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수의 일생의 일상]새에 관한 몇 가지 풍경](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4/05/09/l_2024051001000274600027451.jpg)
공중을 휘젓는 새는 수시로 머릿속으로 들었다가, 앉았다가, 날아간다. 새가 날면 나는 움푹 꺼진다. 나를 개구리처럼 우물 바닥에 내동댕이친 뒤 아득히 멀어지는 새. 출구를 찾아 또 떠나는 그 새들에 관한 몇 개의 풍경.오래전, 라디오에서 들은 사연이다. 병실의 한 환자가 자신은 새인데 잠시 인간으로 변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무도 들은 척 아니하자, 의사와 간호사를 모이게 한 뒤, 멀뚱멀뚱 쳐다보는 가운데 창문을 드르륵 열고 푸드덕푸드덕 날아갔다고 한다. 영화 <버드맨>은 근육질의 남자가 팬티만 걸친 채 벌새처럼 공중부양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영화는 요란하고 복잡했다. 어쨌든 많은 이야기를 담았지만 이런 한 줄 평도 가능하겠다. 욕망으로 불룩한 도시는 성공의 상징처럼 빌딩과 옥상이 즐비한 곳. 높이 오를수록 깊이는 비례하고, 추락에 가속도가 붙는다. 한 발짝 삐끗해도 아찔한 죽음. 이런 태연한 현상이 범람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사람이 새로 변해...
2024.05.09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