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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의 좋은 정부 만들기
  • 전체 기사 48
  • [김태일의 좋은 정부만들기] 국가는 내 돈을 어떻게 쓸까
    국가는 내 돈을 어떻게 쓸까

    재정을 전공하는 학자로서 신기하면서 또 의아한 것 중 하나는 많은 사람이 나라 살림에 별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른다는 점이다. 자기 차에 휘발유 채울 때는 리터당 몇십 원 차이에도 예민해져서 가장 싼 곳을 찾아 헤맨다. 편의점에서 캔맥주 살 때 낱개 대신 네 개 한 묶음으로 사면 500원이 싸서 항상 네 개 단위로 구매한다. 개인적인 지출은 작은 액수라도 꼼꼼히 따지면서, 나랏돈은 뭉텅이로 떼어져도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 이해는 된다. 비록 내가 낸 세금도 국가 재정의 일부를 이뤘겠지만, 그 양은 태산 중의 티끌일 터라 내 지분이 있다는 인식보다는 그저 남의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남의 돈, 그것도 주인 없는 돈이라 여겨지니 이렇게 한 덩어리, 저렇게 또 한 덩어리, 뭉텅뭉텅 떨어져 나가도 그런가 보다 할 뿐이다. 아깝기보다는 나도 어찌 끼어볼까 하는 마음이 먼저 든다. 그러나 국가 재정의 쓰임새는 내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2주 전...

    2022.09.16 03:00

  • [김태일의 좋은 정부 만들기] 제대로 된 재정준칙을 바라며
    제대로 된 재정준칙을 바라며

    트로이 전쟁을 마친 오디세우스는 귀향길에 세이렌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해협을 통과하면서, 자신의 몸을 배의 기둥에 묶어버렸다. 그렇지 않으면 노래의 유혹을 못 이겨 바닷속으로 뛰어들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오디세우스는 의지박약한 인물일까 아니면 현명한 사람일까. 그는 아킬레스와 함께 무력으로 이름 높은 용장이자, 트로이 목마라는 계략을 제시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지장이다. 그래서 제약을 가하지 않으면 자신을 파멸로 이끌 선택을 할 것을 알았기에 미리 자신을 구속한 것이다. 재정준칙이라는 제도가 있다. 정부 재정 운용에 미리 제약을 가하는 것이다. 가령 국가채무 비율은 60%를 넘기지 못한다, 매년의 재정수지 적자는 3%를 넘지 못한다는 식으로 못 박아 두는 것이다. 경제학은 선택지 많을 때가 적을 때보다, 제약 없을 때가 있을 때보다 효용을 높인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왜 정부 재정 운용에는 미리 제약을 가해서 선택지를 줄일까. 경기 상황에 따라 세금이 많이 걷히는 해도...

    2022.08.12 03:00

  • [김태일의 좋은 정부 만들기] 공공성이냐 기업성이냐, 공기업의 딜레마
    공공성이냐 기업성이냐, 공기업의 딜레마

    매년 6월 중순이 되면 공기업 종사자들의 신경이 곤두선다. 6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의 어느 날, 공기업 경영평가 결과가 발표되고 이에 따라 임직원 성과급 액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경영평가 결과는 S부터 E까지 6개 등급으로 제시된다. 올해는 36개 공기업 중 동서발전이 최우수등급인 S를 받았으며 절반인 18개 공기업이 C 이하 등급을 받았다. C 이하 등급을 받은 공기업의 면면을 보자. 작년에 엄청난 적자를 봤고, 그래서 최근 요금인상으로 논란이 되었던 한국전력은 C를 받았다. 작년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로 물의를 빚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D를 받았다. 그리고 작년과 올해 초 열차탈선사고가 발생한 코레일은 유일하게 최하등급인 E를 받았다.민간기업의 경영성과는 시장에서 판가름 난다. 수익을 많이 내면 성과가 좋은 것이고 반대면 나쁜 것이다. 별도의 평가를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왜 공기업은 별도로 경영성과를 평가해야 할까? 시장에서 올리는 수익만으로 성과를 판단...

    2022.07.08 03:00

  • [김태일의 좋은 정부 만들기] 지역 새 일꾼들을 격려합니다
    지역 새 일꾼들을 격려합니다

    “여러분 혹시 커피와 정치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한번 중독되면 끊기 어렵다, 빠지면 빠질수록 돈도 축나고 몸도 축난다, 내용물보다 잔의 화려함에 끌리기도 한다, 거품이 많을수록 커피 양은 적다, 다수가 좋아하는 커피가 꼭 좋은 커피는 아니다. 제 원래 공약은 명품 커피 잔처럼 화려하고 달콤합니다. 하지만 전 그 공약들을 지킬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킬 수 있는 공약만 말씀드릴까 합니다. 제가 만약 시장이 되면 봄마다 보도블록 교체 안 하겠습니다. 쓸데없는 다리 안 놓겠습니다. 정치 비자금 안 만들겠습니다. 여러분이 내신 세금 저 위해 한 푼도 안 쓰겠습니다. 인사 청탁 안 받겠습니다. 이권이 개입된 그 어떤 시정도 안 펼치겠습니다. 안 하겠다고 한 건 반드시 안 하겠습니다.”10여년 전의 TV 드라마 <시티홀>, 시장실 방문 손님의 커피 타는 게 업무였던 말단 공무원 신미래의 시장 출마 연설문 일부이다. 드라마 속 가상도시인 인주시에서 발생하...

