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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권의 손길
  • 전체 기사 34
  • [김만권의 손길] 미·일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 한 그루’
    미·일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 한 그루’

    미와 강한 동맹을 목적으로 하니미 국익이 우리의 국익인 양 돼결국 신냉전 최전선에 배치되고일본에 과거사 사과·배상 요구는우리가 몽니를 부리는 일이 돼지난 4월8일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이 ‘미국 정보 당국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을 도·감청한 문건 100여쪽이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우리와 관련해선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요청과 관련된 민감한 내용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반응이 이상했다. 미국 언론 보도 내용이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고, 해당 문건이 상당수가 위조됐다고, 심지어 동맹국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도청을 한 정황은 없다는, 미국 정부나 할 변명을 연이어 내놓았다. 정작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도청 사실을 시인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미국에 사과나 재발 방지를 공식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 왜 주권 침해에 대해 제대로 문제조차 제기하지 않은 것일까?...

    2023.05.01 03:00

  • [김만권의 손길] 왜 노동시간을 줄여가는가
    왜 노동시간을 줄여가는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라도생명까지도 위협할 선택이라면 정부는 이를 방지할 의무가 있다 진정한 노동개혁은얼마나가 아닌 어떻게에 달렸다덴마크의 인류학자 데니스 뇌르마르크와 철학자 아네르스 포그 옌센은 <가짜 노동>에서 우리가 의미 없이 일하는 시간을 줄인다면 주당 15시간 노동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 역시 <불쉿 잡>에서 기술의 발전 측면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15시간 노동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본다. 누군가는 이런 말들을 두고 꿈같은 이야기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에 근접한 노동을 하는 사례도 있다. 독일의 금속노조가 그렇다. 독일 금속노조는 1990년대에 이미 주당 35시간만 일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8년엔 주당 28시간 노동을 달성했다. 만약 노동자들 자신이 원한다면 주당 40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우리 대다수에게 꿈만 같은 28시간 노동시간을 달성할 때, 노동자들이 제기한 문제...

    2023.04.03 03:00

  • [김만권의 손길] 능력주의가 도덕주의가 될 때
    능력주의가 도덕주의가 될 때

    시험 잘 보는 아이가 성실한 아이니착한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그 착각에서 깨어나야 한다 우리가 칭찬한 능력 있는 아이들이 세상을 망치는 주범일 수도 있다우리 모두 안다.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과 ‘인성이 좋다는 것’이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하지만 대다수 우리는 이 평범한 사실을 종종 잊어먹는다. 왜 우리는 이 평범한 사실을 잊어버리는 걸까? 능력주의에 대한 숭배는 종종 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능력주의라는 용어를 만든 이는 영국의 사회학자 마이클 영이다. 2034년이란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한 소설 <능력주의의 부상>(1958)에서 처음 이 용어를 썼다. 영은 능력(merit)이 지능(IQ)과 노력(effort)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이 둘 중 노력은 능력주의 사회에서 성공하는 대다수에게 필수적인 ‘기본값’이다.노력이 기본값이기에 성공의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 요인은 ‘지능’이다. 이런 이유로 영이 그리고 있는 미래사회에선 ...

    2023.03.06 03:00

  • [김만권의 손길] 우리나라 첫번째 포퓰리스트 대통령
    우리나라 첫번째 포퓰리스트 대통령

    포퓰리스트 지도자의 큰 문제는민주적 정치과정 존중 안 하는 것정당은 없고 대통령만 있는 전대어떻게 민주주의가 무너지냐고?이렇게 무너지기 시작한다“윤석열 대통령의 자체 핵무장 발언은 ‘핵 포퓰리즘’(nuclear populism)이다.” 지난 1월25일, 세계적인 미국의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기금’에 게재된 전문가 의견이다. 글쓴이는 슈테펜 헤르초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구원과 로런 수킨 런던 정경대 교수이다. 이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윤 대통령을 우리나라의 “첫 번째 포퓰리스트 대통령(Yoon-the country’s first populist president)”으로 묘사했다. 이들은 그 근거로 핵무장에 71%가 넘게 찬성하는 지난해 국내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포퓰리즘’을 우리말로 흔히 ‘대중영합주의’로 옮기곤 하는데 바로 이 맥락에서 대통령의 발언을 분석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더 많은 의견을 따른 정책발언이라고 대중영합주의가 되는 ...

    2023.02.06 03:00

  • [김만권의 손길] 새해의 소원, 부끄럼을 아는 정치
    새해의 소원, 부끄럼을 아는 정치

    부끄럼은 사회 유지 근본적인 힘그런 의미에서 뻔뻔함은반사회적이자 반정치적이다우리 정치가 ‘내 탓’하길 바라고최소한 적반하장 하지 말았으면‘뻔뻔함’을 의미하는 영어 표현은 ‘shamelessness’이다. 우리말로 ‘부끄럼(shame)이 없다’는 뜻이다. 우리가 흔히 경제학자로 알고 있는 애덤 스미스는 이 ‘부끄럼’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탐구했던 도덕철학자였다. 스미스 자신에게 경제학은 곁다리 학문으로,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내내 도덕철학을 강의했던 학자였다. 이런 배경을 이해하면 스미스의 주저가 <국부론>이 아니라 <도덕감정론>임을 알 수 있다. 애덤 스미스는 우리의 도덕성이 이성적 판단의 결과라기보다는 우리 감정의 소산이라 여겼다. 특히 ‘부끄럼’이야말로 인간이 도덕적 행위를 하는 중요한 동력이다. 스미스는 우리 모두는 제3의 공정한 관찰자와 살아가고 있다고 여겼는데, 이 관찰자의 실체는 쉽게 말해 우리 자신(의 양심...

