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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미국 올인이 가져올 리스크
    미국 올인이 가져올 리스크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한국 교육 찬양론자였다. 그는 대통령직에 있을 때 교육열과 교사에 대한 존경심 등을 예로 들며 여러 차례 한국 교육을 극찬했다. 오바마의 칭찬을 들으면서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난다. 딱히 창의적이지 않은 입시교육, 교과 내용을 달달 외우는 암기식 교육인 한국 교육을 부럽다고 하니 말이다.트럼프 행정부의 부통령인 J D 밴스는 오하이오주의 쇠락한 제조업 도시 미들타운 출신이다. 그가 쓴 자전적 에세이 <힐빌리의 노래>는 지역사회의 총체적 붕괴에 대한 이야기다. 일자리 소멸도 문제지만, 공교육 시스템도 훼손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딱히 창의적인 인재는 아닐지라도, 규범적 교양인을 만들어내는 데는 장점을 가진 한국 교육을 부러워했을 수도 있었겠구나 싶었다.논란의 인물인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 테슬라로 돌아갈 모양이다. 두꺼운 ‘벽돌책’인 머스크의 자서전을 읽었다. 자서전에서 그려진 머스크는 혁신가...

    2025.05.08 20:45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주주들에게 받은 돈은 공돈이 아니다
    주주들에게 받은 돈은 공돈이 아니다

    상법 개정 논란을 매개로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지배구조는 기업에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지배주주, 소액주주, 경영진, 채권자, 노동자 등의 역학관계를 총칭하는 단어이다. 기업이 사업에 자원을 배분하고, 영업활동을 하고, 벌어들인 이익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이 지배구조에 영향을 받는다.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중요한 특징은 ‘오너’로 불리는 지배주주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장된 회사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오너라는 개념이 희박하다. 미국은 뱅가드와 블랙록 등과 같은 펀드회사들이 주요 기업의 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테슬라와 아마존 정도가 예외적으로 오너의 영향력이 큰 회사들이다.자본주의 역사가 긴 미국에서는 업력이 오래된 기업들은 상속세를 납부하면서 창업자 일가의 지분율이 자연스럽게 낮아졌고, 대중화된 간접투자를 통한 펀드자본주의의 강화로 기업의 의사결...

    2025.04.03 21:00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사이클도 없는 내수의 구조적 침체가 걱정이다
    사이클도 없는 내수의 구조적 침체가 걱정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낮췄다. 아울러 한국은행 총재는 ‘1%대의 성장이 한국 경제의 실력’이라고 말했다. 1%대 성장은 낯설다. 2023년에 한국 경제는 처음으로 1%대 성장률을 경험했다. 2023년 1.4% 성장,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1960년대 이후로 보면 역대 다섯 번째로 낮은 성장률이었다. 2023년보다 낮은 성장률이 과거 네 차례 있었으니, 당연히 역대 최악의 경기침체는 아니었다. 언뜻 떠올려봐도 대기업과 은행이 대거 파산하면서 실업자가 쏟아져 나왔던 IMF 외환위기 때가 요즘보다 훨씬 어려웠다.저성장은 어느 정도는 적응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두 가지 점이 걱정이다. 먼저 한국 경제의 복원력이 역대 최악의 수준까지 악화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GDP 성장률에는 기본적으로 ‘기저효과’가 작동한다. 전년과 비교한 당해년의 경제규모 변화를 측정하기 때문이다. 2023년의 1%대 성장률은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

    2025.02.27 21:18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미국 우선주의와 금융시장에 쌓이는 불안
    미국 우선주의와 금융시장에 쌓이는 불안

    2016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힐러리를 누르고 당선이 확실해질 무렵 애플의 CEO 팀 쿡은 회사 인트라넷에 서한을 올렸다. “동료 여러분, 저는 오늘 많은 분들로부터 대통령 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너무나 다른 두 후보자가 이번 선거에서 대등한 표를 얻었습니다. 여러분이 선거에 대해 격한 감정을 품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중략) 향후의 불확실성에 대한 논의가 오늘 있었지만 다양성을 추구하는 애플의 목표에 변화가 없음을 확인시켜드립니다. (중략) 동료들이 불안감을 느낀다면 그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실 것을 권합니다. 앞으로 나아갑시다. 다 함께!”팀 쿡은 당시 공개적으로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고, 미국 서부의 실리콘밸리는 전통적인 민주당의 텃밭이기도 했다. 팀 쿡의 서한에는 트럼프라는 문제적 인물이 백악관에 입성하는 데 따른 당혹감이 묻어나 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빅테크 기업인은 온라인 지불 시스템인 ‘페...

    2025.01.23 21:17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세계화의 손익 변화와 그 불만
    세계화의 손익 변화와 그 불만

    경제가 정치를 규정한다는 기계적 ‘경제 환원론’을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치적 행위의 근간에는 사회 구성원들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반영돼 있다고 믿는 편이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혼란도 ‘경제가 사회 구성원들이 광범위하게 공유할 수 있는 과실’을 제공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세계화의 역풍’으로 이름 붙이고 싶다.8년 전 영국의 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세계화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행한 정치적 선택의 결과였다. 영국의 공업 지대와 러스트벨트로 불리는 미국의 제조업 지대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은 세계화의 피해자였다. 그들의 경제활동은 훨씬 가성비가 높은 중국 노동자들로 대체됐고, 선동가들은 쇠락한 이들의 정치적 대변자가 됐다.오래전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2000년 총선이었다. 부산에서 출마한 한 정치인은 정치적 반대자의 집권에 따른 지역 홀대로 ‘부산의 신발산업이 망했다’고...

