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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권의 손길
  • 전체 기사 34
  • [김만권의 손길] 최옥란의 절망은 지속된다
    최옥란의 절망은 지속된다

    도덕적 타락자는 최소 도움으로 엄격하게 다루어야 한다는기초보장제에 숨은 척박한 인식이런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최옥란들의 오명은 벗길 수 없다여러 연구에서 볼 수 있듯 자본주의 탄생 이래 인류는 빈곤에 대해 관념적 차원과 문화적 차원에서 부정적 낙인을 강하게 찍어왔다. 근대사회에서 노동윤리가 탄생한 이후 빈곤은 일종의 도덕적 타락이 되었다. 노동윤리는 기본적으로 ‘열심히 일한 자만이 자격이 있다’는 섭리론을 탑재하고 있다. 이 섭리론에서 빈곤의 이유는 ‘게으름’이다. 이에 따르면 빈곤 그 자체도 도덕적 타락인데 사회에 도움을 구한다는 것은 일종의 범죄에 가까운 부당한 행위다. 게으름으로 타락한 자들에게 자존감이란 허용될 수 없는 감정이다. 많은 이가 빈곤한 자들이 스스로 부끄러워하기를 바란다. 그래서일까? 당대의 국가도 빈자에게 자존감은 허용하지 않는다. 국가가 제공하는 ‘선별적 도움’은 언제나 빈자에게 자신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증명하라 요구한다. 빈곤...

    2022.07.11 03:00

  • [김만권의 손길] 팬덤에서 우정으로
    팬덤에서 우정으로

    이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랑사랑도 수긍할 수 있는 이성 그 접합점 조성하는 게 정치 과제집단이 공공의 선으로 결합될 때의견 독점하지 않는 우정 지속성“사랑은 이성을 두려워한다. 이성은 사랑을 두려워한다. 둘 다 상대방 없이 견디려고 애쓴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문제가 생긴다. 이것이 가장 간단명료하게 표현한, 사랑이 처한 곤경이자 이성이 처한 곤경이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개인화된 사회>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대다수 사람은 안다. 사랑과 이성의 소통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사랑은 무엇보다 마음으로 소통하고, 그 마음에는 ‘자기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 ‘자기 나름’의 이유를 이성은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때로 사랑은 자기 나름의 이유로 남들에게 뻔히 보이는 것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성은 그래서 사랑이 눈을 멀게 한다고 여긴다. 사랑에게도 할 말은 있다. 우리 마음에도 이성 못지않은 나름의 질서와 논리가 있다는 것이다. 관계가 이렇다 ...

    2022.06.13 03:00

  • [김만권의 손길] 배제에 대한 두려움
    배제에 대한 두려움

    종교와 정치의 선택은자신들이 배제당하지 않으려소수자를 배제당한 채로 버려둔다차별금지법은 그 모습 그대로지금 국회 앞에 버려져 있다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공포증을 두고 “무언가를 병적으로 무서워하는 증상은 불안이나 혐오와 비슷”하고, “그에 더해 특정 종류의 사람이나 동물, 물질, 상황에 대해 불쾌하고 심란하고 고약하고 야단스러운 감각적 반응”이라고 말한다. 두려움은 이런 공포증에 걸린 사람들을 지배한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자기에게 두려움을 유발하는 특정 대상에 걱정을 집중시킨다. 그런데 바우만은 그렇게 특정한 대상이 우리가 정말 두려워하는 피해를 낳는지는 명백하지 않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 대상과 우리가 겪는 고통 사이에 인과관계조차 분명하지 않다. 때로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은 현실과 무관하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런 공포증에 빠져드는 걸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바우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중심에는 급격히 요동치는 사회에...

    2022.05.16 03:00

  • [김만권의 손길] 장애는 우리가 만든다 영상 컨텐츠
    장애는 우리가 만든다

    사회 공동체 일부가 되기 위해선소통과 함께 이동권은 필수요소다우리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장애는 극복 못할 고난일 수 있고그저 일상의 일부일 수도 있다‘육체적 장애인이 없는 세계가 있었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킴 닐슨이 <장애의 역사>에서 밝히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전 북아메리카의 토착민들의 세계다. 물론 그곳에도 다양한, 서로 상이한 능력을 가진 몸이 존재했다. 하지만 그들은 몸에 있는 장애를 심각한 문제로 여기지 않았다. 몸과 영혼이 조화롭기만 하다면 맹인이든 농인이든 제대로 걷지를 못하든 상관없었다. 그래서일까. 이들 토착민들의 언어에는 육체적 ‘장애’에 해당하는 단어 자체가 없었다. 오히려 그들에게 진정한 장애는 사회적 관계의 단절에서 왔다. 누군가가 공동체와 적절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거나 연결고리가 약한 삶을 살고 있다면 그것이 더 큰 문제였다. 그 누구라도 공동체와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잘...

    2022.04.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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