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신주백의 사연史淵
  • [신주백의 사연 史淵]40대 기수론의 가치와 오염
    40대 기수론의 가치와 오염

    YS와 DJ의 40대 기수론은 세대교체를 동반하며 기나긴 반민주의 시대를 버틸 수 있게 했다. 또한 민주 세력이 결집할 수 있는 기둥이었다그러나 86세대들이 차용한 21세기 40대 기수론은 세대교체를 동반하지도 않았고 대항마 역할도 하지 못했다그들은 그것을 제기하는 순간 직면할 난타를 견딜 맷집과 용기가 없었다. 성역화를 비판하고, 참신한 비전을 구체화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40대 기수론’은 한국 정치에만 있는 독특한 말이다. 물론 30~40대 정치인이 등장해 정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막힌 곳을 뚫는 사례는 외국에도 종종 있는 일이다. 특히 30~40대가 국가 원수로 취임하는 뉴스는 요즈음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들의 등장을 우리처럼 40대 기수론, 30대 기수론이란 말로 포장한 뉴스를 필자는 접한 적이 없다. 대부분 안정된 정당 체제를 바탕으로 신구(新舊)가 조화롭게 작동하는 가운데 이루어진 선택이어서다. 우리처럼 반독재 민주화를...

    2025.06.09 20:38

  • [신주백의 사연 史淵]문명화, 근대화, 세계화, 지금은?
    문명화, 근대화, 세계화, 지금은?

    1876년 강화도 조약으로조선이 자본주의 세계에편입된 이후로선진국을 쫓아가기 위한 선택을 정당화한 담론이 문명화론과 근대화론그리고 세계화론이었다세 담론은 모두 외부 중심서 주변의 존재인 한국에 이식됐다지금은 AI 문명이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한다AI가 인간지능을 넘어가는AI 특이점에 곧 이르면세계화로 심화된 양극화는엄청나게 증폭될 수 있다따라서 지금은AI 문명에 대한 준비가그만큼 시급한 과제다인류는 자연과의 관계에서 문명을 발달시켜왔다. 특히 동력기관을 발명해 산업혁명을 일으키며 이 관계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 그런데 인류는 최근 들어 기계와의 관계도 재설정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자연지능에 대비되는 인공지능(AI)이 매우 급속히 발달하고 있어서다. AI의 발달은 지구의 모든 영역에 걸쳐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범위, 규모, 속도로 한꺼번에 바꾸는 문명사적인 전환으로 이어진다고 예측될 정도다. 한...

    2025.05.05 20:08

  • [신주백의 사연 史淵]책 ‘Song of Ariran’의 동북아 문화사
    책 ‘Song of Ariran’의 동북아 문화사

    김산의 회고록만큼 여러 국가에서 번역한 경우는 없다. 심지어 북한에서도 <아리랑의 노래>를 펴낼 정도였다일본, 중국, 한국에서 김산의 자서전은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눈을 뜨게 하는 매개물이었다. 그러면서도 각자의 맥락이 있었다특히 한국서 김산의 자서전은 민주화 과정에서 이념의 벽을 넘어서며 민족독립정신도 들여다보고, 개인 삶의 자세도 되돌아보게 했다한국 근현대사에 흔적을 남긴 인물 가운데 영어책으로 세상에 소개된 최초의 인물이 김산(金山)일 것이다. 그는 1905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나 15세인 1920년 최연소 신흥무관학교생이 된 이후 격렬한 중국혁명의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에게 중국혁명은 조선 독립을 실현하는 과정의 일부였다. 하지만 1938년 트로츠키주의자, 일본 간첩으로 몰려 동지들에게 처형당했다. 이 직전인 1937년 여름경까지의 인생 역정을 기록한 책이 <Song of Ariran>(1941)이다.책의 공동 저자...

