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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달러는 권력이다
    달러는 권력이다

    7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이다. 환율은 올라도 걱정이고, 떨어져도 걱정이지만 요즘과 같은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는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본다. 기축 통화인 달러 대비 원화의 구매력이 떨어지다 보니 국외 거래에 들어가는 총량적인 비용이 커지게 되고, 한편으론 수입물가를 높여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게 된다.한국만 통화가치 하락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외환위기에 내몰리며 단기간에 통화가치가 20% 넘게 폭락한 스리랑카의 사례는 글로벌 경제의 변방에서 벌어지는 소란으로 치부하더라도, 엔화와 유로화 같은 준기축통화들도 달러 앞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엔화는 달러 대비 1998년 이후 가장 약해졌고, 유로화 가치도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달러 강세는 각국 중앙은행 간 긴축 강도의 차이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작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선제적인 긴축을 단행했지만 미국...

    2022.07.22 03:00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의 현 단계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의 현 단계

    온 세상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난리다. 미국이 3월과 5월에 이어 지난 15일(현지시간) 또 금리를 올렸다. 인상폭도 커서 이번에는 0.75%포인트 인상이 단행됐다. 0.75%포인트 인상은 199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파격이었지만 놀랍지는 않다. 이미 시장금리가 선행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금리에는 중앙은행이 정하는 정책금리가 있고, 시장에서 결정되는 시장금리가 있다. 정책금리는 만기가 짧은 단기금리이다. 이번에 0.75%포인트 인상된 미국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만기가 하루인 초단기금리이다. 단기금리는 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회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중앙은행의 능력으로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지만, 만기가 긴 장기채권금리는 성격이 다르다. 장기채권금리 역시 중앙은행의 정책금리에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단기금리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시장의 자율성이 크게 작용한다. 30년 만기 채권을 예로 들어보자. 30년은 너무도 긴 시간으로 중앙은행이 통...

    2022.06.17 03:00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아름다운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아름다운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다. 전쟁의 위협은 사라졌고, 절대 군주가 지배했던 세상이 가고 공화주의의 시대가 열리고 있었다. 국가 간 경제적 분업이 고도화됐고, 기술의 진보가 인류를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는 기대가 세상을 지배했다. 20세기 초의 유럽인들은 그렇게 믿었다.보불 전쟁이 끝난 1871년부터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됐던 1914년까지의 시기는 ‘벨 에포크’라고 불렸다. 아름다운 시대라는 뜻이다. 낙관론이 흘러넘쳤다. 무엇보다도 전쟁의 공포가 사라졌다고 믿었다. ‘100년 전쟁’, ‘40년 전쟁’ 등 늘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유럽 땅에서 40여년 동안 전쟁이 없었다. 유럽인의 후예들이 개척했던 신대륙 아메리카에서도 1865년 남북전쟁을 끝으로 대규모 전쟁은 사라졌다. 그들에게는 사상 초유의 평화시대였다.경제적으론 세계화가 빠르게 진전됐다. 19세기는 1차 세계화의 시기였는데, 유럽 제국주의 국가 주도의 세계화였다. 개별 국가의 자율성하에 진행된 수평적 세계화가 아니...

    2022.05.13 03:00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코스닥시장을 어찌할꼬
    코스닥시장을 어찌할꼬

    코스닥은 한국의 증권시장이다. 주로 신생 벤처기업들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1996년 7월에 만들어졌으니, 1956년에 거래가 시작된 코스피시장의 동생뻘이다. 동생이지만 덩치는 형보다 커졌다. 4월6일 기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ETF와 스팩 등 제외)은 모두 1496개로, 코스피시장의 815개보다 훨씬 많다. 그렇지만 영세하다.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쳐도 416조원으로, 코스피시장 삼성전자 한 종목의 시가총액 460조원에 못 미친다. 시장의 장기 성과도 부진하다. 코스닥 지수는 1996년 7월 1000포인트로 출발했는데, 25년이 지난 현재 940포인트대에 머물러 있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는 3.3배 상승했다. 평판이 좋은 것도 아니다. 코스닥에 상장돼 성공한 기업들인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은 코스피시장으로 둥지를 옮겼다. 우량 기업들의 이탈은 코스닥 지수 장기 성과 부진의 중요한 이유이다.한국 증시의 천덕꾸러기 혹은 마이너리그 취급을 받아왔지만, ...

    2022.04.08 03:00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지배구조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지배구조

    ‘성장’이라는 개념은 투자자들을 매혹시킨다. 미국 나스닥의 기술주에 열광하는 서학개미들과 몇 해 전에 나타났던 중국과 베트남 투자 붐은 이 땅에서 충족되지 않는 성장에 대한 욕구를 해외투자를 통해 발현했던 사례들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와 산업에 내 돈을 투자해 증식을 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성장과 투자의 성과가 늘 비례했던 것은 아니다.한국 경제가 요즘보다 훨씬 활력 넘쳤던 시기는 1980~1990년대다. GDP 성장률은 쉽게 10%를 웃돌았고, 생활인으로서의 체감경기도 훨씬 좋았던 때다. 그렇지만 당시 한국 증시의 성과는 부진했다. 1986~1988년의 3저 호황 국면에서만 반짝 강세장을 경험했을 뿐 이를 제외한 시기에는 코스피가 500~1000포인트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성장이 둔화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던 2000년대 들어 코스피는 2000포인트를 넘어 3000포인트대로 도약했다.3저 호황 이후 198...

    2022.03.04 03:00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소확행’과 ‘심쿵’에 담기 힘든 시대정신
    ‘소확행’과 ‘심쿵’에 담기 힘든 시대정신

    대통령선거가 다가오고 있지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반향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대선 후보의 사돈의 팔촌쯤 되는 인사들이 엮인 투기적 정치 테마주들이 횡행할 뿐 선거 결과나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투영되고 있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주식시장은 온갖 기대와 우려, 때로는 막연한 공상까지 주가에 반영하게 마련인데, 이번 대선은 무덤덤한 시장의 반응 속에서 치러지고 있다. 주식시장이 대통령선거에 뜨겁게 반응했던 시절도 있었다.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정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 선거가 처음 치러졌던 1987년 대선의 최대 정책 수혜주는 건설주였다. 노태우 정권의 가장 중요한 경제 공약은 ‘200만호 주택건설’이었다. 분당과 일산 신도시가 당시 건설됐다. 대규모 주택건설은 나름의 시대정신이 반영된 정책이기도 했다. 1987년은 3저 호황의 후반부로 단군 이래 경기가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던 시기였고, 정치적 민주화의 산물이었던 노동조합 활...

    2022.01.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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