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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의 창]‘장한나의 예술의전당’을 위한 제언
    ‘장한나의 예술의전당’을 위한 제언

    예술의전당은 2028년 개관 40주년을 앞두고 있다. ‘제2의 개관’을 통해 단순한 공연전시장을 넘어 ‘K아트의 종가’로 거듭나야 할 변곡점이다. 젊은 첼로 거장이자 지휘자로서 신임 사장을 맡은 장한나의 과제가 막중하다. 연간 250만명이 7개의 공연장과 3개 전시장을 방문하는 대한민국 공연예술의 심장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첫 번째는 만성 적자를 타개할 재무구조 개선이다. 2024년 기준 결손금이 779억원에 달하며, 개관 이래 영업이익을 낸 해는 단 3년에 불과하다. 예술의전당은 안정적인 대관사업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빚에 쪼들리는 조직이 과감한 예술혁신에 투자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악순환을 끊으려면 무엇보다 현재 전체 수입의 2%에 불과한 기부금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세계음악분수광장을 비롯한 장소들과 디지털 공간에 기업의 명명권(命名權)을 부여하는 창의적인 파트너십을 제안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확대를 독려하려는 정...

    2026.05.14 20:22

  • [에디터의 창]반도체 성장 뒤 희생의 구조
    반도체 성장 뒤 희생의 구조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은, 노조의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에 주주들이 반발하고, 정부가 산업부 장관, 대통령 발언으로 사측 입장을 거들며 노조에 불리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노조가 말하는 성과급 액수가 보통 사람들의 정서와 동떨어져 있고, 협력업체 노동자에 대한 연대의식이 희박하다는 점에 문제가 있지만, 보상 체계의 투명성 제고는 어떤 노조든 제기할 수 있는 문제이다.주목할 점은 이번 논란에서 사측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은 것이다. 과거 초과이익 환수 논의에 삼성 총수였던 이건희가 ‘공산주의적’이라고 비판했던 것과 다르다. 그것은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일 것이다.미래세대를 위해 노조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앞장서서 내는 것은 정부와 언론, 시민들이다. 그것은 어느새 정부도, 언론도, 시민도 자본가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된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대자동차의 생산 로봇 아틀라스 도입 계획에 노조가 반발하자 시민들이 거의 일방적으로 노조를 나무란 ...

    2026.05.07 20:18

  • [에디터의 창]그 연봉에 무슨 파업씩이나?
    그 연봉에 무슨 파업씩이나?

    기업이 1000원을 벌었다면, 사장이나 임직원, 주주는 대체 어떻게 나눠 가져야 맞을까, 또 미래 투자용 재원은 얼마를 남겨야 할까. 여기에 정답이란 게 존재할 수 있을까.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을 보는 시선이 묘하다. ‘억대 연봉에 근무여건도 최고일 텐데, 굳이 파업까지?’라는 곱잖은 눈초리가 적잖다. 이에 언짢은 목소리들도 들린다. “하이닉스 수억원 성과급 받을 때는 ‘이공계가 살아야 한다’더니, 삼전 파업에는 욕만 달리네”…나는 솔직히 파업 그 자체보다는 세간에 이목이 쏠리는 몇가지 주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가 더 궁금하다.발단은 올 1분기 삼성전자(57조2000억원)와 SK하이닉스(37조6103억원)의 어마어마한 돈벌이다. 하이닉스 영업이익률은 무려 72%. 엔비디아(65%), TSMC(58%)조차 넘은 세계 신기록급이다. 모건스탠리는 내년에 두 기업의 영업이익을 무려 542조원까지 내다봤다. 이는 어지간한 유럽이나 중남미 국가의 국내총생산(GDP)마저 넘는...

