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벼락과 함께 들녘에 홀로 우뚝 서 있는 큰 나무의 생존에 치명적인 위협이다. 몰려오는 큰 바람을 막을 수도, 피해 달아날 수도 없다. 버텨야 한다. 해마다 이즈음이면 태풍을 못 이겨 부러지거나 뿌리째 뽑힌 큰 나무 소식을 마주치게 된다.키가 크고 곧게 자라는 나무들은 바람에 맞서 싸우기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 자신의 몸을 바꾸어 왔다. 흔히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높이 솟아오른 키 큰 나무들로서는 그저 깊이 내린 뿌리만으로 큰 바람을 버티는 건 불가능하다. 오히려 깊게 내려야 할 뿌리를 옆으로 넓게 뻗는 게 바람을 버티는 데 더 효과적이다.우리나라에 100년쯤 전에 들여와 심어 키우는 낙우송이 그런 대표적인 나무다. 바람 아니라 해도 낙우송은 워낙 높이 솟아오르며 자라기 때문에 그저 깊은 뿌리만으로 지탱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보다는 뿌리를 옆으로 넓게 뻗는 게 높이 솟은 제 몸체를 버티는 데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
2022.09.06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