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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의 창]금거북이는 교육에 대한 모독이다
    금거북이는 교육에 대한 모독이다

    매관매직은 내란에 이어 튀어나온 또 다른 과거의 망령이다. 조선 후기에 특히 성행했는데, 국가 기강을 무너뜨리고 민중의 삶을 어렵게 한 폐단이라고 학창 시절 배웠다.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매관매직 논란이 가관이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윤석열 부인 김건희에게 장관급 위원장 자리를 얻기 위해 주었다는 금거북이 논란은 서희건설 회장 같은 사업가의 뇌물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이배용은 ‘조선 후기’를 연구한 역사학자이자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교육행정가이다. 그는 교육자의 대표로 3년 임기의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이 됐다. 존경받는 삶까지는 아니어도 비교육적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뭔가 아주 옛날에 있었던 일이 지금도 일어나다니 신기하다”고 하는 초등학생 아이를 보며 부모로서 느끼는 참담함이 이 정도이니, 교육 현장에서 매사에 조심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들이 느꼈을 모멸감을 짐작할 수 있다.후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낙점한 차정인 전 부산대 총...

    2025.09.04 22:03

  • [에디터의 창 ]국민의힘을 고쳐 쓸 수 있을까
    국민의힘을 고쳐 쓸 수 있을까

    알고 지내던 사람 중에 ‘저 양반 저렇게까지는 아니었는데 참 이상해졌네’라고 느끼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사례가 생긴다. 세월의 풍파를 겪으며 더 큰 포용력을 갖게 된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동굴로 들어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버린 사람도 있다. 소통은 불가능하고 그냥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도 불편하다. 이런 사람은 안 보면 그만이다. 그런데 제1야당이 이런 꼴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윤석열 친위 쿠데타 대응을 둘러싼 내분으로 당대표를 끌어내린 국민의힘이 8개월 만에 새 대표를 선출했다. 1.5선 장동혁 의원이 김문수 전 대선 후보를 꺾고 대표가 됐다. 직전 대선에 출마했던 후보가 패한 것도 이변이지만, 전당대회 과정에서 장 대표가 제시한 비전을 보면 더 놀랍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이 갈 길을 놓고 다툰 이번 전당대회에서 탄핵 찬성파 후보들은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장 대표는 김 전 후보보다 더 강경하게 ‘윤석열 어게인’을 외치는 강성 당원들에게 ...

    2025.08.28 21:13

  • [에디터의 창]그저 내어주지는 마시오! 되돌릴 수 없으니
    그저 내어주지는 마시오! 되돌릴 수 없으니

    8년 전쯤 한국 사회에는 낯선 단어가 대유행했다. 이름하여 ‘4차 산업혁명’. 정보기술(IT) 주도의 인터넷 같은 ‘3차 산업혁명’ 이후 애플 아이폰발 ‘스마트 혁명’과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등을 뭉뚱그린 낱말이었다. 전문가들은 물론 정책 당국자고, 언론이고 다들 4차 산업혁명을 입에 달고 다녔다.2017년 5월 어느 날 우린 <경향포럼> 준비차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로 달려갔다. 구글, 애플, 테슬라 같은 선구자들이 즐비한 현장에서 대체 4차 산업혁명이 뭔지, 그 단초라도 엿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거기서도 4차 산업혁명은 여전히 ‘봄날 아지랑이’처럼 보일 듯 말 듯 했다. 왜 그랬을까. 우리 렌즈가 비뚤어져 있었기 때문이다.거기선 누굴 만나든 줄곧 들리는 단어가 따로 있었다. 바로 ‘인공지능(AI)’이었다. 우린 그때까지도 그걸 그냥 4차 산업혁명의 한 부품 정도로 여겼다. 심지어 지금은 ‘AI의 본진’이 된 엔비디아 본사도 찾아갔지만, 그땐 실체를 ...

