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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칼럼] 유럽의 사례로 본 차별금지법
    유럽의 사례로 본 차별금지법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탑승 시위를 보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한국에서 차별금지법은 2007년 처음 발의된 이후 일곱 차례 법안 제정을 시도했으나 연거푸 실패해 왔다. 현 21대 국회에서도 총 4건의 차별금지법이 발의됐지만 심사조차 되지 않았다. 한국의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는 성적 지향, 동성애 등의 지엽적인 문제에 갇혀 해당 법의 진정한 효과인 평등권에 대한 관심은 점차 사라진 채 표류하고 있다. 계속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은 대체 왜 필요한 것일까? 앞서 차별금지법을 도입한 유럽의 사례가 그 이유를 보여준다. 우선, 유럽 국가들의 차별금지법은 차별의 정의와 범위를 규정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영국의 포괄적 차별금지법인 평등법은 차별의 의도성을 바탕으로 직접차별·간접차별을 분류하고, 차별금지에 해당하는 여러 영역(예: 여성, 노인, 장애)의 정체성이 결합된 사람이 차별을 받았을 때, 각각의 사유를 입증하지 않아도 차별받은 ...

    2022.04.27 03:00

  • [국제칼럼] 이슬람 단식월 ‘라마단’ 의미
    이슬람 단식월 ‘라마단’ 의미

    올해 4월2일부터 5월1일까지 한 달 동안 세계 무슬림들은 단식월을 맞이했다. 한국은 4월3일부터 시작되었다. 이슬람력 9월인 ‘라마단’은 아랍어로 뜨거운 열기를 뜻하는 ‘람다’라는 명사에서 유래되었다. 아랍어로 열두 달의 명칭은 그 달의 열기를 고려해 정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슬람력은 매년 11일 정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라마단을 맞이하는 절기는 해마다 달라져, 어떤 해의 라마단 달은 여름이 되기도 하고, 어떤 해에는 겨울에 라마단 달을 맞이하기도 한다. “라마단 달은 쿠란이 내려진 달이라. 쿠란은 인류를 위한 길잡이이자 분명한 증거로서, 길잡이인 동시에 옳고 그름의 기준이라”(쿠란 제2장 185절). 쿠란이 현세의 하늘로 계시된 달이 바로 라마단 달이기 때문에 무슬림들에게 라마단 달은 성스러운 달이라 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킹 사우드대에서 쿠란 주석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한 한국인 무슬림 김은수씨는 다음과 같이 무슬림에게 단식의 의미를 전했다. “당연히 여겼...

    2022.04.13 03:00

  • [국제칼럼] 여성 리더 바로 세우기
    여성 리더 바로 세우기

    지난해 스웨덴에서 첫 여성 총리가 선출되면서 북유럽 4개국(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은 여성 총리 시대를 맞았다. 지난해 10월 노르웨이의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가 퇴임하면서 모든 북유럽 국가들의 총리가 여성인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여성 정치인의 약진이 도드라졌던 2021년은 북유럽 정치에 있어 의미 있는 한 해였다. 여성의 높은 노동시장 참여율과 성평등한 문화로 잘 알려져 있는 스웨덴의 국가 이미지와 달리 스웨덴의 여성 총리 배출은 다소 늦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북유럽 국가들은 지금까지 여성이 총리직에 오른 적이 두 번 이상 있지만, 스웨덴은 여성 총리 선출에 계속 실패했다. 따라서 이번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 선출은 스웨덴의 마지막 남은 유리천장 깨기에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안데르손 총리는 내각을 남녀 동수에 가깝게 구성하고 최초로 트랜스젠더 여성을 교육장관에 지명하는 등 정치 영역에서의 또 다른 유리천장인 젠더 다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2022.03.30 03:00

  • [국제칼럼] 아프간에도 봄은 오는가
    아프간에도 봄은 오는가

    2022년 3월21일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의 정도가 같다는 춘분이다. 아프가니스탄, 이란, 중앙아시아 등지에서는 춘분을 기점으로 나우루즈(아프가니스탄), 노루즈(이란)로 부르는 새해를 맞이한다. 전 세계에서 약 3억명의 사람들이 나우루즈 명절을 즐기며, 가족과 지역 공동체 내에서 다채로운 행사와 축하의 시간을 보낸다.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나우루즈는 이를 즐기고 기념하는 다양한 지역만큼이나, 이름의 발음에 따라 다양한 표기로 등재되어 있다. 이란을 중심으로 시도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는 총 12개국이 참여하였으며, 합의에 따라 등재국의 명단을 알파벳순으로 표기하였다. 이에 ‘나우루즈, 노브루즈, 노우루즈, 노우루즈, 나우루즈, 나우르즈, 노루즈, 누루즈, 나브루즈, 네브루즈, 노우루즈, 나브루즈’라는 명칭으로 함께 등록되어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새해를 나우루즈(Nawrouz), ‘새로운 날’이라 부른다. 나우루즈는 조로아...