    2022.06.03 03:00

  • [김태일의 좋은 정부 만들기] 교육감 출마선언문
    교육감 출마선언문

    존경하는 학부모님,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저는 대한민국 학생들에게 세계 최고의 공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교육감에 출마합니다. 돈키호테 같다고요? 허튼소리가 아닙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초·중·고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초·중·고 학생 1인당 공교육비를 발표합니다. 가장 최근 통계는 2018년 것입니다. 한국은 1인당 GDP 대비로는 1위이며 절대액으로는 8위입니다. 그런데 2위부터 8위까지는 격차가 작습니다. 한국의 1인당 공교육비는 매년 10%씩 늘어 OECD 국가 중 가장 증가율이 높습니다. 그래서 2022년 시점이면 절대액으로도 한국이 2위일 것이고 조만간 1위가 될 것입니다. 학부모 여러분 놀라셨습니까? 우리의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상상이 안 되겠지요. 지금 자녀가 처한 교육현실을 보더라도 믿기지 않겠지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재정은 세계 최고로 투입됩니다. 제공되는 교육의 질...

    2022.04.29 03:00

  • [김태일의 좋은 정부만들기] 태평성대를 꿈꾸며
    태평성대를 꿈꾸며

    태평성대의 대명사인 고대 중국 요순시대의 요임금이 백성들의 생활상을 살피려고 평민으로 꾸미고 민정 시찰에 나섰다. 큰 사거리에 이르러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었다. “우리 백성들이 살아감은 그분의 은덕 아님이 없네/ 깨닫지도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임금님의 법도를 따르네.”동행한 신하가 요임금을 바라보니, 요임금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으나 뭔가 미진한 듯 보였다. 계속 길을 걷다가 이번에는 장년의 남자가 그늘에 앉아 부르는 노래를 들었다.“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잠잔다/ 우물 파서 마시고, 밭 갈아 먹으니/ 임금의 힘이 내게 무엇 있으리오.” 이 노래를 듣고서야 비로소 요임금은 완전히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상반되는 두 노랫말은 정부 역할에 대해 유용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행정학 수업 때 두 노랫말을 칠판에 적어 놓고는 바람직한 정부 역할에 대해 토론해 보라고 했다. 학생 A가 두 번째 노랫말을 거론하...

    2022.03.25 03:00

  • [김태일의 좋은 정부 만들기] 정부 돈 가장 많이 따낸 기업은 어디?
    정부 돈 가장 많이 따낸 기업은 어디?

    지난 5년간 정부를 상대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기업은 어디일까? 명색이 재정을 연구하는 학자이지만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이 질문이 미국에 대한 것이면 쉽게 답할 수 있다. 정답은 록히드 마틴이다. 록히드 마틴은 세계적인 방산업체로 군용기와 미사일 등을 만든다. 내가 특별히 방위산업 전문가라서 아는 게 아니다. 누구든지 인터넷에서 ‘미국정부지출’(USAspending.gov)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쉽게 검색할 수 있다.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미국 정부가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돈을 쓰는지 상세하게 알 수 있다. 정부 어느 부처가 언제 무엇을 누구에게서 얼마어치 구매했는지, 연구·개발(R&D) 예산은 어느 대학과 연구소에 얼마가 뭘 연구하기 위해 지급되었는지, 어떤 민간단체가 어디로부터 무슨 명목으로 얼마나 지원받았는지 등 온갖 지출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다. 내가 유학 시절 다니던 대학교는 얼마나 지원받는지 호기심에 학교명을 검색하니 바로 나왔다. 요새 이 사이...

    2022.02.18 03:00

  • [김태일의 좋은 정부 만들기] 표 계산에 묻힌 “연금개혁 하겠습니다”
    표 계산에 묻힌 “연금개혁 하겠습니다”

    한국행정학회와 한국정책학회는 요즘 대선 토론회를 진행 중이다. 매주 여야 대선 후보를 초청해서 토론회를 하고, 분야별로 차기 정부가 해야 할 일에 관한 세미나를 열고 있다. 여기서 차기 정부의 복지·재정 분야 과제 1순위로 꼽힌 것이 연금개혁이었다. 명색이 행정과 정책을 연구하는 학자 집단에서 지목한 것이니, 연금개혁이 차기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임은 틀림없을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복지정책은 기본적으로 빈곤에 대처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압도적인 1위라는 것, 그리고 그 이유가 공적연금이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요즘 여기저기에서 나랏빚 걱정 많이 하는 것은 현재의 빚이 많아서가 아니라, 미래의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 같아서이고, 이는 주로 공적연금 빚 때문이라는 것도 제법 알려진 일이다. 게다가 공적연금은 노후소득 보장의 기본수단이건만 국민의 신뢰는 바닥을 긴다. 국민 다수는...

    2022.0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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