    2025.08.21 21:18

  • [에디터의 창 ]근로소득 1억원 비과세, 왜 못합니까
    근로소득 1억원 비과세, 왜 못합니까

    지인인 40대 교사 A씨는 부동산 공부에 열심이다. 직장인 30대 B씨는 가상자산 유튜브에 꽂혔다. 두 사람이 부동산과 가상자산에 진심인 이유는 같다. “일해서는 돈을 못 모으니까”다. 웬만큼 번다는 직장인도 생활비, 교육비, 대출금 등을 내고 나면 지갑은 텅 빈다. 한 푼이 아쉬운데 따박따박 떼어나간 세금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연말정산을 해도 돌려받는 게 얼마 없다. 상당 부분이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공제액이 줄었다. 프리랜서나 비정규직도 다르지 않다. 기타소득의 경비인정비율이 대폭 축소되면서 몇해 전보다 세금이 눈에 띄게 늘었다. 방송작가인 1인 가구 C씨는 “벼룩의 간 빼먹기”라고 표현했다.상장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논란을 보며 퍼뜩 드는 생각이 있다. ‘일하는 사람만 바보다’이다. 주식 한 종목당 50억원 미만만 갖고 있다면 얼마를 벌어도 한 푼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1억원을 벌어도, 10억원을 벌어도 세금은 0이다. 가상자산도 마찬가지다. 실거래가 12억원 이...

    2025.08.14 21:28

  • [에디터의 창]동아기획과 K팝
    동아기획과 K팝

    K팝 아이돌 그룹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김밥·컵라면·한옥 등 한국적 감성이 두세 꼬집 뿌려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인기를 보면서 격세지감이 들었다. 전 세계가 K컬처에 열광하는 시대고 맨 앞줄에 K팝이 있다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도 한국 대중음악은 울퉁불퉁한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예컨대 1970년대 군사정권은 검열 등으로 뮤지션들의 창작욕구를 억눌렀고, 모든 음반은 마지막 트랙으로 건전가요를 배치해야 했다. 창작의 자유가 어느 정도 보장된 뒤에는 히트곡 공식에 따른 공장형 음악이나, 미국과 일본의 대중가요를 표절한 노래들이 많이 나왔다. 저역과잉 등 밸런스가 틀어진 가요 음반들의 녹음은 깨끗한 음질의 팝 음반들과 대조됐다. 학창 시절 라디오를 듣고 용돈을 아껴가며 가요 테이프를 사 모았던 대중음악 애호가로서의 개인적 기억이다.척박하고 어쩌면 누추했던 시절이지만, 위안이 되는 존재는 있었다. 기자에...

    2025.08.07 20:52

  • [에디터의 창]신규 원전 짓겠다는 말 쉽게 하지 말라
    신규 원전 짓겠다는 말 쉽게 하지 말라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농부가 여름날 오후 5시 밭일을 하다가 온열질환으로 죽을 염려는 거의 없었다. 노동자가 맨홀 아래서 일하다 질식해서 죽는 경우도 흔치 않았다. 이제 그런 일이 여기저기서 일어난다. 폭염 시 안전수칙을 지켰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가 많았다. 유감스럽게도 그런 교훈은 사고가 난 후에야 얻게 된다. 분명한 건 예상치 못한 일들이 광범위하게 벌어진다는 점이다. 유례없는 폭염 환경 속에서 작업 안전수칙을 포함해 우리 삶 전반의 상식을 재점검해야 할 판이다.원전 안전도 그렇다. 경향신문 환경담당 기자들의 최근 보도(7월30일자 1면)를 보면 불길하다.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빠르게 오르면서 바닷물을 냉각수로 쓰는 원전 운전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설계 단계에 예상치 못한 요인으로 국내 24기 원자로 중 8기를 10년 안에 멈춰 세워야 할 수 있다. 유럽에선 이미 현실이 됐다. 프랑스의 원전이 몇년째 냉각수용 강물 온도 상승으로 여름철 가동이 중단됐다. ...

    2025.07.31 20:45

  • [에디터의 창]정의? 그 달달한 것에 대한 미련
    정의? 그 달달한 것에 대한 미련

    ‘검사니까, 정의를 원한다’는 우장훈의 객기에 건달 안상구 눈알이 희번덕인다. “시방, 무슨 뭐? 저기 존 웨인이다 이거여? 정의? 대한민국에 여적 그런 달달헌 것이 남아 있긴 한가?”(영화 <내부자들>)10년 아니, 사실 30년 ‘대장정’이 드디어 마무리 단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기필코 일단락되는 모양이다. 승부는 예상대로여서 다소 싱거웠다. 다만 그 과정은 썩 달달하지 못했다.그사이 강산이 3번, 한 세대가 바뀌었다. ‘애니콜’ 휴대폰을 내세우던 삼성전자는 우여곡절의 ‘갤럭시폰’에 이어 반도체·바이오 파운드리까지 왔다.2009년 삼성 담당기자 시절, 언론은 물론 증권가 애널리스트, 경제개혁연대 등 비판그룹 절대다수는 삼성의 승계구도에 일정한 그림을 그려놓고 있었다.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 회장의 지배권을 높이는 숙제는 차근차근 풀어갈 것으로 봤다. 삼성을 두번째 맡은 2013년, 불현듯 구조개편이 숨 가삐 돌아갔다. 삼성에...

