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국제칼럼
  • [국제칼럼] 이스라엘의 프라이드 퍼레이드
    이스라엘의 프라이드 퍼레이드

    세계 일부 지역에서 매년 6월은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라 불리며,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상기시키는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진다. 성소수자들의 인권 문제는 전 지구적으로 문제시되고 있지만, 특히 중동 국가들에서 성소수자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억압이 가장 심각하다고 여겨진다. 일부 중동, 이슬람 국가에서는 동성애가 처벌 조항에 명시되어 있거나 동성 간 성관계가 문화적 논쟁을 넘어 최대 사형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예멘 등 샤리아(이슬람법) 혹은 샤리아에 토대를 둔 형법에 따라 동성과 성교한 이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국가 대다수가 이슬람 문화권에 속한다. 이라크는 요르단, 바레인과 함께 중동에서 동성애를 범죄화하지 않은 아랍 국가 중 하나였지만, 2022년 7월 동성애를 전면 금지하는 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중동 국가들 중 유일하게 성소수자들에 대한 권익이 보호되어 왔다. 이스라엘은 중동 지...

    2023.07.05 03:00

  • [국제칼럼] 노동개혁? 스웨덴에서 배워라
    노동개혁? 스웨덴에서 배워라

    최근 한국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와의 사회적 대화를 중단하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사회적 대화를 유지해온 한국노총이 이런 결정을 내린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달 30일과 31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농성장에서 벌어진 경찰의 강경 진압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불참의 근본 원인은 윤석열 정부의 노조 때리기, 노동자들의 이익을 제쳐두고 추진해온 노동개혁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와 노조 사이의 적대 관계가 굳어지면서 사회적 대화의 부재가 이어질 듯하다. 스웨덴은 평화로운 노사관계와 건강한 사회적 대화의 모델로 알려져 있다. 1938년 살트셰바덴 협약 이후, 스웨덴 노사관계의 기본 원칙은 정부가 노사문제에 최소한으로 개입하면서 법과 제도를 통해 노사 간 대화가 활발히 진행되도록 지원하는 것이었다. 중앙교섭 단체인 노조와 사용자 단체는 이 공간에서 자유롭게 사회적 대화로 이익을 조정할 수 있었다. 1980년대 이후 중앙단위의 단체교섭이 산별·작업장별...

    2023.06.21 03:00

  • [국제칼럼] 레바논, 달러화 통용의 그늘
    레바논, 달러화 통용의 그늘

    레바논 베이루트의 5월은 무척 아름다웠다. 지리적으로는 중동과 지중해가 만나고, 문명적으로는 페니키아 문명부터 로마·오스만 제국과 프랑스 문화의 영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적 경관들이 공존했다. 아름다운 해변에서 담소를 나누는 히잡을 쓴 여성들 옆으로 브라톱을 입은 여성들이 자유롭게 조깅하는 모습이 평화로운 경관을 보여주었다. 베이루트 거리마다 선명한 색들의 꽃나무가 즐비했고, 달콤한 재스민 향이 거리 곳곳을 메웠다. 하지만 그 진한 꽃향기 사이로 쓰레기와 오물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의회 주변 거리의 거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고, 2020년 베이루트항 폭발 사고로 파손된 건물들이 방치돼 있었다. 하루에도 3~4차례 짧은 정전은 계속됐다.베이루트 시내에 있는 환전소에서 100달러를 내밀었더니 레바논 화폐 한 뭉치를 건네주었다. 1달러는 레바논 리라 9만3000파운드에 달했다. 국제사회에서 레바논 화폐단위를 파운드로 부르고 있으나 레바논 사람들은 ‘리라’라고 한다. ...

