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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교육부, 장고에 악수 두다
    교육부, 장고에 악수 두다

    ‘장고에 악수 두다’라는 말이 있다. 바둑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수를 두고 오랫동안 고민하다 최악의 수를 두는 경우를 말한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만 5세 취학 정책’도 같은 모양새다. 교육부가 10년 동안 50%의 초등학생이 줄어드는 학생감소 문제를 2019년부터 고민하다 내놓은 해법이 만 5세 취학 정책이다. 2025년부터 초등학생의 입학시기를 3개월씩 연장해서 2028년에는 2021년 10~12월생과 2022년생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킨다는 정책이다. 이 정책의 장점은 윤석열 정부가 끝나는 2027년까지 24%의 학생감소를 17%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학제개편을 통해 1년 빨리 대학을 졸업하므로 생산연령의 증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왜 만 5세 취학이 악수가 되었을까?첫째, 교육부는 부모들의 마음을 읽지 못했다. 통계청의 월별 출생아 발표 자료를 보다 보면 이상한 현상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12월이 ...

    2022.08.03 03:00

  • [시론] 국민이 바라는 민주당의 새 리더십
    국민이 바라는 민주당의 새 리더십

    윤석열 정부는 최근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라 불리는 3가지 경제악재를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국민들의 삶의 질도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도 20%선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말 새로운 리더십, 즉 당의 새 대표가 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탄생할 민주당의 새 리더십에 국민들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정치란 국민들의 삶을 보다 편안하고 안정되게 하는 것이 그 핵심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민주당을 이끌어 나갈 새 리더십을 선출할 때 국민과 당의 구성원들은 다음과 같은 리더십 역량을 지니고 있는지 신중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첫째, ‘공공가치’ 창출에 적극 앞장서는 리더십 역량을 가져야 할 것이다. 공공가치는 미국의 보즈맨과 무어 교수가 강조한 것으로 예컨대 인간의 존엄성 존중, 기회의 균등 혹은 공정한 기회 보장,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몸소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2022.08.03 03:00

  • [시론]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투쟁과 정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투쟁과 정부

    지난 6월2일부터 시작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을 둘러싼 정세가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법원이 파업노동자들의 점거농성을 불법으로 규정한 다음날인 지난 17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정부가 국민경제에 현저한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공권력 집행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자 정부는 다음날부터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정례 주례회동에서 “노사관계에서 법치주의는 확립돼야 한다”며 “산업현장의 불법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내놓았다. 이어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대행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법 점거는 조선업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 대한 테러행위”이자 “소수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불법적인 강경투쟁”이며, 하청노조가 “임금 30% 인상 등을 원청인 대우조선에 요구하는” 것은 “하청 노사가 해결해야 할 일을 원청과 주주에 떠넘기는 막무가내식 떼쓰기”라고 주장하는 등 그의 천박한 노동관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막말을 ...

    2022.07.21 03:00

  • [시론] 이번엔 체험학습을 없앨 건가
    이번엔 체험학습을 없앨 건가

    만난 적 없지만 알던 사이 같다. 체험학습을 떠난 초등학생 가족이 실종되었다면서 언론은 줄곧 아이 사진과 실명을 공개하며 기사를 냈다. 그새 익숙해진 이름과 얼굴, 광주에 사는 유나는 ‘제주 한 달 살이’를 떠난 후 실종 한 달여 만에 수심 10m의 바닷속에서 발견됐다. 교육계는 또 ‘체험학습’으로 들썩인다. 실종자들을 발견한 다음날, 교육부 차관 주재로 연 대책 회의에서는 교외체험학습 학생관리 방안을 강화했다. 연속 5일 이상 체험학습을 신청하면 담임교사가 주 1회 이상 학생의 안전을 확인할 것을 권고하는 안이다. 일부 언론들은 아동학대와 방치를 조장하는 허술한 제도라며 체험학습 자체를 비판하기도 했다.그러나 이 사건의 핵심은 ‘체험학습’이 아니다. 아이의 부모가 방학에, 명절 연휴에 이런 일을 감행했다면 그건 누구의 책임인가. 주 1회 담임교사가 전화해 아이의 목소리를 확인한다고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인가. 해외로 떠나는 경우엔 어쩌나. 통화가 안 되면 교사...

    2022.07.07 03:00

  • [시론] 화물연대 총파업의 해법은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의 해법은 있다

    화물노동자들이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대상의 확대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0년부터 3년 일몰제로 시범운영되고 있는 안전운임은 화물차 운행에 필수적인 고정비와 변동비에 더하여 ‘최소 수익’이 반영되는 구조이다. 매년 고시되는 안전운임은 전문기관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해당사자 및 공익위원이 참여하는 안전운임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제도 시행 이전에는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는 화주가 일방적인 ‘가격결정자’ 역할을 했다면, 안전운임제는 민주적인 운임결정방식으로 화물노동자들의 ‘최저운임’을 산정한다. 이는 국제노동기구에서도 권고하는 있는 국제적 표준이기도 하다.제도시행 효과에 대한 평가기준은 법률제정의 취지에 근거해야 한다.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들에게 ‘최저운임’을 보장하여 화물노동자는 물론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왜곡된 화물운송시장 구조를 개선하여 직접운송을 담당하는 화물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비용과 위험을 전가하...