    2025.07.24 21:41

  • [에디터의 창]실용 인사도 공정하고 상식에 맞아야 한다
    실용 인사도 공정하고 상식에 맞아야 한다

    “이 직업을 선택한 이후, 가장 자괴감이 든다. 부끄럽기도 하다. 후배들에게 그토록 강조했던 신념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민주당보좌진협의회 회장을 지낸 한 여당 인사가 최근 SNS에 올린 글이다. 보좌진에 대한 갑질 등이 드러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침묵해야 하는 처지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민보협 역대 회장단은 결국 강 후보자의 사과와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보좌진에게 변기 수리, 쓰레기 분리수거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실을 부인하다가 SNS 메시지가 공개되자 뒤늦게 사과하며 거짓 해명 비판까지 더해졌다. ‘사회적 약자 권익 보장’을 위한 적임자라는 대통령실의 지명 이유는 명분을 잃었다.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 불법 조기유학이 확인됐다. 이 후보자는 두 딸을 미국 버지니아주의 기숙형 사립학교에 유학시키며 매년 1억원 상당의 학비를 지출했다. 이 과정에서 초등학생...

    2025.07.17 20:59

  • [에디터의 창]정태춘·박은옥, 시대와의 화해
    정태춘·박은옥, 시대와의 화해

    젊었을 때는 귀에 꽂히는 노래들이 좋았다. 유행가 차트의 수위권을 장식했던 발라드곡들, 가수들이 핏대가 보이는 듯 절정의 고음을 뽐내는 노래들에 끌렸다. 그런데 30대에 접어들면서 이런 노래들이 부담스러워졌다. 직설적인 가사는 오글거리고, 한없이 올라가는 고음은 피곤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노랫말이 들려왔다. 시를 읊조리는 듯한 루시드 폴의 노래들, 에피톤 프로젝트의 낮은 목소리를 좋아하게 됐다.나이가 더 들어서는 정태춘·박은옥 선생의 노래가 다시 들렸다. 삶의 우수를 한웅큼 품은 듯한 노랫말과 목소리는 남다른 것이었다. 초중고 시절 처음 들었던 ‘시인의 마을’이나 ‘촛불’ 등은 다소 어두운 노래로 기억됐었다. 세상 어려움을 겪고, 삶의 무게를 느끼면서 노래의 깊은 뜻과 정서를 어렴풋이나마 알게 된 탓일까. 수집 차원에서 구매해뒀던 CD를 꺼냈고, 두 사람의 노래를 하나하나 곱씹으며 듣게 됐다.사실 정태춘 선생에 대한 기억이 유쾌한 것만은 아니었다. 대학 1학년 봄 축제...

    2025.07.03 21:16

  • [에디터의 창]AI 시대에는 기계를 돌보는 몸이 안전할까
    AI 시대에는 기계를 돌보는 몸이 안전할까

    헬멧 아래로 보이는 맑고 선한 눈, 약간 상기된 미소가 앞날에 대한 설렘과 희망을 머금은 청년 같다. 그래서 더 슬프다. 노동자 김충현이 마흔한 살 때인 2016년 태안화력발전소의 공작기계 담당으로 입사한 것을 기념해 스스로 찍은 사진이다.그 후로 9년, 김충현이 속한 회사는 8번 바뀌었다. 회사가 2년 이상 근무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하지만 그것을 회피하려 한 사정과 관계있다. 그는 불공정한 다단계 하청 구조의 가장 아래에서 일하다 지난 2일 기계에 끼여 숨졌다. 같은 발전소에서 20대 김용균이 숨진 지 6년이 지났지만 일터 안전에서 근본적으로 개선된 것이 없었다.김충현은 재하청 노동자이면서 이른바 ‘전환’(에너지 전환을 뜻한다) 대상 산업 종사자였다. 재하청은 일 시키는 사람은 있어도 안전을 책임질 사람은 없다는 뜻이고, 전환은 일자리가 곧 사라진다는 뜻이다.김충현과 김용균이 위험한 작업 환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2025.06.2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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