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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의 불편한 진실
  • [이범의 불편한 진실]사교육을 인수분해 해보니
    사교육을 인수분해 해보니

    사교육 없이는수업을 따라가기어렵다는 의견이 많다경쟁적 사교육 이외에보완적 사교육 수요가적지 않다는 뜻이다대입제도를 통해사교육을 억제하는 것은어느 정도 가능하지만한국처럼경쟁 압력이 심한 상황서수능을 축소하거나 없애고내신 위주로 선발한다고 해서사교육이 줄어들지는미지수다불평등, 경쟁, 사교육은 연관이 있기는 하지만 서로 바꿔 쓸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불평등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는 ‘서울대 10개 만들기’처럼 대학교육을 상향 평준화시키려는 정책에 대해 냉소적인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이들의 관심이 ‘경쟁’이 아니라 ‘불평등’이기 때문이다. 정량적 연구에 의하면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 계층 간 이동이 원활한 편이고, 2010년대 이후 한국의 소득불평등(지니계수)은 줄곧 감소하고 있다. 통념과 다르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그래서 이들은 왜 이렇게 격렬한 교육 경쟁이 일어나는지를 다소 엉뚱하게 설명...

    2025.04.21 20:09

  • [이범의 불편한 진실]언제까지 ‘대입 미신’에 빠져 있을 것인가
    언제까지 ‘대입 미신’에 빠져 있을 것인가

    수능은 악이고, 내신은 선이라는 믿음은 매우 독특한 것이며 보편화될 수 없다물론 한국 수능에는 문제가 있다. 선진국 중 객관식 대입시험 영향력이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그게 문제라면 미국 수능처럼 고교 교육으로부터 분리시키거나, 유럽 주요국처럼 논술형 시험으로 대체해야바람직한 대입제도는 무엇인가? 내신성적 반영률을 높이고, 대입시험(수능) 비중을 낮추고, 학생에 대한 교사의 정성적 서술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러한 믿음은 우물 안 개구리의 것이다. 대표적인 반례가 세계 최고의 교육 선진국으로 알려진 핀란드이다. 핀란드는 내신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 대학은 전공별 지원자들 가운데 합격자를 순전히 대입시험 성적순으로 가려낸다. 경쟁이 상당히 치열해서 응시 첫해 대학에 진학하는 지원자는 절반이 안 된다.핀란드의 대입시험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공인시험이다. 고교 졸업자격시험 역할을 겸하지만, 통과 여부만 평가하지 않고 등급을 매...

    2025.03.17 20:35

  • [이범의 불편한 진실]1980년대와 2020년대의 반체제운동
    1980년대와 2020년대의 반체제운동

    1980년대 반체제운동은 운이 나빴다 동구권의 ‘권력 붕괴’와 한국전쟁 ‘팩트 체크’란 이중 충격에 혁명신념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2020년대의 반체제운동은 1980년대보다 오래갈 듯 개신교의 동조와 응원에‘권력 붕괴’가 어렵고‘팩트 체크’ 하는 것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팩트 체크’에 충실한 평균적 이대남이 대선서결정적 그룹이 될 것 같다나는 여태까지 두 번의 반체제 운동을 목격했다. 첫번째는 1988년에 대학에 진학하면서 경험했다. 이미 1987년에 직선제 개헌을 이뤘는데도 불구하고 다들 뭔가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사회주의 혁명이었다. 1980년대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와중에 혁명적 에너지가 응축되었던 것이다. 그중 일부는 주체사상을, 일부는 레닌주의를 받아들이면서 학교 안에서 강력한 사상적 헤게모니를 형성하고 있었다.나중에 이들은 주체사상과 레닌주의...

    2025.02.10 20:51

  • [이범의 불편한 진실]‘김상곤 쇼크’를 되돌아보며
    ‘김상곤 쇼크’를 되돌아보며

    진보교육계의 입장을 민주당이 수용하지 않는 것은 사회운동과 대중정치 사이에 큰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7년 전의 ‘김상곤 쇼크’를 새삼 언급하는 이유는, 이 같은 문제가 다시 반복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진보교육계는 정치를 배워야 한다. ‘욕 안 먹는’ 정치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말이다난데없이 조만간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할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선거 직전이 되면 민감한 얘기를 칼럼에 쓰기 어려워진다. 억측과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기 전에 나의 과거 대선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진보 교육진영의 정책이 더불어민주당에 수용되지 않는 이유를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혹자는 ‘민주당이 보수적이어서’라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교육 문제에 있어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할 일이다. 혹자는 ‘민주당에 사교육업계의 영향력이 작용해서’라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민주당 내에...

    2024.12.30 20:57

  • [이범의 불편한 진실]차별금지법 괴담, 팩트 체크해보니
    차별금지법 괴담, 팩트 체크해보니

    남성이 성별을 바꾸고 여성용 사우나 이용하거나남성적 근육 유지한 채여성 운동경기 출전이문제라는 것이 차별금지법 반대 측에서내세우는 주된 논리다그런데 이런 일들이 차별금지법 때문일까는논리상 납득하기 어렵다차별금지법은 이런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제정되었기 때문이다내 생각엔 자연주의를 활용하고행복추구권을적극적으로 어필하면차별금지법 추진에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지난 국회에서 발의되었던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국회 임기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별금지법에 대한 공격은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개신교 단체들이 동성결혼 및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큰 혼란이 발생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배경에 젠더 이론이나 ‘정치적 올바름’(PC)에 대한 반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이들이 우려하...

