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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철의 나락 한 알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이름’을 생각한다
    ‘이름’을 생각한다

    성경에서 ‘이름 짓기’는 창조 행위의 일부로 신의 영역에 속한다. 하느님은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셨다”. 하느님은 이 ‘이름 짓기’에 사람을 초대한다. 하느님이 동물을 창조하면 사람은 그 이름을 지었다. 이름 짓기는 신성한 일이다. ‘모세’는 “내가 그를 물에서 건져 냈다”라는 뜻의 이름이다. 이름에 걸맞게 모세는 후일 자기 민족을 이집트 제국의 손아귀에서 ‘건져 내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출애굽’을 이끈 모세는 이름대로 살았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걸러냈다며 ‘처리수’라 부른다. 하지만 이 물은 처리되었어도 탄소14와 삼중수소, 스트론튬90과 세슘137 등이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오염수다. 걸러낸 것은 방사성 물질들이 아니라 물질들의 이름뿐이다. 우리나라도 일본 못지않다. 지난 9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위험 요소가 해소되지 않은 ‘신한울 1호기’ 운영을 조건부 승인했다. 가동이 지체되면 막대한 경제...

    2021.07.26 03:00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예언자, 김종철
    예언자,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선생의 1주기를 앞두고 선생의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를 다시 꺼내 보았다. ‘녹색평론 서문집’인 이 책에는 잡지를 발행했던 선생의 마음이 잘 녹아 있었다. 책머리에 선생은 자신의 글을 다시 읽다 받은 충격 두 가지를 언급한다. 첫째, “상식적이고, 현실주의적 생각”으로 일관한 자신의 글을 “이상주의적”이고 “근본주의적”으로 여기는 현실에서 받은 충격이다. 병은 뿌리를 뽑으라고 하면서 오늘의 총체적 위기를 산업 문명이라는 근원에서 접근하면 비현실적이라고 무시한다. 하지만 이런 ‘현실적’ 태도야말로 비현실적이 아닌가. 산업화 이후 불변의 상수로 군림해온 ‘성장’은 기후위기 시대에도 탄소중립의 확고한 동반자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 없는 성장은 없다’가 진실이니, 기후위기 대응에 성장을 근본 문제로 짚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진실과 상식을 거부하는 시대의 “근원적인 어둠”은 성장 비판을 비현실적이라며 외면한다. 보아도 보지...

    2021.06.28 03:00

  • [조현철의 나락 한 알]탄소중립, 공경과 겸손으로
    탄소중립, 공경과 겸손으로

    탄소중립에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의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정부 부처별 추진 전략이 나오고, 기업의 탄소중립 선언도 늘고 있다. 지난 4월 지구의날, 40개국 정상이 참여한 ‘기후정상회의’가 열렸다. 이틀 전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출범했고, 어제와 오늘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탄소중립에 추진 속도가 중요하다면, 추진 방향은 더욱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방향은 기술과 경제 일변도였다. 기술 혁신으로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발상에는 현재의 생활양식은 변함없이 유지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생활양식의 전면적 전환 없이 제한된 시간 내에 기술만으로 탄소중립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탄소중립은 감축 못지않게 시간과의 싸움이다. 며칠 전 기상청은 1.5도 상승까지 7~13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탄소중립을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의 반전 계기로 삼겠다는 발상에는 어쨌든 경제 성장은 포기할 수 없다는 ...

    2021.05.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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