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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의 창]당원 주권이란 이름의 팬덤 동원 정치
    당원 주권이란 이름의 팬덤 동원 정치

    “1인1표가 시행됨으로써 당내 계파가 해체될 것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20 대 1에서 1 대 1로 조정하는 1인1표제가 통과되자 한 말이다. “당원이 공천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계파를 형성해서 공천에 대한 이익이나 기득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당원은 계파와 이해관계를 초월해서 합리적인 선택만 하는 절대적 존재란 말인가. 집권 1년도 안 돼 계파 간 권력투쟁이 본격화한 민주당 현실에 비춰보면 궤변에 가깝다.소위 당원 주권론이 유행이다. 정 대표는 권리당원 권한 강화 당헌·당규 개정안을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밀어붙였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추진하면서도 전 당원 투표를 거론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한동훈 전 대표를 축출한 후 전 당원 투표 카드를 꺼내 당내 반발을 진압했다. 자신 있으면 직을 걸고 당원 투표로 승부를 가르자고 위협했다.당원 주권이란 표현부터 부적절하다. 주권은 국가 의사를 결정하는 최고이자 절대적인 ...

    2026.02.12 20:01

  • [에디터의 창]새벽배송을 시켰더니 악마가 왔다
    새벽배송을 시켰더니 악마가 왔다

    2019년 미국 연수 1년간 체험한 ‘아마존’은 신세계였다. 배송에 일주일은 너끈히 걸리던 한적한 시골마을도 아마존프라임에 가입하면 2~3일 만에 상품이 척척 배달됐다. 반품정책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사유가 뭐든 포장해 동네 우체국에 내려놓으면 모든 상품이 반품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아마존프라임을 통해 영화 <기생충>을 무료로 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유통의 천국답다는 생각을 했다.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귀국하고 보니 우리나라에는 쿠팡이 있었다. 2주의 격리 기간 동안 쿠팡 덕을 많이 봤다. 무엇이든 신속하게 배달됐고, 반품도 쉬웠다. 와우멤버십에 가입하면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아마존과 너무나 닮은 꼴이길래 창업자가 누군가 찾아봤더니 김범석이라는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했다. 보나마나 아마존을 베껴온 것이겠지만 아무렴 어떠냐, 우리나라에도 쓸 만한 e커머스 하나가 생겼구나 싶었다.그래서일 거다. 쿠팡이 갖은 구설에 올라...

    2026.02.05 20:00

  • [에디터의 창]착한 사람, 좋은 사람…안성기라는 품격
    착한 사람, 좋은 사람…안성기라는 품격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안성기 배우가 1993년 12월 당시 다섯 살 아들에게 남겼다는 편지에 눈물을 찔끔했다. “항상 겸손하고 정직하며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 실패나 슬픔을 마음의 평화로 다스릴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 이 세상에서 참으로 바꿀 수 없이 필요한 것이라면 바로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평생 사생활 논란 한 번 없었던, 늘 한결같았던 그 다운 말이라고 심상하게 넘길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착한 사람’이란 말은 마음에 꽂혔다.착한 사람이라는 말이 칭찬으로 들리지 않는 세상이다. 착한 사람 하면 무능하고, 무력하고, 심심한 사람을 떠올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많은 어른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덕담을 건넨다. 좀 더 현실적인 사람이라면 ‘부자가 되라’거나 ‘공부 잘해라’를 말할지 모른다. 그런데 착한 사람이라니…<기쁜 우리 젊은 날>(1987) 속 주인공...

