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수의 일생의 일상]계엄과 계몽, 헌법과 풍경](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3/06/l_2025030701000148700018611.jpg)
국어사전은 풍경을 ‘산이나 들, 강, 바다 따위의 자연이나 지역의 모습’으로 풀이한다. 이 문장에는 ‘눈앞’이 빠져 있다. 풍경은 내가 보는 눈앞의 광경일 수밖에 없다. 언제나 눈앞은 문제적이다. 늘 빤한 것 같아도 결코 뻔하지 않은 깊숙하고 은밀한 공간. 사물과 사실이 항상 활활 타고 있는 장소.저기 저 눈앞의 자연은 탄복할 만한 재주를 지녔다. 천하 만물에게 자신을 동시에 아낌없이 나누어 주면서도 손톱만큼의 충돌도 없이, 현 사태를 유지 관리하는 자연의 경영술이 아닌가. 자연은 시시각각 엄청나게 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바라보는 이들을 안심시키느라 안간힘을 다해 안 변하는 척, 정말 고수의 묘기를 부리고 있는 것.언제나 늠름한 나무여, 어제 그대로네. 방심하다간 큰코다친다. 어느 날 나름 생활(生活)에 열중하고 있는 나를 움푹 삽으로 떼내어, 지금 믿고 감탄하며 바라보는 저 풍경의 한구석으로 매정하게 데리고 가서 나무 밑에 매장해버리는 게 또한 자연의 성질 ...
2025.03.06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