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엘리베이터에서 누리호를 생각하다](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3/06/09/l_2023060901000251000025261.jpg)
점심 약속이 있어 모처럼 서울로 외출했다. 언제든지 바깥으로 나와 흙을 만질 수 있는 곳에서 알록달록 빌딩숲으로 들어서니 어리둥절하다.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광고들 사이로 이상한 나라에라도 온 기분이다. 회전문이 빙글빙글 돌면서 무슨 상품처럼 회사원들을 토해낸다. 점심시간, 허기가 몰려올 땐 사람들도 한꺼번에 몰리며 공중에서 땅으로 나가는데 벼슬하는 것처럼 힘이 든다. 모두들 인간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제작되는 느낌을 실감하는 순간이다.금융기관과 대사관이 밀집한 빌딩. 출입하려면 신분증을 맡기고 방문증을 받아야 했다. 도시화를 추구한 인류는 스스로를 첨단에 올려놓고 위험에 처하기를 즐기는 고약한 고질이 있다. 어렵게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누리호의 뒷뉴스가 자막으로 흘러나왔다. 설렁탕집은 호황이었다. 대기하는 줄이 제법 길었다. 푸짐한 국물에 공깃밥을 마는데 문득 드는 생각 하나. 지금 식당에서 이 쌀밥이야말로 가장 오래된 고대가 아닐 수 없겠다. 취사도구나 그릇의 변화가 무...
2023.06.09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