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곳은 어디라도 나무가 있다. 도시라고 다르지 않다. 번거롭고 복잡한 도시라 해도 크고 오래된 나무는 있다. 다만 많은 사람이 모여 살아야 하는 사정에 밀려 나무를 위한 자리가 넉넉히 마련되지 못해 존재감이 낮을 뿐이다.근대 개항의 중심 역할을 한 인천시 도심 한복판에서 8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가을이면 어김없이 형광빛 노란 단풍으로 화려하게 단장하는 한 그루의 융융한 은행나무는 그래서 더 없이 소중하다. 개항 초기뿐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중추 역할을 한 수도권 도시에서, 사람들이 나무의 넉넉한 자리를 지켜왔다는 점에서 나무의 소중함은 더 커진다. 이태 전인 202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가 그 나무다.나무 높이가 30m나 되는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는 뿌리 부분에서부터 줄기가 다섯 개로 고르게 갈라지면서 높지거니 솟아올랐다. 나뭇가지가 수양버들처럼 축축 늘어진 생김새도 여느 은행나무와는 사뭇 다르다. 나뭇가지가 펼친...
2023.10.30 2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