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는 죽음 직전에 시를 썼다. 스스로를 아테네의 쇠파리라고 부를 정도로 논리적인 변증술로 사람들의 무지를 일깨워 주는 것을 사명으로 삼은 사람이 시를 쓴 것이다. 사형이 집행되는 날, 소크라테스를 따르던 많은 사람들과 가족이 찾아오는데, 이때 있었던 마지막 대화에서 케베스는 이솝의 우화를 시로 쓴 적이 있는지 묻는다. 이에 소크라테스는 자기가 꾼 꿈들이 시를 지으라고 명한 듯해서 “신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시를 썼다고 대답해 준다. 물론 소크라테스는 “철학은 가장 위대한 시가”로 덧붙이지만 죽음 직전에 시를 썼다는 <파이돈>에 등장하는 이 일화는, 아테네 시민들을 말(로고스)로써 성가시게 하던 소크라테스의 또 다른 내면을 보여준다.소크라테스는 재판에서 시인들이 “모종의 본성에 따라서” 시를 지을 뿐이지 지혜가 있어서는 아니라는 의견을 피력했는데 결국 그 자신도 시의 힘을 어쩌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사람을 이성이나 정신으로만 환원할 수 없음을 죽음 앞에서 ...
2024.05.26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