    2022.03.16 03:00

  • [국제칼럼] 주목할 ‘유럽의 주4일제 실험’
    주목할 ‘유럽의 주4일제 실험’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며 높은 노동시간으로 인한 역기능(산재, 노동자 건강권 침해)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노동시간 단축 논의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대선을 앞두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각각 주4일, 주4.5일 근무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주4일제에 대해 시기상조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말하며 정책 도입을 반대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기술 발전으로 인한 노동시간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이 논의를 반기는 입장도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비대면 근무 및 노동시간 유연화의 가능성을 확인한 기업 및 정부가 주4일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전, 아이슬란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전체 노동인구의 1%인 2500여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노동시간 단축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노동자 대부분이 생산성을 유지했으며, 노동자의 건강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스웨덴에서도...

    2022.03.02 03:00

  • [국제칼럼]고령화 위기 맞은 ‘젊은 중동’
    고령화 위기 맞은 ‘젊은 중동’

    중동, 북아프리카(MENA) 지역은 높은 출산율로 인해 ‘젊은 중동’으로 인식되어 왔다. 낮은 취업률과 불평등한 계급 문제 등으로 인한 젊은층에서의 불만이 ‘아랍의 봄’이라 불리는 대규모 시위의 주요 배경 중 하나였을 정도로, 젊은층의 많은 인구가 사회적 문제의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최근 일부 중동 지역의 인구 고령화,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중동, 북아프리카 국가들 중에서는 이집트의 인구가 가장 많고, 터키와 이란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집트의 경우 고령 인구도 많지만, 안정적인 출산율로 인구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인구가 사회적 고민거리이다.문제는 터키와 이란이다. 터키는 중위 연령 32.2세, 이란은 31.7세로 두 국가 모두 세계 중위 연령 평균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터키의 경우 인구가 8400만명 이상이지만, 2010년대 이후 사망률과 출생률이 동시에 떨어지면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20...

    2022.02.16 03:00

  • [국제칼럼]‘라테파파’ 다시 보기
    ‘라테파파’ 다시 보기

    스웨덴에 살면서 한국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스웨덴에는 정말 라테파파가 많나요?”였다. 스웨덴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단어지만, 해외 및 국내 언론들은 한 손에 라테를 들고, 다른 손으로 유아차를 끌며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육아휴직 중인 스웨덴 아버지들을 묘사하는 단어로 라테파파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스웨덴이 부모의 동등한 육아휴직 사용을 독려하는 제도를 잘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1995년부터 각 부모가 육아휴직의 일정 기간을 무조건 사용해야 하는 부모 할당제를 두면서 아버지들의 육아휴직 사용비율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스웨덴의 육아휴직 제도는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성평등한 육아휴직 사용의 모범사례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스웨덴 사회보험감독위원회는 아버지의 육아휴직 사용에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1994년부터 2017년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아버지들을 대상으로 자녀의 출생 이후 첫 2년...

    2022.01.26 03:00

  • [국제칼럼]기후위기로 몸살 앓는 중동
    기후위기로 몸살 앓는 중동

    2021년 11월, ‘세상의 반’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 이란의 이스파한에서 수만명이 참가한 시위가 연속적으로 일어났다. 이스파한 도시를 가로지르며 시민들에게 풍요로운 전경을 선사하고, 식수와 농수로 사용되던 자얀데 루드강은 강바닥이 갈라져 있을 정도로 말라있었다. 바로 그 마른 강바닥에 모여 수천명의 시위대가 정부를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었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이유는 다름 아닌 ‘물 부족’ 사태 때문이었다. 2021년 7월 이란 남부 지역인 후제스탄주는 최악의 가뭄을 경험하였다. 몇 주 동안의 물 부족 현상으로 후제스탄 지역의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다. 이란 보안군은 실탄을 쏘며 시위대를 진압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시민들은 분노했다. 아랍 소수민족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후제스탄 지역은 이란 농업생산의 중심지이자, 석유와 가스 매장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미흡한 이란 정부의 대응으로 발생한 환경 피해와 홍수의 ...

    2022.01.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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