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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 전체 기사 66
  • [강준만의 화이부동] 확신은 ‘잔인한 사고방식’이다
    확신은 ‘잔인한 사고방식’이다

    “양비론은 양측을 똑같이 비판함으로써 누구의 과실이 얼마나 되는지를 가리기 어렵게 한다. 찬성과 반대를 분명히 가리거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찬반의 대립구조 자체를 부정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중도적인 입장으로 양측을 모두 존중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과실이 더 큰 쪽을 유리하게 만들어준다.” 위키백과에 나오는 ‘양비론 비판’이다. 아울러 ‘양비론 비판에 대한 비판’과 ‘양비론 비판에 대한 비판에 대한 다른 견해’를 소개함으로써 양비론 논의의 균형을 취하려고 애쓴 점이 돋보인다. 양비론! 과거에 양비론을 비판하는 글을 쓰기도 했지만 최근엔 양비론적 글을 쓴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는 나로선 할 이야기가 많은 주제다. 양비론에 대해 내가 내린 결론은 내용과 맥락을 따져야지 양비론 자체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양비론을 펴선 안 될 사건이나 상황이 있는가 하면 양비론이 필요하거나 불가피한 사건이나 상황도 있는 것이...

    2022.03.16 03:00

  • [강준만의 화이부동]언론인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
    언론인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을 맞아 하루 전까지만 해도 신문사 편집국장과 논설위원 등으로 일하면서 ‘정치 중립’ ‘공정 보도’를 부르짖었던 중견 언론인들이 바로 다음날 대선 주자 캠프로 출근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폴리페서’처럼 정치(politics)와 언론인(journalist)의 의미를 합친 ‘폴리널리스트’란 이름을 붙일 수도 있겠다.” 15년 전 경향신문(2007년 7월6일)에 게재된 “ ‘폴리페서’와 ‘폴리널리스트’ ”란 제목의 사설이다. 그 이전에 사용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알기론 ‘폴리널리스트’란 신조어가 탄생한 최초의 기록이다. 약 보름 후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폴리널리스트를 언론계의 ‘산업 스파이’라고 부르면서 비난했다.그럼에도 선거라고 하는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만 오면 폴리널리스트가 양산된다는 건 이젠 상식이 되고 말았다. 물론 언론의 비판은 계속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은 지난 1월19일에도 ‘현직 앵커들의 대선캠프 직행...

    2022.02.16 03:00

  • [강준만의 화이부동]‘경제’를 대선에 이용하지 말라
    ‘경제’를 대선에 이용하지 말라

    “선진국 가운데 지난 2년간 가장 높은 평균 성장률”,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 위상을 굳건히”,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무역 강국, 수출 강국으로”, “우리 정부에서 처음으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연 데 이어… 4만달러 시대를 바라보게”, “세계를 선도해 나가는 신산업 분야가 날로 늘어나고”, “문화콘텐츠 산업까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 “소득불평등과 양극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개선”…. 대통령 문재인의 신년사다. 대통령을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년사는 긍정과 낙관의 기운이 충만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딴 세상 인식의 자화자찬”이었다고 비판했지만, 이 신년사가 나온 시점의 여론은 사실상 정권 연장을 더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원래 대통령이라는 직업이 그런 건가? 1984년 재선을 노리던 미국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은 공화당 대통령후보 수락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미국은 선진공업국가들 가운데 제2차 세계...

