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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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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준만의 화이부동] ‘양비론 혐오’가 ‘정치 개혁’을 죽인다
    ‘양비론 혐오’가 ‘정치 개혁’을 죽인다

    동인과 서인의 당파싸움으로 패배한 쪽의 선비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피바람 광풍을 여러 차례 겪었던 율곡은 나라가 망하겠다 싶어 양시·양비론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주변의 비난과 조롱만 받았다. 조선이 율곡이 죽은 지 8년 만에 임진왜란이라는 국가적 재앙에 처하게 된 건 오직 ‘반대편 죽이기’에 국력을 탕진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양비론에 대한 비난과 조롱은 지금도 여전하다. 포털에서 ‘양비론’을 검색해보시라. 압도적으로 양비론에 대해 비판적 기사들이 많다. 기사 댓글의 거친 표현까지 감안하면 ‘양비론 혐오’가 흘러넘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진보 논객들의 대표적인 양비론 비판 4개만 감상해보자.양비론 자체에 대한 비판은 무의미①양비론은 진영논리보다 더 해악이 크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어느 한쪽이 잘못했다면 그쪽을 비판해야 한다. 그게 시시비비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 언론은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하는 경우가 많다.(성한용, 2015년 12월)②지금...

    2023.10.24 20:19

  • [강준만의 화이부동] 우리는 정말 지역균형발전을 원하나
    우리는 정말 지역균형발전을 원하나

    교육경제학을 연구하는 한밭대 교수 남기곤은 2018년 ‘경제학 연구’라는 학술지에 “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NURI) 사업’은 성공적이었는가?: 졸업생의 노동시장 성과에 대한 분석”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아주 좋은 논문이다. 지난 9월13일 중앙일보는 이 논문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 최근 통계까지 곁들이면서 “ ‘지방대 취업률 높이기’ 역설…되레 수도권으로 이탈 늘렸다”라는 제목의 유익하고 흥미로운 기사를 게재했다.이 기사에 따르면, 남기곤은 “대학 재정지원 사업의 목표를 ‘취업률 향상’에 두는, 관행이 된 정책 방향이 올바른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지금까지의 관행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우수하게 양성한 근로자일수록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버리는 역설을 지적하면서 “지방대에서 우수 인재를 양성하면 이들이 지역에 진출해 지역 발전이 촉진될 것이라는 가정은 현실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했다.이 기사가 소개한, 한국교육개발원(KE...

    2023.09.26 20:15

  • [강준만의 화이부동] 지방을 더 이상 ‘식민지’로 묶어 두지 말라
    지방을 더 이상 ‘식민지’로 묶어 두지 말라

    “원정대의 지휘권을 평범한 능력을 가진 한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출중한 두 사람에게 반씩 나누어 맡기는 것보다 더 낫다.” 500년 전 마키아벨리가 한 말이다. 이후 상식처럼 통용된 이 원칙이 새만금에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5인 공동위원장’ 체제와 이에 따른 ‘컨트롤타워 부재’가 새만금 잼버리 대회 파행 및 부실 운영의 최대 이유가 되었으니 말이다.그런데 ‘환경감시’를 제1의 존재 근거로 삼는 언론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잼버리 대회의 실패 조짐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단 말인가? 시인 김택근은 8월12일 경향신문 칼럼에서 새만금 지역 인근에 사는 친구가 전화로 쏟아낸 말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이상한 것은 수만명이 온다는 국제행사가 코앞인데 언론들이 조용하더라고. 다른 국제행사는 얼마나 호들갑을 떨었는가. 시시콜콜 들춰내고 부풀리고. 그런데 새만금은 달랐어. 결국 이 지경이 된 거야. 아무도 챙기지 않았지. 그 누구도 와보지 않은 거야. 동...

