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기록의 기억] (124) 하남 동사지(桐寺址) 오층석탑](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4/05/23/l_2024052401000699900070593.jpg)
통일신라 후기에 창건한 큰 절이 석탑만 남기고 모습을 감췄다. 이 절에 관한 문헌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 1988년에 동국대학교 조사단이 경기 하남시 춘궁동에 위치한 오층석탑 지역을 발굴하면서 ‘동사(桐寺)’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가 나오기 전까지 이곳이 절터인 줄 아무도 몰랐다. 함께 발견된 주춧돌들 배열로 미루어 당대 최대 규모의 사찰인 것만 추정됐다.기와에 찍혀 있는 ‘동사(桐寺)’는 ‘불국사(佛國寺)’, ‘갑사(甲寺)’ 같은 절 이름으로 동사가 위치했던 하남은 한강 유역을 차지하려던 고구려, 백제, 신라의 전략적 요충지다. 지금은 고속도로 방음벽에 시야가 막혀 절터가 보이지 않지만 한강을 띠처럼 두른 명당자리다. 조선 왕의 유사시 피난처인 남한산성도 근처에 있다. 가상의 역사를 써본다.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에 고립된 왕을 구하기 위해 동사의 승병들이 전투를 벌였지만 패하고 청나라 군대가 불을 질러 석탑만 남기고 절이 전소, 그 흔적조차 사라졌다...
2024.05.23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