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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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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내면이 단단한 어른, 몸만 큰 어린아이
    내면이 단단한 어른, 몸만 큰 어린아이

    올해 초 ‘제1회 미래와 인구전략 포럼’에서는 만 18세 이상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완전한 성인임을 자각하는 정도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그 결과 성인기를 코앞에 둔 18세의 경우 10%, 법적으로 완벽한 성인인 20세와 25세의 경우 각각 24%와 35%만이 자신이 성인임을 완벽하게 자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더욱 놀라운 것은 30세가 되어서도 그 비율이 56%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법적 성인으로 인정받고 10년이 지나도 절반에 달하는 이들이 스스로가 성인이라고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미 육체적으로는 충분히 성숙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토록 많은 이들이 스스로가 아직 ‘덜 자란’ 상태라고 여기는 것인가.인간의 성장 과정은 연속적이나, 발달은 단계적이다. 시간이 지나면 어린아이의 몸은 시나브로 어른의 몸으로 바뀌지만, 그 내면까지 저절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어린아이가 어른으로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과도기를 ...

    2023.07.06 03:00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자연에서 우리가 읽어내야 하는 것들
    자연에서 우리가 읽어내야 하는 것들

    대개 이름은 그 대상의 특성을 반영해 지어진다. 하지만 종종 오해나 실수로 인해 본질과는 무관하거나 혹은 전혀 반대의 이름을 얻고는 그대로 굳어진 경우도 있는데, 바로 무화과(無花果)가 대표적이다. 무화과의 이름은 ‘꽃이 없이 열리는 열매’라는 뜻을 담고 있지만, 실상 무화과는 꽃이 없는 식물이 아니다. 무화과의 꽃은 꽃받침이 크게 자라나 꽃의 나머지 부분을 모두 감싼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우리가 무화과 열매라고 생각하는 그 부위 자체가 실상은 꽃인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저 꽃이 특이하게 생겼다고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그 꽃이 구조상 폐쇄된 상태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보통 식물은 움직일 수 없기에, 곤충이나 새, 바람의 힘을 빌려 꽃가루받이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닫힌 구조는 꽃가루 전달에 불리하다. 게다가 무화과는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식물이라 유능한 꽃가루 전달자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조합하자면, 무화과에...

    2023.06.08 03:00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느끼는 맛과 배우는 맛으로 영그는 것
    느끼는 맛과 배우는 맛으로 영그는 것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의 식습관을 두고 벌어지는 밥상머리 다툼은 일상적이다. 더 먹이려는 엄마와 안 먹으려는 아이, 먹지 못하게 말리는 아빠와 기를 쓰고 좋아하는 먹거리를 쟁취하려는 자식의 힘겨루기는 흔한 일이다. 왜 먹는다는 단순한 행위가 이토록 복잡한 걸까.동물들은 타고난 맛 감각에 따라 특정 먹이를 선호하거나 피한다. 고양이는 단맛을 느끼지 못하기에 단것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며, 판다는 곰의 일종이면서도 감칠맛을 느끼는 감각을 잃어버려 고기 대신 대나무만을 먹는다. 하지만 사람의 경우, 맛이란 본능이 차지하는 중요성만큼이나 문화적 특성도 중요하다. 사람은 식재료를 그대로 먹기보다는 이를 가열하고 양념하고 발효시켜 다양한 맛과 풍미를 더해 즐기는 문화를 발달시키는 과정에서 선천적으로 ‘느끼는’ 맛을 넘어 후천적으로 ‘배우는’ 맛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저마다 처한 환경과 경험이 다르기에 ‘배운 맛’에 대한 선호도는 다양하게 나타나며, 본능적 선호도...

