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그저 사고였을 뿐>(It Was Just An Accident)은 단순한 영화가 아니다. 20년간 영화 제작 금지와 출국 금지 처분을 받은 감독이 비밀리에 촬영한 이 작품은, 과거 정치범으로 수감됐던 다섯 명이 자신들을 고문한 남자와 우연히 마주치며 벌어지는 복수극이다. 하지만 파나히 감독은 복수가 아닌 용서, 증오가 아닌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정권이 무너질 때 폭력은 끝날 것인가, 아니면 폭력의 악순환을 멈출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인가?”파나히 감독은 단순히 현재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성찰을 요구한다. 그에게 영화 만들기는 정치적 저항이 아닌 인권의 실천이다. 칸 영화제 수상 소감에서 그는 “아무도 우리에게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3년 전 이란에서 시작된 ‘여성, 생명, 자유’ 운동은 히잡 강제 착용에 저항하며 폭발...
2025.11.11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