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개혁·개방 초기였던 1989년 톈안먼 사태는 서구 세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무력으로 자국 시민을 진압하는 중국 공산당의 모습은 분명 자유주의적 가치와는 양립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는 중국에 대해 결정적인 경제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이러한 판단의 근저에는 일종의 역사적 낙관주의가 자리 잡고 있었다. 경제가 성장하고, 국민소득이 증가하며, 중산층이 형성되면 정치적 민주주의 역시 뒤따를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경험은 이런 낙관론의 생생한 사례였다. 한편으론 세계화가 심화될수록 국가 간 경제적 이해관계가 촘촘히 얽히게 되고, 그 결과 전면전의 가능성은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존재했다.하지만 지난 몇년의 현실은 이러한 낙관을 정면으로 배반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국지적 충돌을 넘어서는 전면전 양상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4년 넘게 지속되며 국제 질서를 흔들고 있다. 정치의 영역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중...
2026.04.30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