    2022.01.12 03:00

  • [강준만의 화이부동]‘갈라파고스 정당’이 만든 ‘김종인 현상’
    ‘갈라파고스 정당’이 만든 ‘김종인 현상’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김종인이 4번째 선거지휘를 맡았다. 여야를 넘나들면서 선거지휘를 하고, 선거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나면 사실상 배신을 당하거나 갈등을 빚어 퇴장한 그의 이력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긍정적 평가 못지않게 부정적 평가가 많은 탓인가? 지난 6일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전성인이 경향신문에 쓴 칼럼의 제목이 ‘김종인을 위한 변명’이다. 변명? 김종인이 이번엔 국민의힘을 지휘하는 탓에 불편하게 생각할 경향신문 독자들의 기분을 고려한 것인가? 그런 의아심이 들긴 했지만, 내가 보기에 전성인의 칼럼 내용은 좋았다. 무엇보다도 왜 김종인이 ‘몽니 부리는 꼰대’ 소리를 들으며 권한과 자리를 요구했는지,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설득력이 있다. 그건 바로 ‘경제 민주화’라는 ‘미완의 꿈’을 이루고 싶어하는 김종인의 열망이다. 그런데 이 열망은 자주 권력욕과 혼동되곤 한다. ‘희대의 거간 정치인’이라느니 ‘노욕의 정치기술자’니 하면서 험담을 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2021.12.15 03:00

  • [강준만의 화이부동]‘법조 공화국’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
    ‘법조 공화국’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

    한국은 민관 합동으로 세운 ‘법조 공화국’이다. 고소·고발과 ‘정치의 사법화’가 왕성하게 일어나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나라가 아닌가. 법을 사랑하지 않으면 대통령 되기도 힘들다. 지난 6월 중앙일보는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의 상위권을 법과대학 출신 정치인이 싹쓸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이재명, 이낙연, 홍준표, 추미애, 최재형이 그러하며, 이외에도 정세균, 이광재, 원희룡, 황교안 등 죄다 법대 출신이라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어떤가? 대부분 법대를 나온 법조인 출신이 16대 국회 41명, 17대 54명, 18대 59명, 19대 42명, 20대 49명, 21대 46명 등 늘 전체 의원의 15~20%를 차지해왔다. 너무 많지 않은가? 그럼에도 정당들은 인재 영입 시 법조인을 우대하는 걸 어이하랴. 더불어민주당이 2020년 2월 총선을 앞두고 외부인사를 영입했을 때 전체의 약 30%가 법조인이었다.왜 그러는 걸까? 전반적인 사회체제의 보수화(또는 안정화), ...

    2021.11.17 03:00

  • [강준만의 화이부동]‘흙수저 우대’는 가난의 존중과 배려인가
    ‘흙수저 우대’는 가난의 존중과 배려인가

    지난 10월 초순 때아닌 ‘어린 시절 옷 사진’ 공방이 있었다. 이재명 캠프의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과 윤석열의 어린 시절 사진을 올린 뒤 “이재명의 옷과 윤석열의 옷 사진을 보며 생각은 각자의 그릇만큼”이라는 글을 적었다. 이는 부잣집 아이 같아 보이는 윤석열의 어린 시절 사진을 이용해 이재명이 흙수저 출신임을 강조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그러자 홍준표 캠프의 대변인은 “가난을 ‘스펙’, ‘패션’으로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취약계층을 욕보이는 일 아닐까”라고 비판했다. 시사평론가 김수민은 “이재명 쪽은 조국을 속으로 싫어하나 봄”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조국의 어린 시절 사진을 공개했다. 이는 깔끔한 정장을 입고 나비넥타이를 한 사진 속 조국이 윤석열보다 더 유복하게 자랐다는 뜻으로 해석되었다. 이재명 사진의 원본은 ‘컬러’였음에도 ‘흑백’으로 올렸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또 한번 작은 논란이 일었지만, 이 또한 이재명의 가난을 강조하는 효과를 내...

