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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 전체 기사 44
  • [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지성의 발달과 인류의 행복지수
    지성의 발달과 인류의 행복지수

    얼마 전 어느 젊은 과학 교수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내용 대부분은 자신의 최근 몇 년간 연구 경험과 연구 철학 등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중 나를 깊은 상념에 빠지게 하는 대목이 몇 개 있었다. 그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저는 지능이 너무 높아진 게 인간을 고통스럽게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왜냐하면 보통 지적 능력이 그렇게 발달하지 않은 동물들은 정신적인 고통에 그렇게 시달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우리는 정신이 발달하고 비대해지니까 육체적인 고통보다 정신적인 고통에 더 시달리잖아요.” 그는 이에 덧붙여 이렇게 이야기한다. “인간처럼 고도로 발달한 문명을 이룩한 종이 (지난 오랜 세월 동안) 없었던 이유는 그것이 생존에 썩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한국이 산업화되고 발달되었다고 해서 사람들이 더 행복해졌나요? 오히려 출생률은 더 떨어졌잖아요. 생물로 봤을 때 출생률 저하는 도태거든요.”이것은 물론 그분의 개인적 견해일 뿐이다. 하지만 그 인터뷰 기...

    2024.04.29 20:29

  • [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수학은 우주 언어
    수학은 우주 언어

    우리는 바닷가에서 푸른 바다와 찬란하게 빛나는 햇빛, 그리고 하늘에 떠 있는 멋진 구름과 싱그러운 바람에 짙은 감동과 즐거움을 느낀다. 태양이 지는 저녁 무렵 수평선에 걸린 해님이 하늘을 붉게 물들일 때 우리의 가슴은 떨린다. 밤하늘에 총총히 빛나는 별들을 보며 끝도 없이 광활한 우주를 떠올린다. 상쾌한 아침에 들리는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으며 생명의 신비를 느낀다. 이 모두가 신(神)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수학, 과학보다 언어적 성격 강해신이라는 단어가 종교적인 표현이라는 느낌이 드는 독자들은 신 대신 우주나 자연을 떠올리면 된다. 수학과 과학은 자연의 언어이자 우주의 언어이다. 신의 섭리, 우주의 섭리, 자연의 섭리가 모두 같은 말이다. 이때의 신이란 이 세상을 창조하고 주재하는 절대신을 의미한다. 수학과 과학은 신의 섭리를 이해하기 위해 발전해왔다. 신이 들려주고 보여주는 뜻을 우리는 수학과 과학을 통해 이해하고 있다. 신은 현상이라는 언어로 말을 한다. 수학은 ...

    2024.04.01 20:06

  • [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최고 인재들의 의대 진학
    최고 인재들의 의대 진학

    정부가 내년 입시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기존의 약 3000명에서 2000명을 더 늘려 5000명으로 하겠다고 발표하여 나라 전체가 시끄럽고 심각한 의료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는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는 데다 필수 진료과의 의료진 부족 문제와 지역 의료 문제 등으로 의사 증원에 대한 당위성이 존재하다 보니 자신 있게 이것을 밀고 나가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 이 시기에 갑자기 발표하게 되었는지, 과연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적당한 건지, 의사 증원으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대책이 있는지 등에 대해 의문이 든다. 이 사안에 대해 할 이야기는 많지만 여기서는 당장 염려되는 두 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의사 ‘심리적으로 매우 힘든’ 일첫째, 의사가 증원되면 국민 전체가 지불해야 할 의료비는 늘어난다. 의료비 총액은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말도 있었고 그 말을 지지하는 언론의 글도 읽었지만 이에 동의하기 어렵다. 의사 증원에 따라...

