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특파원칼럼
  • 전체 기사 893
  • [특파원 칼럼]월드컵까지 망친 트럼프 ‘남 탓’
    월드컵까지 망친 트럼프 ‘남 탓’

    2023년 11월7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 ‘불운의 날’이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첼시와 벌인 홈경기 전반 6분에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선제골을 넣어 기선을 잡았다. 7분 후 손흥민이 넣은 추가 골이 비디오 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흐름은 토트넘 쪽이었다.그러나 전반 27분,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퇴장을 당하면서 판세가 뒤바뀌었다. 로메로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걷어내다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았고, 주심은 VAR 끝에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후반 10분에는 데스티니 우도기까지 태클을 하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그런데 9명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도, 토트넘은 라인을 내리지 않았다. 수비 선수들까지 모두 중앙선으로 끌어올려 공격적인 전술을 이어갔다. 결과는 1-4로 토트넘의 역전패였다.‘축알못’(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임에도 내가 유독 이 경기를 기억하는 것은 우연히 보게 된 안지 포스테코글루...

    2026.07.07 19:59

  • [특파원 칼럼]멸공, 패배·학살·망각의 언어
    멸공, 패배·학살·망각의 언어

    대전의 한 유명 카페가 최근 6월25일 한국전쟁 76주기를 맞아 ‘멸공라떼’라고 이름 붙인 음료 수익금을 참전용사와 보훈단체에 기부하는 캠페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홍보물에 사용된 태극기 사괘 문양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엉터리 애국”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비난은 대체로 ‘태극기 오류’ 지적에 그쳤다.멸공은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뜻이다. 1950년 10월 중국인민지원군이 한국전쟁에 개입한 이후 신문 기사에서 ‘멸공전선’ ‘멸공통일’ 등의 표현이 등장했다. 멸공은 ‘반공’으로는 모자라고 ‘승공’은 꺼낼 수 없을 정도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말하는 ‘패배의 언어’다.멸공은 또한 ‘학살의 언어’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따르면 1950년 11월~1951년 5월 전북 고창 지역에서는 주민 333명이 ‘좌익’ ‘빨치산’ 등으로 몰려 국군과 경찰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부상, 행방불명됐다. 1950년 7월 보도연맹 학살사건 등 민간인 학살은 한국전쟁 초기부...

    2026.06.23 20:05

  • [특파원 칼럼]AI에 휩쓸려 구시대로 회귀?
    AI에 휩쓸려 구시대로 회귀?

    “인공지능(AI)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페트로스테이트를 보라.” 미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컬런 헨드릭스 선임연구원은 최근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페트로스테이트는 ‘석유’와 ‘국가’의 합성어로, 국가 경제와 정부 수입 대부분을 석유에 의존하는 나라를 뜻한다. AI가 데려갈 첨단 미래의 정치사회 구조가 ‘구시대 산업’이 지배하는 카타르나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와 닮은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국가 재정이론에 따르면, 근대 민주주의는 세수와 노동력을 징발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세원이 토지에 묶여 있던 봉건사회와 달리, 산업혁명과 함께 유동 인구가 늘고 세원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노동계급의 협상력이 커졌다. 과세는 협상을 낳고, 협상은 민주적 대의를 낳았다.그러나 페트로스테이트에선 이런 과정이 일어나지 않았다. 카타르의 경우 석유·가스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40%, 정부 세수의 약 80%를 차지한다. 반면 이 부문의 노동력 고용 비율은 2%에 ...