    2023.05.11 03:00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더 이상 술취한 원숭이로 남을 수는 없다
    더 이상 술취한 원숭이로 남을 수는 없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술을 찾는다. 기분이 좋아서 혹은 기분이 나빠서, 별일이 있어서 혹은 아무 일도 없어서라며 술잔을 기울인다. 예부터 술은 경사와 애사, 길사와 흉사에 모두 빠지지 않았으며, 희로애락의 순간에 함께하곤 했다. 인류가 언제부터 술을 빚어 마시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꽤나 오래전의 일임은 확실하다. 이란과 중국의 유적지에서는 술의 성분이 남아 있는 7000년 전의 항아리 파편이 발견되기도 했고, 더운 지방에서도 당분이 풍부한 야자나무의 수액을 발효시킨 알코올 음료를 5000년 넘게 마셔왔다는 증거가 남아 있다. 또한 고대 피라미드 건설 노동자들이 맥주를 노동주 삼아 마셨다는 파피루스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술을 마시는 행위는 많은 문화권에서 줄잡아 수천년간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미국의 생물학자 로버트 더들리 교수는 인류의 음주 역사는 이보다 훨씬 길어, 어쩌면 인류의 역사보다 오래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

    2023.04.13 03:00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인간과 비인간
    인간과 비인간

    권위에 복종하고 책임을 분산시킬 때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 짓까지 할 수 있는지를 알리는 유명한 실험이 있다. 바로 스탠리 밀그램의 ‘전기 충격 실험’이다. 나치의 충실한 부역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던 밀그램은 평범한 관료의 표상처럼 보이는 아이히만이 어떻게 수백만명의 목숨을 빼앗는 잔인한 짓을 할 수 있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이 실험을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저자 브라이언 헤어는 자신의 책에서 인간의 잔인성을 촉발하는 다른 원인을 밝혀낸 심리학자 앨버트 밴듀라를 소개한다. 밴듀라의 실험 방식 자체는 밀그램의 그것과 거의 비슷했다. 피험자들은 감독관이 되어 학생(사실은 고용된 연기자들)이 시험에서 오답을 말할 때마다 그의 학습 태도를 개선하기 위해 전기 충격을 주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감독관은 해당 학생들에게 줄 전기 충격의 강도(1~10 사이)를 결정할 수 있었다. 오답을 말한 학생에게 가할 전기 충격의 강도를 ...

    2023.03.16 03:00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택배 상자와 면역계의 공통점은?
    택배 상자와 면역계의 공통점은?

    작년 한 해 동안만, 우리 가족들에게는 총 3차례의 코로나19 비상 상황이 지나갔다. 패턴은 늘 똑같았다. 가족 중 한 명이 임상 증상을 느낀 뒤 양성으로 확정되고 격리에 들어가면, 며칠 후 자가격리 중인 나머지 가족들에게서도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만, 늘 그 확산의 고리는 가족의 절반 언저리에서 멈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세부 양상은 매번 달랐다. 백신의 접종 유무, 접촉의 빈도, 성별과 연령과 기존의 감염 여부 등 그 어떤 조건과도 뚜렷한 연관성을 파악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만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는 게 아닌 듯하다.현대사회에서는 정보의 발견과 축적도 빠르지만, 그 정보의 전달과 확산 속도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빨라서, 거의 매일같이 코로나19 감염에 연관된 소식들이 업데이트된다. 그런데 연령, 성별, 혈액형 등에 따른 코로나19 감염의 취약성, 단기적인 증상과 장기적인 후유증의 특징과 정도, 재감염의 빈도 및 마스크의 유용성 등에 대해 지역과 ...

    2023.02.16 03:00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더 지속 가능하게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더 지속 가능하게

    더 건강하고 안정된 생태계를 위해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건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다다년생 작물의 개발 및 육종이하나의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겠다쟁기를 매단 소가 힘차게 나아가자 겨우내 굳어있던 흙이 부스러지며 그 속으로 푸슬푸슬 공기가 들어간다. 충분히 물을 댄 논에 어린 모가 열맞춰 심어진다. 여름내 햇빛을 듬뿍 머금고 무성하게 자라난 벼는 가을 햇빛이 여물자 누런 이삭을 달고 고개를 숙인다. 황금색을 넘실거리는 그 풍경은 보는 이의 마음조차 너그럽게 한다. 그 풍성한 기억 때문일까, 벼를 베어내고 남은 황량한 들판조차도 그리 쓸쓸해보이지 않는다. 해가 지나고 봄이 오면 멈춰있는 것만 같던 그 땅에 다시 공기와 물이 들어가고 모가 자라 벼가 되고 풍성한 낟알이 영글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년 반복되는 이 과정에서 모종의 불안감을 느낀 이들이 있다. 이들이 느끼는 불안감의 기원은 이 완벽해보이는 과정이 매년 한 번의 완결된 사이...