    2026.01.29 20:02

  • [에디터의 창]그럼에도 사형엔 반대한다
    그럼에도 사형엔 반대한다

    내란 우두머리죄 피고인 윤석열이 구속 취소로 풀려나 구치소 밖으로 나오며 웃었을 때, 나는 내 안에 숨은 살의(殺意)를 확인하고 놀랐다. 살면서 잘 느껴보지 못했던 격한 감정이었다. 지금도 그 장면이 나오면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특별검사가 윤석열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그의 얼굴에 비친 헛웃음을 보면서는 또 다른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윤석열은 자신의 ‘메시지성 계엄’ 궤변에 검사가 ‘상징적 사형 구형’으로 패러디한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전두환에 이어 30년 만에 같은 법정에서 되풀이된 전직 대통령 사형 구형이라는 역사적 장면을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인과응보 아니겠느냐’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사형 구형을 축하하며 ‘사형 선고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를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대한다.법리적으로는 검사의 사형 구형이 정당화될 수 있다. 형법에 사형이 형벌로 규정돼 있고, 내란 우두머...

    2026.01.22 19:49

  • [에디터의 창]‘노동해방 유토피아’ 막아설 T-1000의 도전
    ‘노동해방 유토피아’ 막아설 T-1000의 도전

    ‘미래를 사는 남자’ 일론 머스크가 최근 대담에 나와서 그랬다. ‘보편 기본소득(UBI)’을 넘어 ‘보편 고소득(UHI)’ 사회가 올 거라고. 그날이 오면, 저축도 필요 없고, 노동은 하고 싶은 사람만 하게 될 거라 했다. “마치 슈퍼에 가면 채소가 있는데, 키우는 게 좋아서 텃밭을 가꾸는 것처럼” 말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건 인공지능(AI)·휴머노이드란다.다가올 세상에선 휴머노이드가 같이 농구를 하고, 기타 합주를 하고, 쓰러지면 심폐소생술(CPR)까지도 해줄 것 같다. 나아가 소설가 토머스 모어가 <유토피아>(1515)에서 꺼낸 기본소득보다 높은 비현실적 이상사회,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세상’이 AI 덕에 열릴까. 솔직히 당장은 걱정이 더 앞선다.일단 회계사 같은 전문직은 물론 단순 노무직까지 AI에 밀려 뿌리째 흔들릴 지경이다. “4년이면 거의 모든 인간보다 낫고, 5년이면 비교 자체가 안 된다.” 머스크는 AI 의술을 치켜세우며 의대는 가지 말라고 ...

    2026.01.15 20:10

  • [에디터의 창]국민 통합, 인사를 넘어 정치 개혁으로
    국민 통합, 인사를 넘어 정치 개혁으로

    “내가 하고 있는 대통령이란 직책이, 직무가 어떤 것인지 자꾸 생각하게 된다. 생각의 결론은 그렇다.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다. 통합된 힘을 바탕으로 국가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최종 책임자가 대통령이라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2025년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내놓은 통합론이다. 일단은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인 이혜훈을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로 발탁한 배경을 설명한 것이지만 비상계엄 사태까지 일어날 정도로 분열된 나라에서 최고 권력을 잡고 두 번째 해를 맞는 대통령으로서의 고민이 분명히 읽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신년 인사회에서도 “생각의 차이가 극단적 대립으로 이어지는 사회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통합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고, 지난해 4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도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 통합의 책임을 완수하겠다”고 했다....

    2026.01.08 20:01

  • [에디터의 창]배신과 탕평, 해당(害黨)과 협치 사이
    배신과 탕평, 해당(害黨)과 협치 사이

    신문밥을 먹으면서 연초에 곤혹스러운 것 중의 하나가 인터뷰 대상자를 찾는 일이다. 신년에는 기획기사가 많은데 기획에 걸맞은 인물을 선정하는 게 쉽지 않다.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언론에 많이 노출되지 않은 새 얼굴을 찾고 싶지만, 그게 참 어렵다. 생각보다 대한민국은 인재풀이 넓지 않다. 인터뷰 대상자도 그런데 하물며 정부 요직은 더 그럴 것이다. 새해벽두 정치권의 ‘핫플레이스’는 단연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장이다. 보수정당 3선 의원이면서 현직 당협위원장이던 이혜훈 내정자가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자리에 기용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자기 출세를 위해 양심과 영혼을 팔았던 일제 부역행위와 다름없다”(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와 같은 극한 반응이 나오는 것은 야당이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를 방증한다.이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UCLA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경제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