    2026.06.02 20:15

  • [특파원 칼럼]미·중정상회담이 남긴 것
    미·중정상회담이 남긴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중국 권부의 심장부’로 불리는 중난하이 정원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산책하면서 “정상회담 어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엄지손가락만 치켜들었다. 언론 현장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 중국 측 관례를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내외신 기자들 사이에서 “저렇게 조용한” 또는 “저렇게 절제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 본다는 반응이 나왔다. 2박3일 국빈방중 기간 잠잠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SNS와 함께 상징적 장면이었다.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부르고 동행한 기업인들에게 “시 주석과 중국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9년 전 트럼프 대통령 방문 때 고궁박물원(자금성)을 하루 통째로 사용하며 환대했다. 두 정상은 이번에 톈탄공원을 나란히 걸었다. 톈탄공원은 몽골세계제국 붕괴 후 들어선 명나라 황제가 ‘새로운 질서’를 세웠다고 하늘에 알린 곳이다. 시 주석은 중난하이에서는 25...

    2026.05.19 20:05

  • [특파원 칼럼]AI 데이터센터 대신 토마토를!
    AI 데이터센터 대신 토마토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말고, 토마토를 키워라!”지난 2월19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중부 하노버 카운티의 도시계획위원회 공청회가 열린 강당 곳곳에는 이런 손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매년 토마토 축제가 열리는 하노버 카운티는 적절한 산성도와 풍부한 미네랄이 함유된 토양 덕분에 크고 탐스러운 토마토가 자라기로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세계 AI 데이터센터의 수도’라 불리는 북부 버지니아가 포화하자 업체들이 더 넓은 땅을 찾아 중부 지역까지 내려오면서, 하노버 카운티는 최근 밀려드는 데이터센터 사업 신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이날 의견 청취 대상은 마운틴로드 지역에 들어설 데이터센터였다. 현재 하노버 카운티에 사업 신청서를 낸 데이터센터는 이곳을 포함해 최소 네 곳이다. 원래는 다섯 곳이었지만, 지난 1월 사우스애나 구역에 들어서려던 것을 주민들이 겨우 막아내 그나마 한 곳을 줄였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은 데이터센터 전문가가 다 돼 있었다.이곳에서 20년간 ...

    2026.04.28 20:46

  • [특파원 칼럼]중국이 정말 한글 뺏으려 할까
    중국이 정말 한글 뺏으려 할까

    중국 허난성 안양시에 있는 중국문자박물관의 한글 전시에 오류가 있다는 기사가 지난달 10일 국내 주요 매체들에 나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이날 페이스북에 ‘누리꾼 제보’라며 올린 글을 소개한 기사였다. 서 교수는 “한글이 중국의 소수민족 문자 중 하나인 양 전시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중국이 한복과 김치에 이어 “한글까지도 중국의 문화라고 억지 주장을 펼칠 것이 뻔하다”고 적었다. 박물관 측이 한글 창제 연도를 ‘1443년 12월’이 아닌 ‘1444년 1월’이라고 쓴 것도 오류라고 지적했다.지난 4일 중국문자박물관을 찾았다. 안양은 갑골문자가 대거 출토된 곳이다. 한글은 갑골문자에서 기원하지 않은 문자들을 보여주는 제4전시관에 전시돼 있다. 안내문은 “중국 조선족이 사용하는 조선반도(한반도) 민족과의 공통의 문자”라고 시작한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다르다”고 시작하는 훈민정음 해례본 한문 서문과 조선 시대 간행물인 <대명률직해>, 중국어 교재 &...

    2026.04.14 20:01

  • [특파원 칼럼]트럼프의 안개
    트럼프의 안개

    대통령을 단독 인터뷰하는 것은 아마도 모든 기자의 꿈일 것이다. 그 나라에서 가장 큰 결정권을 가진 자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을 가장 먼저 들을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그런데 최근 들어 미국에서 ‘꿈’을 이룬 기자들이 너무 많아졌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후 2주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인터뷰를 한 언론사는 액시오스, 뉴욕타임스, 뉴욕포스트, 워싱턴포스트, 데일리메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MS나우 등 십수 곳에 달한다. 폭스뉴스에선 이란 전쟁 개시 후 열흘 동안 네 명의 기자가, NBC에서는 첫 주 동안 세 명의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지금 워싱턴에선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뉴스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10자리 숫자”, 즉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구하기 위해 모두가 혈안이 돼 있다고 디애틀랜틱은 전했다. 로비스트·투자자는 거액의 돈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번호를 거래하고, 기자들은 다른 국가 정상이나 유명 인사 수...

