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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그 잔당들의 죄, 국민에게 고함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윤석열과 그 잔당들의 죄를 고합니다. 지금까지 윤석열은 취임 이후 국회가 의결한 법안에 대해 25번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지난 6월 22대 국회 출범 이후에도 11번의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없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건국 이후에 전혀 유례없던 상황입니다.윤석열은 자신과 부인 김건희를 둘러싼 각종 스캔들과 의혹을 덮기 위해 수차례 특별검사법을 거부하고,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는 등 정치와 국회를 마비시켰습니다. 새해 예산 처리에 앞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국회 시정연설에도 불참하는 등 대통령으로서 본질적 기능도 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은 급기야 민주화 이후 45년 만에 반헌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해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국정은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윤석열은 국정과 주정을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정권 실세는 윤석열과 관저에서 얼마나 술을 자주 마셨느냐로 결정됐다는 말이 공공연히... -
로테와의 ‘극단적 이별’은 이르다
로테는 과연 베르테르의 마음을 알아주긴 했을까. 그저 혼자서 “그녀의 검은 눈동자에 흠뻑 빠져들었던” 걸까.2016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정원에 괴테상이 세워졌다. 신격호 창업주(1922~2020)가 일본 유학 시절 읽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의 자전적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샤를로테에서 회사 이름을 따왔다는 건 널리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지난주 말 즈음해서 또 나돈 ‘유동성 위기설’로 홍역을 치렀다. 이를 롯데월드타워와 연결지어 ‘마천루의 저주’라고 일컫는 이들까지 보인다.며칠 전 이런 지라시가 롯데를 뒤흔들었다. ‘차입금 29조9000억원으로 그룹 유동성 위기’ ‘직원 50% 이상 감원 예상’ 따위다. 나아가 ‘12월 모라토리엄 선언’ ‘제2 대우그룹 공중분해’까지 갖다붙였다.롯데는 터무니없다고 펄쩍 뛴다. 급기야 지난 18일 “루머는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한 데 이어 21일 롯데그룹은 “총자산 139조원에 즉... -
“내 백성이? 아니, 왜?”
영화 <전,란>에서 차승원이 연기한 임금 선조는 나라나 백성보다 자신의 안위와 권력 유지에만 몰두하는 인물이다. 왜군이 쳐들어오자 도성을 버리고, 백성이 죽든 말든 나루터를 불태운다. 왕권이 위협받을까봐 의병장 김자령을 역모로 몰아 죽이고, 민생이 도탄에 빠져 있는데 궁의 재건에만 집착한다. 어리석고 무능한 데다 음흉하기까지 하다.영화 속 ‘분노 유발자’ 선조를 보며 오늘날을 떠올리게 된다. “다스리는 자들의 고달픈 숙명”을 말하는 선조에게서 힘든 상황들이 ‘업보’라는 권력자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그이는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도 했다. 백성들이 궁에 불을 질렀다는 소식을 들은 선조가 “내 백성이? 아니, 왜?”라고 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성난 민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권력자가 어디 선조뿐이겠나.이런 생각을 필자만 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한 친한동훈계 인사는 “선조가 도망갔을 때 분조를 만들어 지켰던 광해군처럼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분조’(分朝... -
삼성이 무너진다면
2016년 어느 날 한 시민단체로부터 북콘서트 사회를 봐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책 제목이 <삼성전자가 몰락해도 한국이 사는 길>이라고 했다. 저자는 박상인 서울대 교수다. 2016년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D램 반도체를 동시에 석권한 때다. 박 교수는 “삼성전자는 과연 10년 뒤 생존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지만 콘서트를 진행한 나도, 객석에 앉은 독자들도 ‘삼성의 몰락’이라는 단어가 현실감 있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당시 박 교수는 삼성의 최대 약점으로 지배구조를 들었다. 8년이 지난 지금. ‘삼성의 몰락’은 더 이상 이상하지 않다. AI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이어 메모리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8600억원으로 SK하이닉스(7조300억원)에 추월당했다.내부 전언을 들어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의 위기는 2016년 즈음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의사결정이 눈에 띄게 느려졌고, 혁신... -
강시정권인가, 각시정권인가
윤석열 정권은 사실상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았다. 악재는 악재로 덮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정난맥은 극에 달했다. 3류 정치 브로커라는 명태균씨는 대통령 부부의 치부를 연일 들춘다. 권위 잃은 대통령의 메시지는 헛웃음을 낳는다. 대통령이 그나마 성과로 내세웠던 체코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 계약은 절차가 보류됐다. 급기야 대통령의 공천개입 정황을 뒷받침하는 통화 육성까지 공개됐다. 내세울 성과는 없고, 방어해야 할 쟁점들은 날마다 쌓여간다. 이 정도면 통치불능 지경이다. 지지율 20%짜리 대통령에게 비상구는 없다. 화불단행(禍不單行·재앙이 겹쳐 옴)이라고, 비극의 덩어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통령이 자신의 처지를 모른 채 권력을 쥔 듯 행동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 특별감찰관을 모두 거부한 것이 그 증거다. 정치적으로 죽은 대통령이 아직 숨은 붙어 있는 집권여당 대표에게 군림하려는 것은 자신의 처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뒤늦게 제2부속실을 설치한다고 했는... -
