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장화 고무장갑 냅다 던지고고무줄바지 낡은 버선 돌돌 말아 처박고꽃내 분내 관광 간다굼실굼실 떡도 찌고돼지머리 꾹꾹 눌러정호반점 앞에서 새벽 버스 한 대씨바씨바 출발이다소주도 서너 박스 맥주도 서너 박스행님아 아우야 고부라지며자빠질 듯 자빠질 듯흔들며 흔들리며간다, 매화야 피든 동 말든 동간다, 빗줄기야 치는 동 개든 동죽은 영감 같은 강 따라술 마시고 막춤 추며씨바시바 봄이 간다-시, 「씨바씨바」, 권선희, 시집 <꽃마차는 울며 간다>권선희는 최근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 포항 구룡포에서 산다. 20년 가까이 사는 포구에서 중대장각시로 불리는 그는 짠물에 들어가지 않고도 홍게나 오징어 과메기나 자연산 미역 등 철철이 귀한 것들을 얻어먹고 산다. 그중 일부는 멀리 사는 친구들 입에도 들어간다. 동네 어른들은 물론 ‘종팔씨’나 ‘흰돌이’ ‘...
2022.09.3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