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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을 열며]봄꽃은 지고 윤석열의 시련은 시작된다
    봄꽃은 지고 윤석열의 시련은 시작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 총선 참패가 본인에게 뭘 의미하는지 깨닫지 못한 듯하다. 108 대 192. 탄핵선 근처까지 몰린 압도적 여소야대 국회는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3년간 직면하게 될 현실이다.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 상황을 뒤집고 말 잘 듣는 의원들을 앞세워 국회를 틀어쥐려던 꿈은 산산이 부서졌다. 야당 협조 없이 굵직한 정책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해외 순방이나 다니면서 정책 결정권 없이 내각제하의 대통령처럼 집권 후반기를 보내야 할지 모른다. 이제 여론을 무시하며 100% 본인이 원하는 대로 국정을 운영하다가는, 처지를 부정하며 ‘격노’만 하다가는 중간에 추락할 수도 있다.최근 행보를 보면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 후 낙선자들에게 약속한 “부족함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을 했다. 대통령이 재임 720일 만에 과반 제1야당 대표를 처음 만났다. 2년간 외면하던 협치에 늦게나마 관심을 두기 ...

    2024.05.05 20:16

  • [아침을 열며]25만원씩 다 준다고요?
    25만원씩 다 준다고요?

    더불어민주당이 ‘3고’에 휘청이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긴급 민생회복지원금을 나눠주겠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29일 회동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4인 가구면 가구당 100만원씩 추가 소득이 생기는 것으로, 약 13조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민주당은 보고 있다.민주당이 전 국민 민생지원금을 지급하자며 내세우는 근거는 내수 경기 침체다. 물가는 고공행진인데 소득은 그만큼 오르지 않아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내수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민간에서 소비를 줄이면 재정 투입을 늘려 경기를 받쳐줘야 하는데,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에 집착해 경기 위축을 방치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 시각이다.물가, 금리, 기름값, 환율, 분양가까지 월급만 빼고 안 오르는 게 없으니 가계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는 건 자명하다. 미국 고금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시중금리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2024.04.28 20:41

  • [아침을 열며]‘어머니의 노심초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머니의 노심초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한 어머니가 있다. 우울증이 있어 병원에 정기적으로 다닌다. 어머니를 괴롭히는 걱정의 근원은 중년의 아들과 손주다. 조현병 때문에 피해망상을 겪는 아들은 몇년 전 아내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가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상태가 나아져 퇴원했으나 치료를 중단했고 결국 아내와 이혼했다.자신의 자녀와 함께 따로 사는 아들은 극도의 고립 생활을 했다. 가끔 장을 보러 가는 경우를 빼곤 전혀 외출하지 않았고, 어머니가 만들어다 준 음식도 거부했다. 자녀의 외출까지 통제했다. 할머니와 만나지도 못하게 했다. 어머니는 아들과 손주가 함께 저세상으로 가버리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다.정신건강복지센터, 경찰, 아동학대센터 문을 두드렸다. 그때마다 ‘안타깝지만 도울 방법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은 ‘치료의 필요성’과 ‘자해·타해의 위험성’이 인정돼야 정신질환자의 비자의입원(강제입원)이 가능하다. 그런데 집 안에 웅크리고 외부인과의 접촉 자체를 거부한 탓에 아들에게 치...

    2024.04.21 21:44

  • [아침을 열며]‘무보수 가사노동’은 최저가 경쟁 상품이 아니다
    ‘무보수 가사노동’은 최저가 경쟁 상품이 아니다

    약 30년간 무임승차해왔던 ‘무보수 가사노동’은 결혼과 함께 가정을 꾸리며 끝내 나의 일도 되었다. 엄마는 가족을 위한 일이라면 귀찮고 힘든 게 없어 보였는데, 이건 나의 완벽한 착각이었다. 해도 해도 할 일이 생겨났으며, 열심히 해도 큰 변화는 없었지만 모른 척했을 땐 금세 표시가 났다. 맞벌이였지만 가사노동의 주역은 나였고, 남편은 조연에서 더 이상 욕심내지 않았다.출산과 함께 일과 가정, 육아라는 세 개의 공을 저글링하는 상황이 되자 나는 또 엄마에게 손을 벌렸다. 육아도우미 도움을 받았다면 국내총생산(GDP)에 기여라도 했겠지만, 엄마에게 드리는 용돈은 공식적인 노동으로 기록되지도 못했다. 온기가 있는 집에서 가족을 먹이고, 나가서 일과 학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사람을 돌보는 데에 엄청난 공짜노동이 녹아 있다는 걸, 그 혜택을 누리면서 ‘엄마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다.최근 전 세계적으로 ‘무보수 가사노동’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

    2024.04.14 21:48

  • [아침을 열며]푸틴의 폭주, 더 위태로워진 세계
    푸틴의 폭주, 더 위태로워진 세계

    전설적인 체스 챔피언이자 러시아 정치인이었던 가리 카스파로프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모스크바는 감시가 가장 심한 도시 중 하나라 거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한다’고 외치면 30초 안에 체포될 수 있다. 하지만 테러범들은 1시간 이상 공격을 계속한 후 차를 몰고 떠났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모스크바 외곽의 공연장에서 최소 144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총격 테러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자작극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러시아가 테러 책임을 우크라이나로 돌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려는 포석일 것이라는 얘기다. 자작극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그런 의심을 살 만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1999년 모스크바 아파트에서 연쇄 폭발 테러가 일어났을 때 푸틴 당시 총리는 체첸 반군을 테러 용의자로 지목하고 군을 동원해 체첸을 초토화했다. 이 일로 민심을 얻은 푸틴 총리는 이듬해 대통령이 되며 장기집권의 서막을 열었다. 시...