    2023.01.19 03:00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good old days
    good old days

    초등학생 쌍둥이 아이들의 하교 시간이 평소보다 늦다. 전화를 걸었지만, 공허한 연결음만 지속될 뿐 응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눈길에 넘어지기라도 했나,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하교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돌아온 아이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넘친다. 펑펑 내리는 눈이 반가워 하굣길에 친구들과 눈밭에서 뛰어다녔다고 한다. 너무 신나게 노느라 휴대전화 소리도 듣지 못한 채 말이다. 지저분해진 아이들의 신발을 정리하고 젖은 장갑을 빨래통에 넣은 뒤 생각해보니 예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하굣길에 집에 바로 가기보다는 친구들과 골목을 다니며 놀다가 저녁밥 때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가는 일이 흔했던 그 시절. 휴대전화도 CCTV도 없던 시절이지만, 그 시절에는 그렇게 놀다가 늦게 들어와도 걱정하는 집이 많지 않았다. 오랜만에 옛 친구와 통화하며 낮에 있던 일을 이야기하다 문득 이런 말이 나왔다. “그땐 지금만큼 세상이 흉흉하진 않았잖아.” 전화를 끊고 나...

    2022.12.22 03:00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불운이 불행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한 노력들
    불운이 불행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한 노력들

    1744년, 스코틀랜드의 목사였던 알렉산더 웹스터와 로버트 윌리스에게는 고민이 있었다. 그것은 안타깝게 먼저 떠난 동료 목사들의 가족들 생계에 대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목사들은 그다지 부유한 편이 아니었고 여성의 사회적 참여도가 매우 제한되던 시기였기에,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로 한 집안의 가장인 목사가 하늘의 부름을 받게 되면, 남은 가족들의 삶은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가장을 잃은 목사의 가족들에게 최소한 삶의 안정성을 보장해주려면 기금이 필요했다. 이들의 주장은 매우 이상적이었고, 방식도 합리적이었으나, 여전히 현실적 문제가 남아 있었다. 남은 가족에게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주려면, 다달이 얼마나 기금에 적립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였다. 불입금이 너무 높으면 당장의 생활이 어려워지니 가입률이 떨어질 테고, 너무 낮으면 나중에 돌려받는 돈도 보잘것없을 테니 기금의 취지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다. 도대체 얼마를 적립해야 가장 적절할 것인가. 현...

    2022.11.24 03:00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의도는 없어도 의미는 생긴다
    의도는 없어도 의미는 생긴다

    1859년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이 처음 세상 빛을 보았을 때, 누군가는 그 주장에 열렬히 옹호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이들은 그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것을 넘어 무시하고 반박하고 때로는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흔히 다윈의 진화론을 둘러싼 대립은 과학계와 종교계의 대립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과학자들이라 해도 다윈이 찾아낸 방식에 모두 동조한 건 아니었다. 마이바트도 그중 하나였다. 한때 다윈의 지지자로 스스로를 칭했던 마이바트는 1871년에는 다윈의 책에서 단어 하나만 교묘하게 바꾼 책인 <종의 기원에 대하여>(On the Genesis of Species)를 통해 다윈의 진화론을 공격한다. 다윈 진화론의 골자는 생물체에 일어나는 다양한 변이들 중에는 생물체의 생존율과 번식률을 아주 약간이나마 높이는 것들이 있을 수 있고, 이런 형질들이 세대를 걸쳐 누적되면서 생물체의 진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2022.10.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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