    2026.04.30 20:05

  • [에디터의 창]‘딸깍, 노동’ 시대의 해일을 함께 헤쳐 나가려면
    ‘딸깍, 노동’ 시대의 해일을 함께 헤쳐 나가려면

    나는 운이 좋았다. 1990년대 초 고등학교 졸업 직전 대학입시를 한번에 끝낸 친구들이 향한 곳은 종로2가, 그렇지 못한 친구들이 향한 곳은 노량진이었다. 당시 종로2가엔 컴퓨터학원이, 노량진엔 재수학원이 많았다. 나는 종로2가 그룹에 속했다. 형편이 되는 집은 이미 컴퓨터를 들였던 시절이지만, 서울 변두리 우리 학교에서 집에 컴퓨터가 있는 애는 한 반에 한두명이나 됐을까.과거 타자학원이었다는 컴퓨터학원에 가서 4주 속성반에 등록했다. 강사는 자판부터 익히게 했다. 이어 MS-DOS의 기본 개념과 명령어를 가르쳤다. 그래픽 기반 운영체제인 ‘윈도우’가 이미 출시된 터라 MS-DOS에 관한 지식은 쓸모없게 됐지만, 키보드 활용 기술은 평생 써먹을 밑천이 됐다.2000년대 초 신문사에 입사한 뒤 알게 됐다. 원고지에 기사를 쓰던 시절 입사한 선배들도 나와 엇비슷한 시기 키보드를 익히고 컴퓨터를 배우느라 밤잠까지 줄여야 했다는 사실을. 신문사에 ‘문선’이니 ‘조판’이니 하는...

    2026.04.23 20:02

  • [에디터의 창]100년 전 봄날 덕수궁을 걷는다면
    100년 전 봄날 덕수궁을 걷는다면

    점심을 서둘러 마치고 정동길로 나섰다. 대한문 앞. 1000원 입장권을 끊고, 덕수궁으로 들어선다. 햇살이 따사롭다. 2주 전 만개했던 벚꽃은 흔적이 없지만, 진달래, 철쭉과 개나리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한없이 평화로운 2026년 4월 중순의 풍경이다. 궁내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산 뒤 석조전으로 향한다. 코끝으로 스며드는 구수한 향이 꽤 괜찮다. 봄에 취해서인가, 배롱나무 아래서 괜한 잡상 하나가 떠오른다. 고종도 커피를 좋아했다지. 100여년 전 커피를 궁내에서 음미하던 고종의 기분이 이랬을까.경향신문에서 정동길을 가로질러 덕수궁으로 가는 10분은 기억의 길이다. 아관파천의 현장이었던 구 러시아공사관, 유관순 열사가 수학했던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 을사늑약이 맺어지고 그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헤이그 특사를 파견했던 중명전을 지난다. 고종이 커피를 마셨다는 손탁호텔 터를 알리는 표지판도 이 길에 있다.석조전을 지나 돈덕전으로 향한다. 고종이 즉위 40주년...

    2026.04.16 20:11

  • [에디터의 창]이근안과 밀양, 용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근안과 밀양, 용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창동 감독의 2007년 영화 <밀양>은 용서에 관한 잔인한 이야기다. 어린 아들 준이를 유괴범에게 잃은 신애(전도연)는 슬픔을 견디기 위해 기독교에 의지한다.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는 성경 말씀에 따라 교도소로 유괴범을 찾아간다. 그런데, 유괴범은 평안한 얼굴로 말한다. “하나님이 이 죄 많은 놈에게 손 내밀어 주시고 그 앞에 엎드려 지은 죄를 회개하게 하고 제 죄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사죄는커녕 위로까지 건넨다. “요새는 기도로 눈 뜨고 기도로 눈 감습니다. 준이 어머니를 위해서도 항상 기도합니다. 죽을 때까지 할 겁니다. 이래 직접 만나고 보니 하나님이 역시 제 기도를 들어주시는 것 같습니다.”신애는 충격에 빠진다. “용서하고 싶어도 난 할 수가 없어요. 그 인간은 이미 용서를 받았다는데… 그래서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는데… 내가 그 인간을 용서하기도 전에 어떻게 하나님이 그 인간을 먼저 용서할 수 있어요?” 신애는 피해자인 자...

    2026.04.09 20:03

  • [에디터의 창]미국 패권 붕괴의 서막, 이란전쟁
    미국 패권 붕괴의 서막, 이란전쟁

    1956년 수에즈 운하 위기는 쇠퇴하던 패권국 영국이 몰락한 계기였다. 영국은 이집트의 운하 국유화 조치에 항공모함 6척을 동원해 이집트를 공격했다. 1주일이면 전쟁이 끝날 것 같았다. 하지만 이집트가 운하에 배들을 침몰시켜 석유 수송 길목을 차단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유가가 폭등하고 세계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떠오르던 강대국 미국은 영국을 비판했다. 영국이 유엔 제재를 받고 굴욕적으로 물러날 때쯤 영국의 패권은 증발해버렸다. 미국 역사학자 앨프리드 매코이는 블로그 톰디스패치에 쓴 ‘호르무즈 해협에서 제국의 몰락’이라는 글에서 70년 만의 기시감을 언급했다. 이번엔 미국의 패권국 지위가 추락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5주 가까이 이란 핵능력 제거, 체제 교체 등 애초 말했던 전쟁 목표 어느 것도 달성하지 못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의 안보우산을 뚫고 중동의 미 동맹국들을 공격했고, 석유 수송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함으로써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결국 트럼프는 ...