    2025.03.31 21:41

  • [신주백의 사연 史淵]위기의 시기, 필요한 리더십과 버려야 할 리더십
    위기의 시기, 필요한 리더십과 버려야 할 리더십

    위기의 시기에 요구되는 리더십은 목표를 명확히 제시해 총력을 결집하게 하며그 과정의 다양한 문제를 씨름하며 결단하는 행동지향형 실무 자세를 취하게 한다12·3 친위쿠데타 이후 한국 사회에도 위기 리더십이 존재한다헌정 질서 회복을 향해 나아가면서도 갈등으로 치닫지 않도록 상황을 잘 관리함으로써 이중권력 상태를 만든집단리더십이 존재한다작년 12·3 친위쿠데타가 실패한 지 석 달이 다가오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헌정이 계속되고 있다. 검찰 측에서 그어놓은 내란의 테두리와 허들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내란의 ‘전체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있어 처방전을 발행할 수도 없다. 부역자들도 그대로 자리를 지킨 채 내란 극복을 위한 올바른 진단과 해법 찾기를 방해하고 있다. 내란 옹호 세력도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중국을 혐오하거나 부정선거를 계속 들먹이며 사회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게다가 불투명함과 불안...

    2025.02.24 20:57

  • [신주백의 사연 史淵]친위 쿠데타 진압으로 민주공화를 재단장하자
    친위 쿠데타 진압으로 민주공화를 재단장하자

    87년 체제는 공화를 사장시킴으로써 주권과 권력 과점의 격차를 조장했다. 그 폐단은 내란 정국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평시의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어느 순간에도 ‘법의 지배’가 관철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특히 공동체 구성원의 자유와 권리, 책임과 의무를 조화하면서 공공성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시민의 덕성’에 주목해야 한다딱 1년 전이다. ‘민주공화는 대동세상의 현재이자 미래’라는 취지의 칼럼을 1월30일자 이 지면에 썼다. 민주와 공화가 붙은 민주공화라는 말의 한국에서의 기원과 내용을 정리하면서 약해지고 있는 공공성을 강화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자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이 주제에 관해 다시 쓸 줄 몰랐다. 12·3 친위 쿠데타의 잔불이 꺼지지 않고 있어서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자, 다들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처벌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바람을 타고 다시 시커먼 연기가 피어나고 메케한 냄새까지 진동하고 있어서다. 자칫하면 공동성(...

    2025.01.13 21:16

  • [신주백의 사연 史淵]김산의 ‘아리랑’과 12·3 친위쿠데타
    김산의 ‘아리랑’과 12·3 친위쿠데타

    친위쿠데타 기획자들은 두터워지는 시대정신을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간주하여 척결하겠다고 밝혔다 시민 공감을 얻기 어려운 명분을 내세우며 권력욕만 드러냈다 실패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건 아니다 실패했어도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는 경우는 많다 일제하 공산주의운동에 참가한 사람 자서전인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의 삶이 그랬다 그는 실패 연속에도 불구 조선독립 향한 민족의식을 놓지 않았던 것이다근래 논문과 강연을 준비할 일이 있어 김산의 자서전인 <아리랑>을 다시 보았다. 1984년 책이 처음 나왔을 때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읽다가 주인공의 삶의 스케일에 읽는 내내 놀랐다. 40년이 흘러 세 번째 읽은 지금은 연구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초점을 두었다. 여러 버전의 영어판, 일역본과도 비교해 보니 새로운 사실과 서지(書誌) 정보까지 얻을 수 있어 좋았다. 관련한 ...

    2024.12.09 20:37

  • [신주백의 사연 史淵]과잉 이념과 독립운동 그리고 현재
    과잉 이념과 독립운동 그리고 현재

    만주 민족주의운동 세력과 사회주의운동 세력은 연대 대상으로 보기보단배제 상대로 취급했다 배제 과정이 격렬할수록 외부 힘에 더 의존했다여기에 항일·독립 과제가 비집고 들어갈 틈새는 극히 좁을 수밖에 없다동시에 자기정체성과 주체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결국 이념의 과잉과 극단 대결로 치닫는 과정은 민족문제를 풀어갈 공간을 축소해 버렸다오늘날 분단시대도 똑같다겉으로는 철 지난 이야기 같지만 사실상 현재진행형이니 윤석열 정부의 독립운동사 이해에 대해 기회가 왔을 때 또다시 언급하려 한다. 워낙 엄중하고 어처구니없는 독립운동사 이해를 거리낌 없이 빈번히 드러내니 말하기도 지치지만, 역사인식의 영역만이 아니라 역사를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서도 말을 아낄 필요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잉 이념의 제거 대상 김좌진지난 8월 새로 개정한 한국군의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서 우리가 알 만한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이 빠졌음이 새삼 ...