    2026.01.01 20:24

  • [에디터의 창]음반 흉년의 시대, 명반의 귀환
    음반 흉년의 시대, 명반의 귀환

    2001년 개봉했던 김대승 감독의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는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었다. 주연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 비 오는 날 인우(이병헌)의 우산 속으로 파고든 태희(이은주), 쇼스타코비치를 배경음악 삼은 바닷가 왈츠 장면 등은 요즘 영화와 비교해도 촌스럽지 않다. 영화 속 동성애 코드도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다. “인생의 절벽 아래로 뛰어내린대도 그 아래는 끝이 아닐 거라고 당신이 말했었습니다. 다시 만나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마지막 대사는 이 영화만큼이나 생명력이 길다.그런데, 기자에게는 <번지점프를 하다>가 영화보다 주제곡으로 먼저 각인됐다. 예고편의 배경음악으로 깔린 ‘오 그대는 아름다운 여인’을 듣고, 이 영화는 꼭 극장에서 보리라 다짐했다. ‘퀸’의 프레디 머큐리 못지않은 가성으로 노래를 부른 이광조의 오리지널 버전을 좋아했는데, 영화 주제곡을 부른 김연...

    2025.12.25 21:48

  • [에디터의 창]‘시민 이재명’을 응원하며
    ‘시민 이재명’을 응원하며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손정의는 최근 대통령 이재명을 만나 금붕어와 인간의 비유를 들었다. 자신이 역대 대통령의 ‘IT 구루’였음을 과시하며 이재명에게는 초인공지능(ASI)만 기억하면 된다고 했다. 범용인공지능(AGI)을 넘어 “인간 지능보다 1만배 똑똑한 ASI”가 나오면 그것이 인간의 위치에 서고, 지금의 인간은 ASI의 반려동물 같은 존재가 될 거라는 얘기였다. 이재명의 반응은 “약간 걱정되는데요”였다. 좌중이 웃음을 터뜨렸고, 이재명은 질문을 이어갔다. “노벨 문학상까지 ASI가 석권하는 상황은 과연 올까요? 바람직하진 않은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손정의는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이때부터 대화가 비공개로 전환됐다.인간의 1만배 지능을 가진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당연히 좋은 것이라고 믿는 이 사업가의 말에 이재명이 보인 반응은 시민으로서 보인 상식적 반응이었다고 할 수 있다.보통 시민들은 이 대화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내가 만난 사람들은 대부...

    2025.12.18 20:10

  • [에디터의 창]폭주하는 것들은 이유가 있다
    폭주하는 것들은 이유가 있다

    여기는 맛난 음식과 상품, 놀거리 등 온갖 누릴 것들로 가득한 낙원 같은 곳이다. 풍요로운 내일로 향하는 특급열차 같다. 뭔가에 부딪히든, 속이 곪든, 아랑곳하지 않은 채 앞만 보고 달리기에 여념 없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것 같기도 하고, 멈추면 터지는 시한폭탄을 장착한 듯도 하다.마지막 칸엔 물류·배달 노동자가, 가운데엔 호사를 좇는 소비자들이, 맨 앞 칸엔 절대자가 자리했다. 영화 <설국열차>(2013)를 연상케 하는 쿠팡의 폭주 얘기다.“자신의 위치를 알라, 자기 위치를 지키라”는 총리 메이슨의 대사처럼, 각자 역할에만 충실하면 아무 문제 없이 잘 굴러갈까.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지만, ‘열차 밖은 위험해!’라며 쉽사리 나갈 엄두를 못 내는 게 우리 현실이다.쿠팡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와 대리점 배송기사 등 올해만 7명이 업무를 하다 숨졌다. 급기야 3370만명 회원들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까지 털렸다. 그런데도 제대로 된 사과나...

    2025.12.1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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