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오년 사소한 결심 중의 하나는 산에 갈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가겠다는 것이다. 휴일의 달콤한 늦잠 개고 이불 바깥으로 몸 빼내긴 어려워도 그래도 사실 이만큼 개운한 것도 없다. 새해 첫날의 선자령에 이어 관악산, 심학산 등 주말이면 그래도 지붕을 벗어났다. 오늘은 아차산에서 용마산, 망우리까지 걷는 길.망우리라면 얼룩진 시대를 통과한, 위대하나 불우했던 인물들을 통해서 모를 수 없는 장소다. 시나 소설이 아니더라도 이 공동묘지는 언젠가 누구나의 종점인 처연한 북망산천의 한 지표로 내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망우리라는 이름에는 죽음의 그늘이 짙은 듯하지만 그보다는 물망초의 ‘망’처럼 근심을 잊는다는 뜻이다. 이성계가 묻힐 장소를 정하고 생평(生平)의 숙제를 다한 느낌으로 지었다는 이름, 忘憂里.공동묘지라 비석이 즐비한 장소를 생각했지만 그런 상투적인 동네가 아니었다. 파란만장했던 삶을 그나마 위로하듯 사후의 안식을 잘 받들고 있다. 이제야 비로소 안온한 휴식을 취하는...
2026.01.22 1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