    2021.10.20 03:00

  • [강준만의 화이부동]‘의전’을 죽여야 나라가 산다
    ‘의전’을 죽여야 나라가 산다

    지난 8월27일에 일어난 ‘무릎 꿇고 우산 씌워주기’ 사건은 이미 흘러간 역사가 되었지만, 되짚어 볼 점은 있다. 이 사건은 처음엔 ‘과잉 의전’으로 비난을 받았지만, ‘좋은 그림’을 만들기 위한 취재진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빚어진 일이라는 반론이 나오면서 비난의 강도는 좀 수그러들었다.‘언론 탓’은 일리는 있지만 전적으로 타당하진 않다. 공무원들은 언론의 요구에 무조건 복종하는 게 당연하다는 전제를 수용할 경우에만 타당할 뿐이다. ‘무릎 꿇고 우산 씌워주기’가 8분 이상 지속되었음에도 주변에 있던 간부급 공무원들이 이걸 그대로 방치한 무감각마저 ‘언론 탓’으로 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다소 오해는 있었지만 이 사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건 ‘과잉 의전’에 대한 일반 국민의 문제의식과 더불어 분노가 매우 강하며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게 참 이상한 일이다. 그렇다면 사회 전 분야에 걸쳐 ‘과잉 의전’이 사라지거나 약화되어야 할 텐데도 우리의 현실은 ...

    2021.09.14 20:31

  • [강준만의 화이부동]‘정파적 통계’가 갈등을 부추긴다
    ‘정파적 통계’가 갈등을 부추긴다

    19세기 프랑스의 공학자이자 자유주의자인 미셸 슈발리에는 “훌륭한 통계는 협박과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증언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세상은 그가 원하는 것처럼 돌아가진 않았다. 통계는 늘 조작의 위협에 시달리느라 훌륭해질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 정치가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는 말을 하기에 이른다. 그럼에도 여전히 통계의 힘은 강하다. 정치인이 통계 수치를 잘 활용하면 유권자들에게 매우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똑똑하다는 인상과 더불어 성실하다는 느낌도 줄 수 있다. 무엇이 “엄청나게 많다”고 말하는 정치인과 개략적인 통계수치를 제시하면서 말하는 정치인을 비교해 보라. 누가 더 똑똑해 보이며 누가 더 신뢰할 만한 정치인이라고 여기게 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는가.몇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질 때에도 통계는 힘을 발휘하지만, 오히려 싸움을 부추길 수...

    2021.08.17 20:40

  • [강준만의 화이부동]능력주의를 보는 좀 다른 시각
    능력주의를 보는 좀 다른 시각

    ‘능력주의(meritocracy)’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뜨겁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능력주의를 내세움으로써 논쟁의 확산에 기여한 점은 있지만, 사실 논쟁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 온 것이다. 지난해에 출간된 <능력주의와 불평등>이란 책이 그런 논쟁의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10명의 필자가 참여한 이 책은 “능력에 따른 차별은 공정하다는 믿음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시사하듯이, 능력주의를 심도 있게 비판한 탁월한 작품이다. 나는 그간 능력주의에 대해 많은 글을 써왔는데, 내 입장 역시 단호한 비판이었다. 그런데 능력주의와 관련된 ‘갈등’이나 ‘사건’이 터졌을 땐 좀 다른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이론적이고 일반론적인 비판을 현실 세계의 개별 사례에 곧장 적용해도 괜찮은가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우리는 이미 능력주의의 철저한 지배하에 살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시험 공화국’이 아닌가. 그게 잘못됐다고 비판할 순 있지만, 그런 비판이 ...

    2021.07.21 03:00

  • [강준만의 화이부동]‘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거짓말이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거짓말이다

    2017년 5월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일 만에 첫 대외 활동으로 그동안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돼 왔던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다. 행사 현장에 있던 일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이 뉴스를 접한 일부 문 대통령 지지자들도 눈물을 흘렸다. 오마이뉴스의 관련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악조건에서, 불안하게, 근무하던, 1만명의 직원들이 정규직이 된다? 내가 다 눈물이 나네요. 대통령의 민생문제 해결의 진정성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더군다나, 정규직화로 인하여, 경비도 3% 정도 절감된다는데, 어찌하여 이제까지 못했었는지… 사랑의 마음으로 들여다보면, 인천공항처럼, 큰 비용 안 들이고도, 노동자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길도 많이 있다고 봅니다. 좋은 소식 계속되기를 빕니다.”세상에 이렇게 훌륭한 대통령이 있다니! 이렇게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나 보...

    2021.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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