    2023.01.02 03:00

  • [김만권의 손길] 애도의 조건
    애도의 조건

    정부는 애도기간을 선포했지만애도의 고민은 찾아볼 수 없었다슬프지만 이 세상이 살 만하다는그런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제대로 된 사회적 애도다“산 사람은 살아야지.”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다. 세상을 떠난 이에 대한 지나친 애착은 살아남은 자를 때로 병들게 한다. 이 세상에 남겨진 자들이 이전처럼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슬픔에서 벗어나 새롭게 사랑할 대상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떠난 이에 대한 애착에서 벗어나 다시 애착을 가질 새로운 대상을 이 세상에서 찾는 일, 이것이 정신분석가 프로이트가 말하는 ‘애도’다. 하지만 철학자 데리다는 이런 애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이 세상을 떠난 이에 대한 애착을 끊어내는 일, 그 사랑을 새로운 대상에 옮겨놓는 일은 사랑하는 이에 대한 헌신을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했다면 그 존재는 죽음으로도 비워낼 수 없다. 그래서 데리다에게 애...

    2022.12.05 03:00

  • [김만권의 손길] 책임 없는 정치, 국가 없는 국가
    책임 없는 정치, 국가 없는 국가

    국가가 없는데 권력자는 있는 나라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모습이다만약 우리에게 정치지도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당부한다책임에서 도망치지 말라고내 직업은 정치철학자다. 정치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직업으로 정치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정치’를 좋아한 건 아니었다.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만나기 전까지 말이다. 베버는 은유적으로 말한다. 정치가란 ‘악마적 수단’으로 ‘천사적 대의’를 실현하는 사람이라고. 한편 정치가들에게 현실적으로 당부한다. 대표로서 헌신을 다하는 열정을 가지라고, 대표로서 책임을 다하라고, 그 열정과 책임 사이에 균형감각을 지니라고. 더하여 나를 사로잡은 건 정치가에게 필요한 ‘신념윤리’와 ‘책임윤리’였다. 신념윤리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도덕적 선을 선택하는 태도라면, 책임윤리는 정치적 결정의 결과에 무한 책임을 지는 태도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는 관료주의로 가득 차 있다. 관료제의 핵심은 이 세계의 관...

    2022.11.07 03:00

  • [김만권의 손길] 필요한 대로만 보이고 들리는 세상
    필요한 대로만 보이고 들리는 세상

    함께 보고 듣는 게 중요한 것은정치를 사실의 토대서 작동시키고다른 진영과 공통분모 만들기 때문그러나 그 사실의 기반 훼손한 분은어이없게도 기억에 없다고 한다1992년 4월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닷새에 걸친 유혈 폭동이 일어났다. 당시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던 로드니 킹 재판이 불러온 결과였다. 1991년 3월3일 밤, 아프리카계 미국인 로드니 킹은 경찰의 과속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추격전 끝에 체포됐다. 문제는 다음에 일어났다. 체포에 나선 백인 경찰들이 집단으로 킹을 가혹하게 구타했던 것이다. 자택 근처에서 벌어진 이 사건을 목격한 조지 홀리데이는 이 현장을 놓치지 않고 비디오테이프에 담았다. 그리고 경찰이 사건을 은폐하자 LA 현지 방송국에 테이프를 보냈다. 결국 4명의 백인 경찰관이 재판에 넘겨졌고 정의가 실현되는 듯 보였다.그런데 재판이 이상하게 흘러갔다. 경찰의 변호인단이 LA는 여론 때문에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며...

    2022.10.10 03:00

  • [김만권의 손길] 신뢰를 만드는 경청의 힘
    신뢰를 만드는 경청의 힘

    공동체란 경청하는 집단인데우리가 공동체를 상실했다면 경청 능력 상실했기 때문일지도많은 사람에게 도움 절실한 지금경청하지 않는 정치가 문제다‘당신이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있습니까?’ 평범한 질문 같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 지수’ 보고서에서 사회적 연계를 측정할 때 쓰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일단 안심해도 좋을 듯하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든 속할 공동체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더 나은 삶 지수 2020’ 보고서에서 한국은 80%가 그렇다고 답하여 41개국 중 38위를 차지했다. 다섯 명 중에 한 사람은 그런 도움을 구할 곳이 없다는 뜻이다. OECD 평균(91%)보다 11% 낮고, 세계에서 최초로 외로움부 장관(실제로는 차관에 해당하는 직책)을 임명하여 화제가 되었던 영국(93%)보다 13%나 낮다.2020년 한국 인구수가 5178만명이었으니 아주 단순화시켜 말해본다면...

    2022.09.05 03:00

  • [김만권의 손길] 발달장애인도 대한민국 유권자다
    발달장애인도 대한민국 유권자다

    투표보조인 없애 선거 어렵고‘합리적으로 투표할 능력 있을까’ 그들에 대한 불온한 시선도 문제 실질적으로 선거권 없는 시민 발달장애인이 마주한 현실이다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가 화제다. 자폐성 장애가 이만큼 사회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을까? 모두가 우영우를 사랑하고 진심으로 아끼는 듯하다. 드라마의 폭발적 인기를 따라 자폐성 장애를 비롯한 관련 발달장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듯하여 무척이나 반갑다. 그런데 드라마가 현실의 반영이라지만 드라마는 드라마다. 드라마 밖의 발달장애는 때론 전혀 생각지 못한 사회적 편견과 마주한다. 예를 들어 ‘발달장애인에게도 선거권을 줘야 하는가’와 같은 매우 근본적인 문제다. 신체적으로 스스로 투표를 할 수 없는 발달장애인이 많은 데다, 발달장애인에게 합리적으로 투표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을 품는 사회적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상당수 발달장애인은 선거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보조를 받아야 한...

    2022.08.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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