    2024.11.25 21:32

  • [이범의 불편한 진실]멸망을 향해 가는 한국 교육
    멸망을 향해 가는 한국 교육

    한은 총재의 지역비례 선발제는 범주의 혼동은 있어도, 제안은 긍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그에 비해 국가교육위원회가 내놓은 수능 이원화, 내신 지필평가를 외부기관에 맡기는 방안 등은 암담하다이래저래 국가교육위원회는 대입제도를 또 한바탕 휘저어놓을 태세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최근 한국 교육의 미래를 놓고 오가는 소식을 보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국가교육위원회는 대입제도를 또 한번 한바탕 휘저어놓을 태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난데없이 지역 비례 선발제를 들고나왔다. 진보교육계는 대학서열 해소를 외치지만 ‘해소’의 의미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그 상태에 이를 수 있는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추진하는 정부와 이를 반대하는 세력 사이에 정면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이창용 총재가 제시한 지역 비례 선발제란 다음과 같다. 전국 고교생 가운데 경북지역 학생수 비율은 약 5%이다. 그러면 예를 들어 서울대 경영학과 입학정...

    2024.10.21 21:10

  • [이범의 불편한 진실]‘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서울시민 위한 정책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서울시민 위한 정책이다

    대입경쟁 완화 열쇠는 서울대 학벌을 공유하는 신박한 입학제도가 아닌 재정투입 통한 교육품질 상향평준화에 있다 서울대 못지않은 대학이 여러 개 늘어나는 것은 나라에 좋은 일이다 지역 거점대학 수준 올라 지역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게 되면 서울 학생은 상대적으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기 편해진다‘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서울 학생·학부모를 위한 정책이기도 한 것이다나는 한국에서 교육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필연적으로 진보적이 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가장 심각한 교육문제는 과열경쟁인데, 보수는 경쟁을 자연스럽거나 불가피한 것, 심지어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저명한 사회생물학자에게 한국의 교육경쟁에 대해 질문하면 ‘인간의 본성상 어쩔 수 없다’는 요지의 대답이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교육경쟁에 대한 보수의 입장이기도 하다.진보는 교...

    2024.09.09 20:23

  • [이범의 불편한 진실]아무도 장기를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도 장기를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한국 사회를 위협하는 장기적 문제가 세 가지 있다고 생각한다. 전쟁, 기후, 인구다내가 청년층을 중시한 이유는, 그들이 미래 인구구조의 피해자일 뿐만 아니라 출생률을 높여 인구구조의 악화를 저지할 주체라는 이유에서다요컨대 사회운동 아닌 컨설팅을 한 셈이다. 컨설팅도 사회운동 못잖게 관점의 전환을 제안한다. 그러지 않고선 위기가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한국에서 ‘학교’를 개혁하려는 시도는 실패하기 쉽다. 특히 공립학교는 고도로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전보 주기가 5년이다. 즉 학교의 교사진은 매년 평균 20%씩 교체된다. 교장 임기는 4년이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평균 33개월이 되면 떠난다. 교사와 교장이 비상한 노력을 통해 의미 있는 교육적 전통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해도, 3년만 지나면 첫해 구성원의 절반도 남지 않으며 교장도 바뀐다. 5년이 지나면 아무도 안 남는다. 연간 퇴사율이 20%나 되는 회사가 장기적으로 역량을 축적하고 발전시키...

    2024.08.05 20:33

  • [이범의 불편한 진실]펨코와 일베 사이
    펨코와 일베 사이

    1980년대 학생운동권 트라우마가 ‘광주’라면 이대남 트라우마는‘유죄 추정’이다 또 인터넷 통해 사상 퍼져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삼일한’은 일베에선 수시로 등장하지만 펨코선 볼 수 없다 이들의 반페미니즘은 전통적 여성혐오보다 무임승차자에 대한 혐오에 가깝다 펨코가 진보로 진화할 가능성도 희박하고펙트체크도 없이 비판하지만그들끼리 학습과 토론도 '일상화'"쓰레기"라고만 치부해선 안돼지난 총선의 지지율을 살펴보면 유난히 ‘튀는’ 집단이 보인다. 50대 이하 연령층에서 여당이 완패했는데, 단 하나의 예외가 존재한다. 20대 이하 남성, 이른바 ‘이대남’이다. 이대남의 지역구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47.9% 대 46.4%). 개혁신당,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를 합산해 보수 대 진보를 비교해봐도 보수가 우세했다(49.4% 대 47.7%). 양대 정당의 위성정당 및 조국혁신당을...

    2024.07.01 20:38

  • [이범의 불편한 진실]국민연금 개혁, 진보의 ‘평등’ 개념을 혁신해야
    국민연금 개혁, 진보의 ‘평등’ 개념을 혁신해야

    한국의 국민연금으로 인한 세대 간의 불평등은 기후위기로 인한 세대 간의 불평등보다는 훨씬 단순한 구조다진보가 미래세대 착취를 예방하는 최소한의 의무로, 이 불평등을 바로잡긴 어렵지 않다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이 결정되고 나면 곧바로 ‘선제적 재정투입’과 ‘수익률 제고방안’을 결정해야 한다흔히들 보수 혹은 우파가 ‘자유’를 좀 더 중시한다면, 진보 또는 좌파는 ‘평등’을 좀 더 중시한다고 한다. 그런데 국민연금을 두고 일어나는 지금의 논의를 보고 있자면 한국의 진보 또는 좌파의 평등 개념에 중대한 결함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계층 간 평등’에 치중하고 ‘세대 간 평등’을 경시하는 것이다.한국에서 진보적 세대 담론은 2007년 나온 <88만원 세대>에서 시작하여 2022년 나온 <그런 세대는 없다>로 한 주기를 마쳤다. <88만원 세대>에서 촉발된 세대론은 뜻밖에 보수 언론에 적극 전용되었다. ‘86’으로 ...

    2024.05.2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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