    2023.08.29 20:24

  • [강준만의 화이부동] 윤석열·김건희, 왜 직언을 탄압하는가
    윤석열·김건희, 왜 직언을 탄압하는가

    리투아니아 매체 “스타일 아이콘 김건희, 쇼핑 안 빼먹어”민주당 “김건희, 호객 행위로 5개 매장서 예정 없던 쇼핑? 대통령실 입장 밝혀라”박지원 “김건희 여사 명품점 ‘호객’ 행위? 닭 머리 가진 자도 이런 말 못해”김건희 명품 쇼핑에 “문화 탐방… 하나의 외교” 국힘 쪽 망언김건희 여사 쇼핑의 또 다른 논란, ‘과잉 경호’진중권 “영부인 쇼핑, 막는 사람 없던 게 문제의 본질”영부인 명품샵 방문 논란에, 빛바랜 세일즈 외교우크라까지 다녀왔지만… 尹 지지율 4%P↓, 명품쇼핑 악재 된 듯지난 7월14일에서 20일까지 일주일 사이에 나온 기사 제목들이다. 처음엔 이 명품 쇼핑 논란을 믿기 어려웠다. 인간이 어리석어도 그렇게까지 어리석을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의 ‘김건희 스토킹’이 워낙 심해서 나온 오보이거나 뭔가 크게 과장된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간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언행을...

    2023.08.01 15:35

  • [강준만의 화이부동] 방송의 비정규직 착취, 이젠 끝장내자
    방송의 비정규직 착취, 이젠 끝장내자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게 없다. 눈뜨는 게 힘들고 괴롭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 억울해 미치겠다.” 3년여 전인 2020년 2월4일 청주방송에서 14년간 일했던 이재학 PD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말, 아니 한(恨)이다. 그는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고, 근로자 지위확인소송 과정에서 회사와 동료들로부터 거짓증언 등 부당한 일을 당하던 중 1심 패소 직후 “억울해 미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국PD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PD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건강한 방송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눈물을 삼키며 다짐한다”고 했다. 실제로 그런 다짐의 목소리가 모여, 80여개 단체·노동조합·진보정당들이 함께 결합한 CJB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대책위원회가 출범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다. 6월22일 이 PD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이 PD 사망에 대한 청주방송 측 책임을 명시한 진상조사...

    2023.07.05 03:00

  • [강준만의 화이부동] 대화에 열려 있는 팬덤은 가능한가
    대화에 열려 있는 팬덤은 가능한가

    한국은 정당 민주주의의 선진국이다. 양적 규모로만 보면 그렇다. 2021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각 정당이 보고한 ‘2021년도 정당의 활동개황 및 회계보고’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485만여명, 국민의힘 407만여명, 정의당 5만여명 등 전체 당원 수는 1042만여명에 달했다. 대중 정당의 역사가 100년이 훨씬 넘는 영국·독일 등은 당원이 100만명이 안 되고 감소 추세인데 한국은 1000만 당원으로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당원인 나라가 되었으니, 이 어찌 놀랄 일이 아니랴.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좋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최근 국회미래연구원이 공개한 <만들어진 당원: 우리는 어떻게 1천만 당원을 가진 나라가 되었나>란 제목의 보고서는 1000만 당원의 비밀을 “80%에 달하는 자신이 당원인지조차 모르는 ‘유령 당원’” “각종 공직 후보자들에 의해 ‘매집된 당원’” “대통령 후보자 등 특정 팬덤 리더를 위해 당을 ‘지배하려는 당원’” 등 3가지 유형으로...

    2023.06.07 03:00

  • [강준만의 화이부동] 정당은 ‘증오·혐오를 선동하는 공장’인가
    정당은 ‘증오·혐오를 선동하는 공장’인가

    “서울시가를 걸어가려면 무질서하게 나붙은 광고탑과 횡막수막(橫幕垂幕)에 숨이 막힐 것 같다. 조그마한 건물에 어울리지 않는 큰 간판이 즐비하게 늘어섰는가 하면 4, 5층의 큰 건물에는 으레 무슨 무슨 강조 주간이라는 현수막이 매달려 있다.” “시민들이 거리에 울긋불긋 무질서하고 난잡하게 붙어 있는 광고 때문에 광고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다. 건물 전면을 뒤덮다시피 해놓아 서울은 마치 ‘간판도시’처럼 돼버렸다.”“온 나라가 간판과 구호로 덮였다. 도시에 있는 집들의 앞쪽은 문턱에서 지붕 끝까지 무질서한 그림과 글의 뒤범벅이요, 거리는 구호와 현수막의 비빔밥이다.”‘세계 최악’이라는 말을 듣곤 하는 우리의 ‘간판 공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다.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된 건가? 위에 소개한 3건의 비판은 최근의 것이 아니다. 차례대로 각각 1960년, 1965년, 1974년의 신문(조선일보)에 등장한 것이다.수십년이 흐른 뒤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상업...