    2022.06.09 03:00

  • [시론] 십자가는 못 지더라도
    십자가는 못 지더라도

    “저는 죽어도 군인으로 죽을 것이고, 군도 제 다짐과 의지를 이해할 것이라 생각했다. 만에 하나 전역 처분이 나더라도 재입대를 하자. 재입대가 안 되면 군무원으로라도 군에 남고 싶다고 생각했다.” 2021년 2월27일, 성전환 수술 후 여군 복무를 희망하며 군당국과 소송 중이던 변희수 하사가 목숨을 끊었다. 기갑의 돌파력으로 난관을 이겨내겠다던 그녀였지만 끝내 차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렇게 희생양이 됐다. 차별금지법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죽음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2007년, 노무현 정부가 처음 이 법을 발의한 후 20대 국회까지 모두 일곱 차례 발의됐지만 검토조차 되지 못했다. 21대 국회에도 네 건이 발의되어 있다. 작년 6월에는 10만명이 참가해 국민동의청원이 성사됐다. 법사위가 심사 기한을 21대 국회 마지막까지로 연기해버렸다. 그렇게 하기 싫을까?차별금지법이란 고용, 교육, 재화, 서비스 등의 영역에서 성별, 성적 지향, 학력, 출신학교, 인종, 국...

    2022.05.24 03:00

  • [시론] 놓쳐선 안 될 ‘반부패 개혁’
    놓쳐선 안 될 ‘반부패 개혁’

    ‘부패 척결 및 공정 확립’, 최근 모 월간지 여론조사 결과 ‘차기 정부 정책 우선순위’에서 가장 높은 답을 받은 항목이다. 그 뒤로 사회 양극화 해소 및 균형발전, 국민 통합 및 정치개혁, 경제 성장 및 일자리 확대, 부동산 가격 안정, 저출산 고령화 대책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명 조국 사태를 통한 공정 열망과 함께 LH 사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뿐만 아니라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자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 가족과 관련된 갑질을 포함한 부패 논란이 선거 내내 주요 이슈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이러한 국민적 여망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당선인의 정책 공약집을 찾아보면 100개가 넘는 세부과제 중에서 ‘부패 척결 및 공정 확립’과 관련된 것은 넓게 보더라도 ‘부모찬스 없는 공정한 대입제도 마련’ ‘공정한 채용 기회 보장, 채용비리 근절’ ‘시민단체 공금 유용 및 회계 부정 방지’ ‘공정거래 관련 법 집행체계 개선’ 정도에 불과하고 국가 큰 틀에서의 반부패 및 공정 확립 공약을 ...

    2022.04.28 03:00

  • [시론] 지방의원 공천, 거꾸로 하면 된다
    지방의원 공천, 거꾸로 하면 된다

    한국 보수 정당을 대표하는 국민의힘 대표의 지방의원에 대한 발언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지난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한 강연에서 “지금까지 기초의원이라고 하면 동네에서 중장년층 남성이, 보통 직업은 동네에서 자영업을 하시고, 밤늦게까지 동네 유지처럼 술 드시고, 이러면서 ‘어 형님 동생’ 하신 다음에 같이 좀 불법도 저지르면서 같이 유대관계를 좀 쌓고… 이렇게 으샤으샤 하면서 조직을 만들어 당원 한 200명 정도 모으면 공천되는 시스템이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접한 전국의 기초의원들이 ‘기초의원 비하발언’이라며 이 대표 규탄 기자회견을 여는 등 공분했다고 하지만, 가까이에서 지방의회 의원들을 보는 대다수 국민들은 오히려 이 대표의 발언에 더 많이 공감했을 것이다. 현실에서 지방의회 의원 공천 기준을 보면, 1순위는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충성도가 높은 사람, 2순위는 많은 인맥과 당원 확보, 3순위는 돈과 권력(지역유지)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 4년이 되도록 ...

    2022.04.21 03:00

  • [시론] 선거 후보토론 이대로 좋은가
    선거 후보토론 이대로 좋은가

    선거에서 후보토론만큼 후보들의 자질과 정책들을 제대로 비교 검증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또 있을까? 언어와 사고와 세계는 표상과 대리의 관계에 있다는 말이 있다. 토론에서 후보자의 언어가 그의 사고를 의미하며 그가 바라보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20대 대통령 선거 사후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46%가 지지 후보를 결정할 때 참고한 정보원으로 후보토론을 꼽았다. 후보별로 보면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유권자는 59%가,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34%만 후보토론을 참고했다고 답했다. 지난 대선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후보토론을 3회만 주최했다. 관련 법규에는 대선의 경우 3회 이상 주최하게 되어 있는데, 왜 더 이상 하지 않았을까?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2004년에 선거관리위원회의 산하기관으로 설립되었다. 그 무렵 나는 관계자들을 만나 여러 차례 후보토론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던 적이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문제의식은 동일하다. 토론의 횟수...

    2022.04.15 03:00

  • [시론] ‘소년사법국’이 절실한 이유
    ‘소년사법국’이 절실한 이유

    “4년간의 취재를 통해 결국 소년사건은 사회 시스템과 가정환경, 친구관계 등과 실타래처럼 얽혀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폭넓은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의 극본을 쓴 김민석 작가의 말이다. 드라마는 소년범죄의 원인과 소년범 교화에 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언론에 자극적으로 보도되는 촉법소년의 잔인한 범죄에 대한 분노와 냉소를 잠시 거두고, 소년범죄의 이면을 냉정하게 들여다보아야 해결책이 보인다는 사회적 함의를 담고 있다.얽혀있는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소년사건을 수사하고 소년범을 심판하며 보호처분을 집행하는 모든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소년범죄 예방과 재범률 감소, 소년범의 재사회화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집중해야 한다. 드라마 속에서 심은석 판사는 소년범에게 합당한 처분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경찰, 검찰, 보호관찰소, 소년분류심사원, 청소년회복센터 등과 수시로 연락하고 긴밀히 협력한다.소년이 범죄를 저지른 곳은 사...

    2022.04.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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