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자의 작은 이야기] 소풍과 휴가](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3/10/05/l_2023100601000114700012852.jpg)
꼭대기로 소풍 가요우리가 딛고 걷는 바닥은 아무 데도 없거든요저기 교묘하게 죽어 있는 바닥들이 보이잖아요우리의 바닥들은 바닥을 치고 위로 더 올라가죠이제 혁명의 노래도 위로 올려 보내요이제 투쟁의 기다림도 위로 올려 보내요이제 죽음의 상징 따위도 위로 올려 보내요정교하지 못한 거짓말들도 위로 올려 보내요위로 위로 올라가다보면 그곳에어처구니없는 이유들이 기다리고 있겠지요그 위에 아마도 펄럭이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목소리들이 붙잡고 있는 깃발들이 있을 거예요그 속에 바닥에서 올라온 것들이 숨어 있을 거예요올라간 것들은 이제 내려오지 않을지도 몰라요울음을 위로하는 시간만큼 견딘다면 또 모를까의문투성이 위로가 필요할 때아니면 바닥의 가장자리가 닳을 즈음 내려올지도그러니 우리 이제 바닥을 치고 꼭대기로 소풍 가요- 시, ‘소풍’, 유현아...
2023.10.05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