    2023.05.10 03:00

  • [강준만의 화이부동] ‘중도’가 실패하는 7가지 이유
    ‘중도’가 실패하는 7가지 이유

    ①“개혁 과제가 산적한 나라에서 ‘중도화’ 운운은 결국 수구의 길이다.”(남재희, 2015) ②“중도주의란 가치노선을 모호하게 만들고, 수구적 보수의 가치노선에 대해 선명한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을 말한다.”(고원, 2015) ③“중도는 사회조사나 여론조사에만 존재하는 어떤 사회적인 환상이지 실제는 아니다.”(이해영, 2017) ④“중도라는 개념은 보수언론이 만든 프레임의 산물이다.”(이재명, 2017) ⑤“ ‘막말’이 정치생명 연장에 도움이 되니까 ‘막말’을 한다. 저쪽 욕을 먹어도 대세에 지장 없다. 지지자들이 환호한다. 온건·중도파가 되는 것은 정치적 자살 행위다.”(김환영, 2017) ⑥“정치에서, 특히 대통령제 아래서 ‘중도’는 신기루일 뿐이다.”(박찬수, 2017) ⑦“보수와 진보 진영을 극단으로 몰아붙이는 중도 노선은 정치평론가가 할 일이지 현실 정치인의 영역은 아니다.”(정연욱, 2023)‘중도’에 관한 명언 중 중도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2023.04.12 03:00

  • [강준만의 화이부동] 왜 이준석은 그런 오판을 했을까?
    왜 이준석은 그런 오판을 했을까?

    “편견을 세탁한다면 인간의 지성이 훨씬 향상될 것이다.”(프랜시스 베이컨) “계몽은 편견으로부터의 해방이다.”(이마누엘 칸트) “편견을 조심하라. 편견은 쥐와 같고, 인간의 정신은 덫과 같다. 편견은 그 덫에 쉽게 들어가지만 빠져나가긴 어렵다.”(프랜시스 제프리)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은 악령, 그것도 최악의 악령에 사로잡힌 것과 같다. 편견은 진실을 차단하고 자주 파멸적 과오로 인도하기 때문이다.”(트라이언 에드워즈) 편견에 대한 이런 비판은 무수히 많다. 1950년대에 편견 연구에 주력한 미국 심리학자 고든 올포트는 편견을 쉽게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연구를 하면 할수록 그게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1956년 남아프리카를 방문한 올포트는 자신이 너무 순진했다고 결론지었다. 인간은 ‘부족의 동물’이기에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절감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절망하는 것은 역사의 오랜 교훈을 오독하는 것”이라고 했다.편견 ...

    2023.03.15 03:00

  • [강준만의 화이부동] 바보야, 문제는 스타일이야
    바보야, 문제는 스타일이야

    한겨레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2022년 12월26~27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윤석열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41.5%, 부정평가는 54.9%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건 긍정과 부정의 이유였다. 긍정평가 이유로는 ‘결단력이 있어서’가 40.3%로 가장 많았고, 부정평가 이유로는 ‘독단적이고 일방적이어서’가 33.9%로 가장 많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022년 12월26~28일에 실시한 전국지표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윤석열이 국정운영을 잘한다고 한 응답자의 비율은 34%, 부정평가는 56%였는데, 긍정평가 이유로는 ‘결단력이 있어서’가 33%로 가장 많았고, 부정평가 이유로는 ‘독단적이고 일방적이어서’가 34%로 가장 많았다.똑같은 언행이라도 지지자들은 ‘결단’으로 보는 걸 비판자들은 ‘독단’으로 본다는 것이니, ‘결단’과 ‘독단’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걸까? 결단과 독단의 차이는 무엇일까? 없...

    2023.02.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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