    2024.11.11 20:10

  • [신주백의 사연 史淵]‘뉴라이트’, 생존 논리들
    ‘뉴라이트’, 생존 논리들

    촛불혁명을 ‘난동’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있다민주주의를 향한 노력을 깎아내리는 시선은 독립정신을 왜곡하려는 시도와도 맞물려 있다왜곡의 시선은 종북·친북의 잣대로 독립운동가들의 선택을 함부로 갈라치기한다사실보다 가치를 내세워 독립운동사=건국과정사 왜곡된 계보화로 이어진다또 반공친일파의 삶을 공과율로 봐야 한다는 주장으로도 이어진다이것이 2024년 현재 보수우익화한뉴라이트의 일부이다지난 8월 신임 독립기념관장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뉴라이트’ 논란이 또 일어났지만, 당사자는 자신이 뉴라이트가 아니라고 답변했다. 이때의 논란을 계기로 윤석열 정부 들어 이미 임명된 몇몇 인사도 새삼 주목받았다. 하지만 그들도 하나같이 자신은 뉴라이트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비판자나 질문자나 자신의 뉴라이트관을 말한 적은 없다.그래서 ‘뉴라이트가 뭐지’라고 묻는 사람이 생겨났다. 하지만 누구도 딱히 이렇다고 명쾌하게 정의한 사람은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을 ...

    2024.09.30 21:53

  • [신주백의 사연 史淵]테러? 의열투쟁이었다
    테러? 의열투쟁이었다

    안중근의 이토 암살 놓고 일본 교과서의 시선은 다양 한국병합 ‘계기’로 설명하다 1990년대 초반 이후에 변화 민족·의병운동가 표현 늘어‘조선 근대화’ 방해자로 간주 역사적 사실과 어긋난 서술 김원봉이 주도한 ‘의열단’ 일제에 대항 암살파괴 활동‘주와 종을 혼동’ 비판받자 민중 무장역량 강화로 전환 윤봉길 의거가 돌파구 제공 군사학교서 청년투사 배출 독립전쟁에 나설 간부 양성일본어 구글 위키피디아에서 안중근을 검색하면, 그는 “대한제국(한국)의 독립운동가, 테러리스트이고,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암살자이다”라고 나온다. 반면에 한국어 구글 위키피디아는 그를 ‘독립운동가, 항일 의병장, 정치 사상가’로 소개하고 있다. 테러리스트, 암살자라는 규정이 없다. 안중근에 대한 이같은 상반된 평가는 1909년 10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그의 행위를 역사에 자리매김하는 문제와도 매우 깊은 연관이 있다. 이토 암살, 한국...

    2024.08.19 20:08

  • [신주백의 사연史淵]새로운 기념 하기
    새로운 기념 하기

    1907년 8월1일은 일본이 대한제국 군대 강제로 해산하자 여기에 순응하지 않은 시위보병 2개 대대가 일본군과 시가전 벌인 날 이후 광복군 제2지대서 광복군 역사 정리하며‘독립전쟁기념일’로 간주 1917년 7월4일 발표된 대동단결선언은 제국서 민국으로 전환을 명확히 함으로써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민주공화제 내세우게 했고 대한제국과 독립운동 그리고 대한민국으로 연결되는 근거를 제공했다사람은 무엇인가를 기억하기 위해 특정 날을 지정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한다. 우리는 흔히 특정한 그날을 무슨 기념일이라고 말한다. 개인 차원의 생일과 국가 차원의 국경일이 단적인 보기일 것이다.기념하기란?기념일에는 대부분 기념행사를 한다. 그래야 의미를 되새기고 기억력을 유지하거나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념일의 기념행사는 1년에 한 차례씩 돌아온다. 그래서 364일의 긴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것을 ...

    2024.07.15 20:40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아니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구독 취소하기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보기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