    2026.03.24 19:52

  • [특파원 칼럼]내권식 경쟁 심층정비
    내권식 경쟁 심층정비

    식당에서 내 몫의 한 끼를 주문했는데 느닷없이 2인분이 나오는 일을 종종 겪는다. 할인 행사가 적용되는 줄 모르고 ‘1+1’ 메뉴를 주문한 탓이다. 번화가 식당에서조차도 할인 행사가 너무 많아졌다는 현실을 체감한다.중국 안팎에서 지난해 중국 경제의 최대 변수는 ‘관세’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더욱 깊은 시름을 주는 요인은 따로 있었다. ‘안으로 말려 들어간다’는 뜻의 ‘내권(內捲)’이다. 대기업부터 동네 가게까지 가리지 않는 무리한 할인 행사, 정부 보조금을 노리고 너무 많이 생산하는 바람에 공장 출고 즉시 번호판만 받고 중고시장으로 넘겨진 ‘주행거리 0㎞ 중고차’ 등이 모두 내권식 경쟁의 산물이자 중국 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상징이다.내권은 인볼루션의 번역어이다. 중국에서는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생산하지만 발전과 풍요로움으로 이어지지 않고 정체·퇴화한다’는 본래 의미에 더해 ‘틀에 갇힌 사고와 형식에 집착한 경쟁’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내권은 중국 경제가 앓고...

    2026.03.10 19:59

  • [특파원 칼럼]ICE에 맞서는 ‘이웃주의’
    ICE에 맞서는 ‘이웃주의’

    지난 1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러스트벨트 도시인 샬러로이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다녀왔다. 두 도시 모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샬러로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9월 대선 유세 당시 아이티 이민자들이 도시를 장악했다고 좌표를 찍어준 곳으로, ‘대통령이 허락한 혐오’ 때문에 지금까지도 몸살을 앓고 있다. 그곳에서 아이티 이민자를 위한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 한 교회를 찾았다.이 교회의 랜디 오드 목사는 샬러로이로 밀려온 아이티 이민자들을 처음 교회에 받아들일 때 굳이 기존 교인들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고 했다. 이민자를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좋고 싫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팔래치아산맥에 위치한 이 도시는 ‘레드넥’이라 불리는 보수적인 저소득층 백인 노동자들이 사는 지역이다. 크리스마스 때 오드 목사가 아이티인들과 함께 아이티 언어인 크레올어로 성가를 부르자 한 교인이 항의했다. “이건 내가...

    2026.02.10 19:46

  • [특파원 칼럼]장유샤 숙청과 블랙박스 중국군
    장유샤 숙청과 블랙박스 중국군

    장유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76)은 혁명 원로 장중쉰의 아들이다. 장중쉰은 국공내전 시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아버지 시중쉰과 서북야전군에서 함께 싸웠다.장 부주석은 대를 이어 군인이 됐다. 1979년과 1984년 베트남과의 전쟁에 참여했다. 2018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과 중국군 2인자인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됐다. 시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한 2022년 당 대회에서 68세에 은퇴하는 ‘칠상팔하’ 관례를 깨고 연임됐다. 2024년 8월 중국을 방문한 제이크 설리번 당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독대하며 존재감을 보였다.장 부주석은 지난해 온라인을 달군 ‘시 주석 권력이상설’로 더욱 유명해졌다. 장 부주석이 시 주석과 가까운 파벌을 제거하고 그의 실권을 빼앗았다는 내용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전승절 열병식과 11월 4중전회(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에서 건재를 드러냈다.중국 국방부가 2026년 1월24일 장 부주석과 류전리 중...

    2026.01.27 19:59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