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자의 작은 이야기]장화와 왕관](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4/17/l_2025041801000521300054562.jpg)
폭설에 세상이 갇히면토방에 장화 한 쪽 뒤집어 세워놓고그 신발 바닥 뒤축에 모이를 올려놓았습니다.마당에 뿌려놓지 그래요. 새 머리마냥 갸웃거리면쉿! 조용히 창호지 문구멍으로 내다보라 했습니다.저것 봐라. 힘 있는 새가 혼자 다 먹으려고장화에 올라타지. 그럼 어찌 되겄냐? 장화가 넘어지면서모이가 마당에 흩뿌려지지. 그러면 병아리도 먹고굴뚝새도 먹고 참새도 먹고 까치도 먹는 거지.처음부터 흩뿌려놓으면 되잖아요. 그건 다르지.크고 힘센 놈은 작은 새들 앞에서저렇게 굴러떨어져 망신 좀 당해봐야 해.혼자만 먹어서는 안 된다는 걸 깨우쳐줘야지.새대가리라서 번번이 까먹지만, 참새는 짹짹지빠귀는 뽁뽁, 날개짓으로 가슴 치며 웃어봐야지.장화 속에다 모이 한 줌 넣어놓으면, 왕관이라도 쓴 양몸통을 통째로 처박고서는 마루 밑을 기어다니는 꼴이야뉴스 첫머리에서 늘 보지만 말이다. 아버지는넘어진 장화를 가지런히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2025.04.17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