한마디가 아니라 무지성 또는 위선이다. 독재 대 민주주의, 헌법 대 반헌법의 대결은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나훈아의 좌우 비유는 내란의 본질을 외면하는 무개념이고 본인이 인식하든 못하든 배경에는 사악한 의도가 숨어 있다. 마치 성폭행범을 심판하는 자리에서 피해자의 품행이 어쩌고저쩌고 떠드는 미친 소리와 다를 바 없다. 개념 없음을 넘어 문제를 상대화해 성추행범의 형량을 줄이려는 못된 의도가 작동하고 있다.윤석열이 야당 견제 없는 독재를 꾀하려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지 벌써 40일이나 흘렀다. 하지만 반헌법적 비상계엄에 대한 처벌 여부조차 확신하지 못할 정도로 한국 사회는 내란 세력 척결에 주춤거리고 있다. 단죄를 넘어 권력구조 개편 등 근본적 시스템 결함을 손보기 위한 ‘그랜드 플랜’ 논의에 힘...

    2025.01.12 21:18

  • [아침을 열며]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길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길

    ‘권한’이란 말이 요즘처럼 뉴스에 자주 나온 적도 없던 것 같다.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람이나 기관의 권리나 권력이 미치는 범위다. 사실 조직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다. 중요한 결정이나 지시가 필요할 때 ‘이건 내 권한 밖’이라며 결정을 미루는 사람이 어느 집단에나 있다. 반대로 누군가가 민감한 사안을 마음대로 처리하면 ‘도대체 무슨 권한으로?’라는 반응이 뒤따른다. 권한은 ‘책임’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권한 있는 사람이 자신의 권한을 애써 축소하며 다른 사람에게 떠넘긴다면 무책임한 인간이 된다. 반대로 자신의 권한을 과대 해석한 나머지 남의 권한을 침해하면 월권이 된다. 무책임과 월권 사이에서 적정선을 유지하며 권한을 행사하는 게 어디서나 중요하다.1987년 헌법 체제 수립 후 한국 사회의 기본으로 받아들여진 민주적 원리와 헌법적 가치들이 12·3 비상계엄 사태로 부정당한 후, 권한이란 말도 자의적으로 동원돼 남용되고 있다. 상식 수준에서 수용되고 지켜져야 할 원칙들이...

    2025.01.05 21:01

  • [아침을 열며]2000년대 첫 사반세기를 보내는 우울과 기대
    2000년대 첫 사반세기를 보내는 우울과 기대

    이틀 뒤면 2000년대가 시작되고도 ‘사반세기’가 흐른 시간대를 맞이한다. 한 세기의 4분의 1이라는 뜻의 사반세기라는 단어는 중후함이라든가 장대함 같은 느낌을 준다. 실제로 인간의 삶에서 25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많은 변화와 발전을 기대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래서 사반세기라는 단어는 긴 시간 동안 큰 변화가 일어났다거나, 반대로 어떤 현상이 꾸준히 지속됐음을 서술하는 문장에서 자주 사용된다.새로운 1000년을 맞이하던 25년 전 사람들에겐 ‘평화와 번영’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있었다. 세계적으론 미·소 냉전이 종식된 뒤였고, 한국은 IMF 외환위기의 터널을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지만 오랜 군부 권위주의 독재를 청산하고 민주화를 이룩했다는 자부심이 팽배했다.사반세기가 흐른 지금, 그때 가졌던 희망과 기대를 떠올리면 모두가 허망한 느낌이 들 것이다. 냉전 종식으로 평화가 찾아올 거란 기대는 21세기 벽두에 미국에서 터진 9·11 테러로 처음부터 깨져 나갔다. 2...

    2024.12.29 21:13

  • [아침을 열며]계엄 선포 대통령의 기막힌 서류 반송 전략
    계엄 선포 대통령의 기막힌 서류 반송 전략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해 한밤중 전 국민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리더니, 본인의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되자 고작 서류 수령을 거부하는 것으로 반격의 시간을 벌고 있다니. 비상계엄을 두고 “나라를 살리려는 비상조치”라고 말하는, 도저히 상식의 기준이 다른 인식에는 더 이상 할 말조차 없지만, 그 대응 방식이 이렇게 비겁하고 치졸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국회에 군대를 투입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대통령이, 이제는 온갖 핑계로 서류를 ‘반사’하고야 말겠다는 그 모습이 극적으로 대비된다.지난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일주일이 흘렀다. 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는 안도감과 함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후속 절차가 순리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당연한 기대 때문이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수사본부의 수사를 통해 12·3 비상계엄 사태 책임자에 대한 응당한 처벌과 조치가 뒤따르는 수순 말이다.그러나 탄핵소추안 가결 ...