    2023.06.07 03:00

  • [국제칼럼] 나이 차별금지…한국과 다른 EU
    나이 차별금지…한국과 다른 EU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7개월 된 딸을 유아차에 싣고 지하철 내 유아차 공간에 탄 적이 있다. 아이가 ‘아아’ 소리를 내자 나와 아내는 바로 ‘쉿!’ 하며 아이의 행동을 제지했다. 그러자 아주머니 두 분이 우리 가족을 향해 다 들릴 정도의 큰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요즘 애 데리고 지하철을 타. 우리 OO이는 저런 거 보면 애 안 낳겠다고 해.” 그동안 아이와 함께 해외에 거주하며 대중교통 이용에 아무 문제가 없었던 우리 부부는 마치 아이를 데려오면 안 되는 곳에 데려간 몰상식한 부부가 되었다. 이 경험은 최근 우리나라의 ‘노키즈존’ 논쟁과 묘하게 겹쳐졌다. 노키즈존을 둘러싼 논쟁에선 업주의 자유와 아동 차별, 두 가지 논리가 강하게 충돌한다. 영업의 자유는 헌법에서 보장한 직업 선택의 자유, 재산권 보장을 근거로 내세울 수 있다. 아동 차별의 경우, 헌법의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조항으로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노키즈존 논쟁에서 아동 차별 ...

    2023.05.24 03:00

  • [국제칼럼] 위협받는 수단 여성 혁명
    위협받는 수단 여성 혁명

    2019년 우연히 인터넷에서 한 장의 인상적인 사진을 보게 되었다. 흰옷을 입고 베일을 쓴 한 젊은 여성이 자동차 위에 올라가 손을 높이 들고 노래하듯 연설하는 모습이었다. 그 이미지는 몇 개월째 시민 불복종운동과 시위가 계속됐던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서 찍힌 사진이었다. 이 한 장의 사진과 영상으로 대학생 알라 살라는 수단 혁명의 상징이 되었고,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알라 살라는 “총알은 죽이지 않는다. 사람들을 죽이는 것은 바로 침묵”이라며 수단 민중들의 동참을 촉구했고, 이 구호는 수단 혁명을 이끈 상징이 됐다. 수단은 조혼, 여성 할례 등 여성 인권에 있어 악명 높은 국가였다. 30년간 수단을 제왕적 권력으로 통치했던 오마르 알바시르는 특히 여성억압정책을 펼쳐왔다. 알바시르 정권 아래에서 이슬람법인 샤리아는 국민들을 억압하는 법으로 악용됐다. 1991년 제정된 국가 공공도덕법에 의해 여성들은 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됐다. 아버지나 남성 보호자의 허락...

    2023.05.10 03:00

  • [국제칼럼] 새 아동노동, 어린이 유튜버
    새 아동노동, 어린이 유튜버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유튜브 채널의 인기가 상당하다. 우리나라 교육부와 직업능력개발원이 조사한 ‘2022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에 따르면 유튜버를 비롯한 크리에이터가 초등학생들의 희망 직업 3위에 올랐다고 한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고 이를 활용한 콘텐츠에 자주 노출된 현세대 어린이들에게 유튜버라는 직업은 선망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동시에 어린이 유튜버·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한 착취, 열악한 노동환경, 보호장치 미비 등 어두운 면도 드러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속 어린이들은 대체로 즐겁고 행복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콘텐츠가 부모가 만들어놓은 상황에서 아이들의 행동과 반응을 살펴보는 내용이기에 촬영이라는 틀 안에서 아이들의 자율성, 주도성을 침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또한 촬영 과정에서 조회수, 구독자수에 관심을 두는 어른의 연출이 가미되어, 특정 방향으로 아이의 행동을 유도하게 되면서 놀이가 아니라 강제노동의 영역으로 전환된다는 지적도 ...