    2024.04.07 20:20

  • [아침을 열며]투표 전 챙겨볼 윤석열 정부 2년 일지
    투표 전 챙겨볼 윤석열 정부 2년 일지

    한국갤럽의 3월 마지막 주 조사에서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부 견제 선거가 되기를 바라는 여론은 49%, 지원 선거이기를 바라는 응답은 40%로 나타났다. 윤 정권 조기 종식을 외치는 조국의 등장이 정권심판론에 불을 댕겼지만, 그 바탕에는 지난 2년간 국민 마음속에 켜켜이 쌓여온 현 정부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자리 잡고 있다. 야당 악취가 심해도 코를 막고 투표장에 가서 심판투표를 하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2년은 긴 시간이다. 투표소를 찾기 전에 다시 한번 돌아보자.2022년 3월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광화문 이전 약속은 “시민 불편”을 이유로 파기했다. 이전 비용이 496억원이라고 했지만 야당은 1조원 이상 들 것으로 추산했다. 국민과의 소통 강화가 명분이었는데 윤 대통령은 2년째 신년 기자회견조차 하지 않았다. 역술인 천공이 연루됐다는 의혹은 현재진행형이다.7월29일.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2024.03.31 20:29

  • [아침을 열며]연금 말고 코인,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연금 말고 코인,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압구정 현대 바로 사러 갑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비트코인 자산 내역을 올렸다. 개당 5600만원에 산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을 돌파하면서 20억원이던 평가액이 35억원으로 불어난 내용이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는 “집도 없는 흙수저인 나한테 이런 날도 오네. 이번 사이클에 3억원 찍으면 퇴사하겠다”는 글도 올라왔다.비트코인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코인으로 얼마를 벌었다더라는 무용담과 함께 나도 한번 해볼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개당 1억원까지 찍었다가 최근 조정 국면을 맞고 있지만 투자 수요는 계속 몰리는 분위기다. 미국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며 제도권 자산시장과 가상자산시장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자 글로벌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여기에 비트코인 공급이 줄어드는 반감기가 다가오면서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한때 은 시가총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도 유독...

    2024.03.24 20:05

  • [아침을 열며]윤석열은 왜 이종섭을 해외로 내보냈을까
    윤석열은 왜 이종섭을 해외로 내보냈을까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원칙 가운데 하나는 ‘공정과 상식’이다. 대통령실 홈페이지에는 공정과 상식이 ‘이념이 아니라 국민의 상식에 기반해 국정을 운영하고, 우리 국민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법치의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설명돼 있다. 그런데 출범 2주년이 되지도 않은 이 정부 앞엔 국민의 상식과 법치의 원칙에서 벗어난 일들이 쌓여만 간다.윤 대통령은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핵심 피의자로 출국금지됐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하고 내보냈다. 들끓는 비판에 대통령실은 “공수처의 부당한 출국금지와 조사 지연, 수사비밀 유출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수사 외압 의혹과 피의자 빼돌리기라는 문제의 핵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시도지만 어불성설이다.이 문제는 여당의 총선 악재로 부상했다. 민주당의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 파동을 즐기던 국민의힘 후보들조차 용산을 향해 ‘결자해지’하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심각성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이 대목에서 궁...

    2024.03.17 20:16

  • [아침을 열며]2000명일 필요도, 0명일 근거도 없다
    2000명일 필요도, 0명일 근거도 없다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이 20일째에 접어들고,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의아한 점이 있다. ‘정부는 왜 이토록 급하게 매년 2000명씩 늘리겠다’는 것인지 ‘의사단체는 왜 한 명의 증원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인지 양측 입장 모두 도통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정부와 의사단체는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중증환자들의 호소와 남아 있는 의료진의 희생,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국민 전체의 피로감까지 생각하면 양쪽이 물러서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지 지켜보는 사람은 알 길이 없다.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 정부가 사태 장기화를 감수하고 2000명 증원을 밀어붙이는 데에는 우호적 여론이 힘이 됐을 것이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의대 정원을 10% 줄인 이후, 2020년 400명 증원을 시도했다 의사들의 반발에 무산됐던 점도 정부에는 또다시 빈손으로 돌아서는 경험을 남기고 싶지 않은 계기가 됐을 것이다....

    2024.03.10 20:06

  • [아침을 열며]미국은 신정국가로 가나
    미국은 신정국가로 가나

    난임 시술을 받는 지인들이 공통적으로 전하는 소감은 “우리나라가 왜 저출생 국가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난임 병원에 다니는 동안 첫째 또는 둘째 아이를 갖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 찬 여성들을 워낙 많이 봐서 하는 소리다. 이들은 시술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불편과 고통, 좌절을 감내하면서 난임 시술을 되풀이한다. 아기를 원하지만 자연임신이 어려운 여성에게 의학적 해결책은 이것 하나이기 때문이다.난임 여성이 느끼는 간절함과 고통은 미국 앨라배마주라고 해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 앨라배마주의 난임 여성들은 결정적인 난관을 하나 더 만났는데, 앞으로 주내에서 난임 시술을 받지 못하거나 받더라도 더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16일 앨라배마주 대법원이 ‘동결배아는 자궁 외 어린이이며 이를 폐기하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한 후 대형병원인 앨라배마대학병원을 필두로 난임 치료를 잠정 중단하는 병원이 속출하고 있어서다.현재 난임 병원에선 여성에게...

    2024.03.0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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