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절이 있었다. 전쟁의 위협은 사라졌고, 절대 군주가 지배했던 세상이 가고 공화주의의 시대가 열리고 있었다. 국가 간 경제적 분업이 고도화됐고, 기술의 진보가 인류를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는 기대가 세상을 지배했다. 20세기 초의 유럽인들은 그렇게 믿었다.보불 전쟁이 끝난 1871년부터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됐던 1914년까지의 시기는 ‘벨 에포크’라고 불렸다. 아름다운 시대라는 뜻이다. 낙관론이 흘러넘쳤다. 무엇보다도 전쟁의 공포가 사라졌다고 믿었다. ‘100년 전쟁’, ‘40년 전쟁’ 등 늘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유럽 땅에서 40여년 동안 전쟁이 없었다. 유럽인의 후예들이 개척했던 신대륙 아메리카에서도 1865년 남북전쟁을 끝으로 대규모 전쟁은 사라졌다. 그들에게는 사상 초유의 평화시대였다.경제적으론 세계화가 빠르게 진전됐다. 19세기는 1차 세계화의 시기였는데, 유럽 제국주의 국가 주도의 세계화였다. 개별 국가의 자율성하에 진행된 수평적 세계화가 아니...
2022.05.13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