    2026.04.02 20:08

  • [에디터의 창]147달러의 추억과 ‘말통 패닉’을 넘어
    147달러의 추억과 ‘말통 패닉’을 넘어

    요 며칠 사이 화물운송인들 사이에 작은 소란이 일었다. ‘요소수 말통’이란 물건 때문이다. 화물운송인들이 주로 쓰는 20ℓ짜리 요소수 플라스틱 통인데, ‘생산금지’설이 한 촉매가 됐다. 갈등은 이 말통의 원료인 나프타 생산이 잘 안되니, 결국 요소수 가격도 오를 것이란 걱정에서 비롯했다. 이에 “유언비어 퍼뜨리는 거냐” “호들갑 떠는 애들 탓에 가격 뛴다”는 날 선 댓글들이 꼬리를 물었다.소비자들이 중동 사태로 무척 예민해져 있다. 2021년 문재인 정부 때 요소수 대란이 떠올라서다. 당시 중국산 요소수 수급 문제가 불거졌지만, 과도한 공포심이 값을 2~3배 이상 밀어올렸다. 특히 디젤승용차는 10ℓ 요소수로 1만㎞ 정도 운행이 가능해 1년에 2~3번만 넣으면 된다. 반면 1주일에도 몇통씩 써야 하는 화물차주들이 진짜 걱정이었다. 실력없던 정부가 소비층을 세심히 나눠 ‘각개격파’를 하지 못한 탓에 ‘패닉바잉’을 부추긴 꼴이다. 일반인들은 알 필요도 없는 화학원료 용어가...

    2026.03.26 20:07

  • [에디터의 창]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필요한 이유
    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필요한 이유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주된 관심은 서울시장, 경기지사 같은 광역단체장이나 포항시장, 목포시장, 서울 중구청장 같은 기초단체장 선거에 맞춰지고 지방의회 선거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편이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주요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지방의회는 지방자치와 분권을 실현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 장치다. 그 수도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기준 광역의원 872명, 기초의원 2988명으로 상당하다. 기초의원 선거는 선거구만 1000개가 넘는다.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올해로 9회째를 맞고 있지만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특히 지방의회의 대표성, 다양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지방의회의 90% 이상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점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 872석 중 862석을 거대양당이 가져갔다. 소수정당 당선자는 정의당 2명, 진보당 3명이 전부다. 기초의원 2988석 중 2819석을 거대양당이 차지했다. 기초의원 지역구 선거...

    2026.03.19 20:07

  • [에디터의 창]K팝 어디에도 혐오는 없다
    K팝 어디에도 혐오는 없다

    기적 같은 7-2 승리로 한국의 WBC 8강행이 확정된 날, 문보경 선수 사진을 자신의 SNS 스레드에 올린 A씨는 악플 테러를 당했다. 문보경 선수가 마지막 타석에서 고의로 삼진을 당한 것 아니냐며 대만인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몰려와 험담을 퍼부은 것이다. 당황한 그는 “왜 나한테 그러느냐”고 반박했지만 악플은 줄어들지 않았다. 곧 한국 누리꾼들이 참전했고, 댓글은 ‘혐한’과 ‘혐대만’의 대결로 바뀌었다. 일본, 중국, 동남아, 남미 등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도 가세하며 그의 SNS는 난장판이 됐다.이달 초 SNS에는 한국을 동남아 국가들이 ‘이지메’하는 밈들이 퍼졌다. 해시태그로는 시블링스(SEAblings)라는 단어가 붙었다. 시블링스는 동남아(SouthEast Asia)와 형제자매(siblings)를 합친 신조어로 동남아 형제자매라는 뜻이다.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 대학생 시위 때 필리핀, 태국 등의 지지자들이 배달앱인 그랩을 통해 먹을 것을 보...

    2026.03.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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