    2023.04.26 03:00

  • [국제칼럼]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전적으로 외교 관계 복원을 선언했다. 2016년 외교 관계를 단절한 지 7년 만이다. 수니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가 자국 내 유력한 시아파 성직자인 니므르 알니므르(Nimr al-Nimr)를 포함해 무려 47명의 시아파 성직자들을 처형하면서 갈등이 시작되었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 두 국가는 오랜 기간 늘 삐걱거려 왔다. 이후 이란의 일부 강경파 시아 무슬림들이 이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을 두 차례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에 두 국가 간 국교 단절이 선언되었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중동 내 시아파 벨트의 세력을 과시한다는 점에서 이란을 강력히 견제하는 상황이었다. 이 여파는 이후 이란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카타르와 다른 걸프 국가들 사이의 단교 사태로 번지게 되었다.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 시도는 최근 몇년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2021년 9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

    2023.04.12 03:00

  • [국제칼럼] 노동시간, 나홀로 역주행
    노동시간, 나홀로 역주행

    최근 정부가 발표한 ‘주 69시간 노동 유연화’는 단단히 꼬인 실타래 같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알기 어렵고, 다른 국가들이 추진해온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방향과는 사뭇 달라 정부의 해명을 들을수록 혼란스럽기만 하다. 유럽에서 노동시간 유연화는 오래전부터 논의되어왔고 대부분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이 아닌 단축시키는 데 방점을 두고 도입되었다. 특히 20세기 후반을 지나면서 대량생산체제 기반 산업구조가 서비스화, 디지털화 등으로 재편되었고, 이는 장시간 노동과 높은 노동생산성이라는 오랜 신화를 무너뜨리는 출발점이 되었다. 뒤이어 장시간 노동이 노동자의 건강 상태를 악화시키고, 산재 발생 확률을 높이며, 직업 만족도, 직무 몰입, 일·생활 균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가 다수 발표되었다. 2021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가 발표한 연구는 주 55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이 약 74만5000명의 노동자를 뇌졸중과 심장질환으로 사망하게 만들었다고 주장...

    2023.03.29 03:00

  • [국제칼럼] 괴물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괴물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잠잠해지던 이란 사회는 3월에 다시 큰 충격에 빠졌다. 바로 여학생들과 여대생을 대상으로 독성 가스 공격이 전국 각 지역에서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이란 인권 활동가들’(HRAI)은 7000명 넘는 학생들이 이 테러로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범죄가 이미 5개월가량 지속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이란의 성스러운 도시 곰(Qom)의 한 음악전문 학교에서 18명 여학생들의 불명의 중독으로 독가스 공격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초기 대처를 들여다보면 어이가 없다. 정부 당국은 이 사건을 사회 질서에 혼란을 주기 위한 ‘괴담’으로 여기거나 관련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의 늑장 대응을 비판한 언론인들과 개혁 성향 인사들을 조사했다. 그러던 사이, 5개월여 동안 정체불명의 화학 가스는 여학생들의 생명을 위협했다.이란 국영 미디어들은 이 사건을 다루면서, 사회적 불안을 지속시켜 ‘신...

    2023.03.15 03:00

  • [국제칼럼] ‘플랫폼 노동자성’ 인정한 EU
    ‘플랫폼 노동자성’ 인정한 EU

    지난 2월2일 유럽연합 의회는 유럽연합 권역 내 플랫폼 노동자들을 자영업자가 아니라 노동자로 인정하는 지침안을 의결했다. 플랫폼 노동이라는 형태가 등장한 후, 유럽연합 내 국가들은 자신들의 법 체계와 기존의 노동시장 관습으로 플랫폼 노동자들의 지위와 정체성을 규정하려 시도했다. 독일의 경우 노동자, 유사노동자, 자영업자 등의 범주 안에 플랫폼 노동자들을 포함시켜보려 했으나 플랫폼 기업의 모호한 역할, 종사자들의 비종속성 등으로 인해 플랫폼 노동자들을 범주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프랑스는 ‘엘 콤리 법(the El Khomri law)’을 통해 플랫폼 노동자를 자영업자로 보고, 이들에게 적용되는 특정한 권리들을 규정하여 이들을 보호하고자 선제적인 대응을 했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 법원은 플랫폼 노동자들을 노동자로 분류하여 노동법과 사회보장법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판결을 내리고 있어 노동자의 지위 설정에 있어 엇박자가 생기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작년 5월 ‘라이더 법(...

    2023.03.01 03:00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