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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 전체 기사 66
  • [요리에 과학 한 스푼]맛있는 라면의 비밀은 ‘열 관리’
    맛있는 라면의 비밀은 ‘열 관리’

    제 아들은 아빠가 끓여주는 라면을 좋아합니다. 아내도 라면만큼은 제가 한 수 위라고 인정하죠. 라면을 잘 끓이는 법에 대해 물으면, 저는 ‘중요한 것은 열관리’라고 답합니다. 특히 라면처럼 조리 시간이 짧은 경우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요리는 일종의 반응입니다. 그리고 반응에는 에너지, 즉 열이 필요합니다. 라면과 수프를 물에 넣는다고 요리가 완성되지는 않죠. 열이 가해져야 물질의 확산, 호화반응, 단백질 변성 등과 같은 반응들이 시작됩니다. 각각의 요리에는 저마다 적절한 조리 온도가 있습니다. 온도가 낮으면 기대했던 반응이 일어나지 않고, 온도가 너무 높으면 엉뚱한 다른 반응들 때문에 요리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그런데 온도를 적절하게 맞춘다고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온도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그 온도를 유지하는 시간 또한 중요합니다. 사실 이러한 디테일이 요리의 품질을 좌우합니다. 그만큼 열관리가 중요하다는 말인데요, 이때 특히 신경써야 할 것이 바로 ...

    2021.06.25 03:00

  • [요리에 과학 한 스푼] 걸쭉함의 미<味>학
    걸쭉함의 미<味>학

    아내가 해물 칼국수를 끓인다고 합니다. 저는 밥이 먹고 싶지만, 아들이 좋다고 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메뉴 선정은 아들에게 우선권이 있으니까요. 각종 해물을 넣고 우려낸 맑은 육수에 면을 넣어 끓이던 아내가 깊은 탄식을 내지릅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들여다본 냄비 안은 난감한 상황입니다. 맑아야 할 국물은 탁해졌고 면은 퉁퉁 불어 있습니다. 평소라면 미리 면을 삶아내고 찬물에 잘 씻은 후 끓는 육수에 넣었을 덴데, 그날따라 서두르다 실수를 한 것입니다. 그래도 먹을 만하다 위로하기는 했지만, 아내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밀가루가 사용되는 요리에서는 호화반응이란 것이 일어나는데, 이는 밀가루의 전분이 물을 흡수하고 가열되면서 걸쭉해지는 현상입니다. 전분의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면 마치 그물과 같은 형상으로, 이러한 구조는 물을 잘 빨아들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거기다 열까지 가해지면 흡수력은 더 커지면서 걸쭉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호화반응이 일어나면 단단했던 전분이...

    2021.05.28 03:00

  • [요리에 과학 한 스푼] 잘 변해야 맛있다
    잘 변해야 맛있다

    오늘 저녁 메뉴는 동태찌개입니다. 먼저 동태를 물에 씻고 비늘을 제거한 후 아가미와 배에 칼집을 넣어 내장을 제거합니다. 깔끔한 맛을 좋아하는 저는 특히 이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오늘은 참 운이 좋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알이 들어 있네요. 알을 잘 떼어내어 흐르는 물에 헹구고 찬물에 담가 놓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조리입니다. 저만의 비밀 레시피 양념으로 국물을 내고 4등분한 동태, 각종 야채, 그리고 깜짝 선물인 알을 넣고 팔팔 끓입니다. 그런데 아뿔싸!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알은 소금물에 담가 뒀어야 했는데, 그만 깜빡하고 말았습니다. 이대로도 괜찮기는 하지만, 더 훌륭한 요리가 될 기회를 놓쳤으니 아쉽기만 합니다.소금물에 알을 담가 두면 좀 더 탱글탱글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생선살과는 또 다른 느낌이니 요리의 입체감이 살아납니다. 알에는 단백질이 풍부합니다. 단백질은 소금과 만나면 그 구조가 조금 더 치밀해지고 단단해지는 경향이 있는...

    2021.04.30 03:00

  • [요리에 과학 한 스푼] 요리는 균형이다
    요리는 균형이다

    먹다 남은 음식을 냉장고에 넣다가 아내에게 핀잔을 들었습니다. “당신 과학자 맞아? 뚜껑은 덮어야지!”라고 말이죠. 사실 냉장고 안에서는 음식의 건조가 빨리 진행됩니다. 냉장고라는 밀폐된 공간은 낮은 온도로 인해 공기 부피가 줄어드는데, 그러면 내부 압력이 낮은 상태가 되고, 여기에 수분을 머금은 음식이 들어오면 증발이 쉽게 일어나게 됩니다. 압력이 낮아진 공기에는 수분이 증발해 들어갈 공간이 많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곡식 알갱이로 만드는 뻥튀기에도 이 원리가 이용됩니다. 밀폐된 용기 안에 알갱이를 넣고 가열한다고 갑자기 밸브를 열면 뜨거운 공기가 빠지면서 순간적으로 내부 압력이 낮아집니다. 그러면 알갱이로부터 수분 증발이 매우 활발해지고, 수분이 기체가 되면 엄청난 부피 팽창이 일어나기 때문에 ‘뻥’하면서 알갱이가 부풀어 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내부 압력을 낮추기 전에도 알갱이의 수분 증발은 계속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다만 용기 안에 증기가 많아지면 다시 이 증기가 수...

    2021.04.02 03:00

  • [요리에 과학 한 스푼] 때론 채움보단 비움
    때론 채움보단 비움

    아내가 낙지볶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까다롭게 고르고 골랐겠지만 아무래도 해산물이다 보니 스멀스멀 퍼지는 비린내는 어쩔 수 없습니다. 낙지를 다듬던 아내가 밀가루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합니다. 밀가루를 뿌리고 낙지를 다듬자 신기하게도 비린내가 사라집니다. 밀가루에는 눈에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구멍이 많이 존재합니다. 과학자들은 이를 다공질(多孔質) 구조라 하는데, 밀을 제분하고 건조하는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며 생긴 작은 구멍들입니다.이 다공질 구조는 낙지 표면의 수분을 흡수하고, 이때 트리메틸아민(TMA)과 같은 비린내의 원인 성분들 또한 함께 제거됩니다. 마치 깊은 함정에 빠진 것처럼 작은 구멍 안으로 들어간 해로운 성분들은 그 안에 갇혀 버립니다. 미세한 구멍들의 존재와 그 역할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 것은 16세기 현미경이 발명된 이후입니다. 과거에는 이 다공질 구조가 만들어내는 일들이 마치 신기한 마법과도 같았습니다. 약 24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다...

    2021.03.05 03:00

  • [요리에 과학 한 스푼] 미생물과 요리
    미생물과 요리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화덕에 넣고 구워야 할 신선한 밀가루 반죽을 그만 밤새 방치해두었습니다.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 자세히 들여다보니 신기한 일이 생겼습니다. 반죽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요리사는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반죽으로 빵을 한번 만들어보기로 했는데 그 결과는 대성공.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다양한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은 누군가 마치 마법을 부린 것 같았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빵이라 부르는 요리는 수천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 이렇게 탄생했습니다.그런데 이 마법사의 정체는 도무지 오리무중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너무 작았기 때문입니다. 17세기 현미경이 발명된 뒤 비로소 발견된 이 마법사를 우리는 미생물이라 부릅니다. 아주 작은 생물이란 뜻인데요. 곰팡이, 효모, 세균, 박테리아 등을 아우르는 용어입니다. 흙 한 줌을 쥐면 그 안에 미생물이 수십억마리나 있다고 하니, 사실 너무 작아서 그렇지...

    2021.01.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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