    2024.12.19 20:41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미국 신고립주의의 경제적 기원
    미국 신고립주의의 경제적 기원

    자국의 가치를 외부 세계에 투사하고자 하는 미국의 욕망은 현저히 약해지고 있는 것 같다. 경제적으로는 1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 바이든 행정부의 기술전쟁에 이어 다시 등장한 트럼프가 어떤 채찍을 들지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비 지원 중단을 공언하고 있기도 하다. 국가 간 관계에서 ‘장기적 이익’과 무관한 ‘가치’가 존재한다고 믿지는 않지만, 관계를 ‘거래’로 환원하는 트럼프식 ‘가치’가 미국 이외의 나라들에 공감을 얻기는 힘들 것이다. 적어도 가치의 공유라는 점에서는 미국은 고립주의의 길로 가고 있다.역사적으로 미국의 고립주의적 전통은 뿌리가 깊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미국은 유럽의 어떤 국가와도 동맹을 맺으면 안 되고, 유럽의 분쟁에 휘말리면 안 된다”고 말했고,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는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간의 상호불간섭’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먼로주의를 주창했다.건국 초기 미국의 고립주의는 영국과 전쟁...

    2024.11.14 20:17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독일, 차가운 경제와 뜨거운 주식시장
    독일, 차가운 경제와 뜨거운 주식시장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글로벌 경제는 미국의 독주로 표현될 수 있을 듯하다. 셰일오일의 등장으로 에너지 자립도가 높아졌고,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을 중심으로 플랫폼과 인공지능(AI)으로 이어지는 우리 시대의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의 갈등을 빌미로 보호무역적 기조를 강화한 데 이어 글로벌 분업 체제의 인위적 재편을 통해 세계의 투자를 자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미국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들이 이런저런 걱정과 위기감 속에 살아가고 있다. 특히 유럽 경제를 이끌어왔던 독일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0.3%라는 역성장을 한 데 이어 이번주 독일 재무부가 제시한 2024년 전망치도 -0.2%이다.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면서 1990년 통독 직후 들었던 ‘유럽의 병자’라는 오명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중국 경제에 대한 노출도가 컸던 터라 중국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고, 적성국으로 변해버린...

    2024.10.10 21:17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중앙은행, 소방수이지 성장 촉진자는 아니다
    중앙은행, 소방수이지 성장 촉진자는 아니다

    ‘금리 인하 시기가 너무 늦어지고 있다’는 중앙은행 실기론이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대두되고 있다. 한국에선 내수 부진이, 미국에서는 고용과 제조업지표 악화가 중앙은행을 비판하는 논거들이다. 들썩이는 서울 부동산 시장과 얼마 전까지 나타났던 원화 약세를 감안하면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해 온 한국은행 스탠스가 비난을 받을 만한 일인가 싶다. 미국에선 19일 새벽에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0.25%포인트가 아니라 0.50%포인트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금리 인하 타이밍을 놓쳤으니 이제라도 금리를 공격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인데, 경제 운영에서 중앙은행이 차지하는 역할이 커지면서 다양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중앙은행은 현대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위대한 제도이다. 중앙은행이 만들어지기 전과 후의 경제는 확연히 바뀌었다. 중앙은행은 특정 경제 공동체 내에서 통용되는 기준금리를 설정하는데, 시장에서 형성되는 금리는 두 가지 힘에 의해...

    2024.09.05 20:39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일본 경제의 짧은 부활이 끝나고 있다
    일본 경제의 짧은 부활이 끝나고 있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4개월 만에 인상했다. 예상한 일이지만, 경기 사이클의 관점에서 보면 자연스럽지 못하다. 통상 금리 인상은 경기가 좋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을 때 단행되곤 한다. 일본 경제는 이런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경기는 확연한 둔화 추세이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7%로 역성장을 했고, 2024년 연간 성장률도 0.1%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8% 성장과 비교하면 매우 부진한 흐름이다.물가의 오름세도 진정되고 있다. 지난해 3%를 넘었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올 들어 2%대로 내려앉았다. 일본은 장기간 디플레이션으로 고생했던 국가였기 때문에 요즘 경험하고 있는 2%대의 물가 상승률은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디플레이션 기대심리에 종지부를 찍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디플레이션으로 신음한 기간은 1990년대 이후 30년이고, 인플레이션이 이슈가 됐던 기간은 최근 2년 정도에 불과했다.일본은행의...

    2024.08.01 20:38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도전에 직면한 안온한 개미의 경제
    도전에 직면한 안온한 개미의 경제

    가끔씩 투자부진을 걱정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실은 주요국들 중 가장 활발하게 투자하는 국가가 한국이다. 2023년 기준 한국 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2%에 달한다. GDP 대비 투자 비중이 30%를 넘어가는 국가는 흔치 않다. 한국보다 투자를 많이 하는 나라는 중국 정도밖에 없다. GDP에 잡히지 않는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FDI)까지 감안하면 한국은 ‘왕성한 투자국가’이다투자는 ‘현재의 욕망을 미래로 이연’하는 행위이다. 다른 표현으로는 ‘보유하고 있는 경제적 자원을 당장 쓰면서 효용을 누리기보다는, 미래에 파이를 더 크게 키워 소비’하고자 하는 경제적 활동으로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뭔가 검약·근면한 느낌이고, ‘개미와 배짱이’ 우화에서의 개미가 떠오르기도 한다.투자는 미래에 대한 꿈이 적극적으로 투영되는 행위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크지만, 다른 방향에서의 해석도 가능하다. 현재의 욕망을 끊임없이 미래로 이연시키지만, 그 성과는 제...

    2024.06.2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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