    2024.12.22 20:52

  • [아침을 열며]트럼프는 윤석열을 보라
    트럼프는 윤석열을 보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외신에도 충격적인 뉴스였다. 외신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생중계했고, “소프트 파워의 모범”이자 “발전하고 번영하는 민주주의 국가” 한국에서 위헌적 친위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사실에 개탄했다.한국 사태를 바삐 보도하는 와중에도 미국 기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던 듯하다. 일부 언론은 미국에서도 트럼프가 계엄을 발동할 수 있을지 분석하는 내용의 기사나 칼럼을 썼다. 실제로 트럼프는 2020년 대선 패배 후 결과를 뒤집기 위해 참모들과 계엄령 선포 문제를 논의했으며, 2021년 1월6일 자신의 지지자를 선동해 의회의사당에서 폭동을 일으키게 만든 인물이다. 그의 전적을 고려하면 기자들이 트럼프의 계엄 발동을 상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계엄처럼 극단적인 조치는 아닐지라도 내년 1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대통령이 권력을 제멋대로 휘두르는 꼴을 보게 되리라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대...

    2024.12.15 20:42

  • [아침을 열며]한동훈, 내란 수괴의 후계자가 되다
    한동훈, 내란 수괴의 후계자가 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선택했다. 무너지는 권력의 후계자가 되기로. 그래서 그는 내란 수괴의 보호자가 됐다.대통령 윤석열은 지난 3일 밤 국회가 범죄자 소굴, 체제 전복을 기도하는 괴물이 됐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한국 역사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비상계엄이란 단어의 등장에 한동안 현실감이 없었다. 대통령 담화에 척결, 처단이란 살벌한 단어가 계속 등장했다. 이어 계엄사령부 포고령이 발동됐다.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하고, 모든 언론은 계엄사 통제를 받는다고 했다. 영장 없이 체포·구금할 수 있다고 했다. 그제야 공포가 밀려왔다. 그리고 최정예 특수부대 군인들이 헬기를 타고 국회에 들어와 본회의장 장악을 시도했다. 다행히 심야에 신속하게 국회 담을 넘은 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채택하며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self-coup)는 6시간 만에 하룻밤의 악몽처럼 그렇게 끝났다.군대를 동원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12·3 비상계엄 사태는 명백한 내란이다. 윤석...

    2024.12.08 20:29

  • [아침을 열며]‘거래 기술’이 필요한 때
    ‘거래 기술’이 필요한 때

    예상보다 빠른 전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첫날 멕시코·캐나다·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다.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는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미국의 전통적인 우호국으로 현재 무관세가 적용되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도 관세를 꺼내들면서 해당국들은 대응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지원법상 보조금 지급을 전면 재검토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받기로 돼 있던 보조금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에 지원되는 세액공제 폐지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실화할 경우 미국 투자를 늘려온 현대차나 배터리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차기 트럼프 내각의 무역대표부(USTR) 대표, 재무장관, 상무장관 등 경제부처 요직에는 강경파들이 줄줄이 앉을 예정이다. 이들은 “모든 무역협정은 미국인의 필요에 맞게 재단돼야” 하고, “미국 가정과 기업을 위해 관세의 힘을 사용하길...

    2024.12.01 20:39

  • [아침을 열며]박경석의 운동이 초래하는 진정한 시민의 불편
    박경석의 운동이 초래하는 진정한 시민의 불편

    박경석이라는 인물이 있다. 박경석이 상임공동대표를 맡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라는 단체 이름은 몰라도 이를 줄인 ‘전장연’을 아는 사람은 많다. 그에게 지난 일주일은 고난과 응원이 함께했다.박경석은 지난 22일 오전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인권단체인 일본 앰네스티 초청으로 간 건데 입국을 금지당했다. 일본 출입국관리청은 그가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 점거농성으로 유죄가 확정된 것을 입국금지 사유로 들었다고 한다. 그는 저녁 비행기로 돌아와야 했다.박경석은 19일 오후엔 국회에 있었다. 그는 국제앰네스티가 진행하는 ‘편지쓰기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선정됐고, 이를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국제앰네스티는 세계에서 10명을 선정해 그에게 응원의 편지를 쓰는 캠페인을 한다. 국제 인권단체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인 셈이다. 한국인이 주인공으로 뽑힌 건 2010년 용산참사 관련 집회를 주도한 인권활동가 박래군 이후 두번째라고 한다. 국회에 가기 전 그는 재판을 받으러...

    2024.11.24 21:53

  • [아침을 열며]성장도 미래도, 기후대응에 달렸다
    성장도 미래도, 기후대응에 달렸다

    현재에 대한 문제의식과 미래를 위한 실천 사이에 가장 괴리가 큰 문제를 꼽으라면 기후위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후위기로 인한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체감하며 살면서도, 이 시한폭탄의 타이머를 늦추기 위한 노력은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가속화하는 기후위기는 억지로 찾지 않아도 보고, 느낄 수 있다. 한국은 올해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을 기록했고, 9월에 열대야를 겪었으며 최고기온이 20도를 넘는 11월을 보내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잦은 산불과 극한 호우로 피해를 겪는 사람도 늘었다. 재배면적이 줄고 작황이 나빠진 탓에 먹거리 물가는 계절마다 품목을 바꿔가며 쉬지 않고 오른다. 에어컨이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전력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는 악순환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그러나 기후대응 문제는 여전히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고, 투자엔 인색하다. 미래 세대가 고통받을 것을 알지만 지금의 편리를 누리며 살고 싶어 하는 관성이 크기...

    2024.11.1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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