고통을 들여다본다는 것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두고 백가쟁명으로 쏟아진 분석 중 공통의 단어 하나를 추리면 ‘고통’이다. 번역가 정은귀는 “한강은 응시하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그 시선이 머문 곳이 제주 4·3사건과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 가부장제 억압과 폭력에 놓인 여성들 고통이다.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 정인섭이 지난 15일 환경노동위 국감장에서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셀카를 찍었다는 기사를 읽을 때 떠오른 단어도 고통이다. 사망 노동자들과 동료, 유족들의 고통 말이다. 올해만 5명의 원·하청 노동자가 거제사업장에서 죽었다.“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소년이 온다> 중) 같은 문장은 한국의 여러 참사, 노동 현장 곳곳에도 적용할 수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라는 권위를 더한 한강이 한국 곳곳 사람들의 고통을 문학의 힘으로 널리 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사회 부문 기자들이 어제도 오늘도 기록한 도처의... -
‘5만전자’와 십상시, 그리고 뉴삼성의 딜레마
2009년 늦가을 마침내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해 삼성의 혼쭐을 빼놨다. 2010년엔 지펠 냉장고가 돌연 폭발해 사상 최대 21만대 리콜에 나섰다. 그즈음 반도체공장 산재를 다룬 ‘반올림’ 갈등도 불거졌다. 2년여 만에 다시 삼성을 맡았을 때는 불산가스 누출로 하청노동자가 숨졌다. 또 2년여 만에 돌아온 2016년엔 갤럭시노트7 폭발까지….모두 삼성 출입기자로서 겪은 일들이다. 돌이켜보니 삼성이랑 참 ‘연’이 질기다. 사실 삼성에 ‘위기’ 아니었던 적이 없다.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성패를 갈랐을 뿐.이건희 회장 생전인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이 연말에 사면복권을 단행했다. 곧 ‘떡값검사’ 뇌물공여 X파일 사건 등으로 물러난 이 회장의 경영복귀 신호였다. 시민사회의 비판이 들끓었다. 다만 난 좀 다른 판단을 내렸다. 그의 복귀는 일면 타당하다는 메시지를 냉정히 담았다. 이유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아니다. 바로 아이폰 3GS다.직전까지 LG 초콜릿폰과 함께 ... -
사람이 문제지, ‘용산’이 무슨 죄냐
가수 자이언티는 ‘양화대교’(2014년)에서 넉넉지 못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고 노래했다. 김건희 여사는 마포대교에서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며 자살예방을 위한 추가적인 개선을 지시했다. ‘센터 욕심’을 주체할 수 없었던 걸까. 애꿎은 건 ‘9·10 마포대교 시찰’ 이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국민의힘 공천 및 전당대회 개입 의혹 등 “김건희 세 글자로 해가 뜨고 지는 날”(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김 여사의 마포대교 사진은 ‘올해의 사진’이 될지도 모르겠다.‘윤석열 대통령 임기가 다음달이 돼야 딱 절반’이라길래 이 정권의 레거시(유산)는 무엇이 될까 생각해봤다. ‘바이든-날리면’, ‘59분 다변’과 격노, 먹방과 술…. 윤 대통령 개인 특성에서 비롯된 이미지가 우선 떠오르지만, 이대로 남은 임기를 보낸다면 마포대교 같은 ‘장소’가 레거시로 남을 수도 있다. 유력한 장소는 용산 대통령실·관저다. 소통과 ... -
피크 용산, 대통령의 가을
끝날 것 같지 않은 여름이었다. 10월이 되자마자 찬 바람이 훅 불어온다. 너무 오랜만의 찬 기운 때문일까. 살짝 닭살이 돋는다. 주섬주섬 옷깃을 여미는데 문득 드는 생각. ‘아, 곧 한 해가 가겠구나! 참, 패딩은 어디 뒀더라?’세상의 더위는 완연히 꺾였지만 용산의 권력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에 대해 24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날 저녁에는 한동훈 대표를 제외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 만찬을 하면서 재표결 표 단속에 나섰다. 같은 날 검찰은 김 여사가 명품가방을 수수한 데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준 사람은 끝까지 뇌물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끝내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2일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이다.윤 대통령은 2022년 5월10일 취임했다. 5년 임기를 일수로 계산하면 1826일이다. 지난 2일은 취임 876일이 되던 날이었다. 임기의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임기 5년의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의 힘이 가장 ... -
누구든 ‘치빠’만 잘하면 됩니까
“잘하는 사람은 치빠를 잘합니다.”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를 위한 이런 훈수들이 적잖다. “초기에 들어가 반짝 상승 때 털어야 한다”는 돌직구도 보인다. 우리 동네 한 카레집은 수완이 좋다. 알바생 말을 들어보니, 젊은 주인은 가게에 잘 나타나지도 않는다. 일은 거의 다 알바들 몫이다. 그런 가게를 몇개 굴리는 모양이다. 어떤 이는 파리바게뜨, 본죽 같은 체인점을 동시에 3~4개씩 총 20개 정도 운영한다고 한다. 그러다 권리금을 대부분 2배 받고 넘긴다고 자랑한다.그러나 대다수 현실은? 그 반대다. 집 근처에 유명한 베이커리집이 당분간 쉰다며 ‘영업중지’ 공고문을 붙였다. 옆에 제법 인기 있는 돈가스집은 아예 문을 닫고 말았다. 요즘 심한 곳은 한 집 건너 두 집에 폐업 딱지가 붙었다. 오죽하면 그나마 나은 자영업은 인테리어업이란 말까지 들릴까 싶다.자영업 위기가 심상찮다. 항간에 코로나 때보다 힘들다는데 괜한 곡소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