    2024.03.04 19:50

  • [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겸손과 학업성취
    겸손과 학업성취

    오래전 처음으로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한민국 대표단 인솔책임자인 부단장직을 맡게 되었을 때 한 교수가 나에게 ‘대표학생들이 매우 건방지고 이기적이니 조심하라’고 경고를 주었다. 그러나 웬걸, 막상 대표학생들과 같이 지내보니 학생들이 너무나 착하고 겸손한 것 아닌가? 그 이후로 지금까지 30년간 수많은 최고 수학영재들을 지도해왔는데 그들은 대부분 아주 착하고 남들을 존중하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수학올림피아드 국가대표 선수들은 수학에서 대충 10만명 중 한 명 정도의 성취를 이룬 학생들이다. 이렇게 최고의 학업성취를 이룬 학생들을 지도하고 관찰하면서 내가 찾은 키워드는 바로 ‘겸손’이다. 시험 성적이 우수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흔히 ‘수재’라고 부른다. 탁월한 수재를 보면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머리가 좋다’고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이상의 지능을 타고나야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니 말이다. 하지만 영재를 지도해본 사람들은 타고난 지능 외에도 학습...

    2024.02.05 20:25

  • [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이공계 학생들을 위한 수학교육
    이공계 학생들을 위한 수학교육

    오래전에 라디오에서 어떤 교육학자가 “모든 사람이 어려운 수학을 다 공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수학은 중학교 과정까지만 누구나 공부하게 하고 고등학교부터는 이공계로 진학할 학생들만 공부하게 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사회에 나가서 써먹을 일도 없는 고난도의 수학을 모든 고등학생들에게 가르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사실 수학 부진아들이 겪는 고통은 아주 크다. 특히 대다수의 학생들이 대학에 가고 싶어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수학은 기초소양교육의 핵심그동안 “왜 모든 고등학생들에게 어려운 수학을 공부하게 하나요?”와 같은 질문을 종종 받아왔다. 이 질문에 대해 나는 대개 농담조로 “간단한 답과 복잡한 답이 있는데 어느 것부터 듣고 싶으세요?”라고 되물어본다. 그러면 물론 질문자는 간단한 답을 먼저 원한다. 나의 간단한 답은 ‘전 세계에 그렇게 하지 않는 나라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수학 공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

    2024.01.08 20:12

  • [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맞춤법과 국립국어원
    맞춤법과 국립국어원

    얼마 전 내가 쓴 영재교육에 대한 책의 마지막 교정을 보는 과정에서 편집자와 맞춤법에 대해 의견 충돌이 있었다. 그것은 외국인 인명 표기법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출장 가는 길이고 휴대폰을 잠시 후 꺼야 하는 상황이라 마음이 급했지만 30분 넘게 통화를 했다. 편집자는 “제임스 웨브(James Webb)라고 써야 해요. 국립국어원의 표기법에 그렇게 되어 있어요”라고 했지만 나는 이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너무나 유명하고 다들 그렇게 쓰고 있는데 아니 ‘웨브’라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일본어 느낌이 나는 데다 ‘웹사이트’ 같은 말을 이미 흔히 쓰고 있는데 말이다. 설마 ‘web’과 ‘webb’을 다르게 발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수학자들과 국립국어원의 악연내 책에 등장하는 또 다른 이름의 표기법에 대한 이견이 더 심각했다. 미적분학을 완성한 베르누이 형제의 라이벌 관계에 대한 이야기에서 형 야코프(Jacob)와 동생 요한(Johann)의 표기법에 문제가 생...

    2023.12.11 20:28

  • [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선진국 문턱에 선 대한민국
    선진국 문턱에 선 대한민국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022년 6월 두 번째 발사에 성공했다. 올해 6월에는 3차 발사를 통해 실용위성(차세대 소형 위성 2호)을 목표 궤도인 고도 550㎞에 성공적으로 올려놓았다. 정부는 이로써 우리나라가 자력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7번째 나라가 되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누리호는 2010년부터 국가 예산 2조원을 들여 개발해 온 것이다. 그 이전 사업인 나로호 발사체는 5000억원의 예산을 들이고 러시아 기술진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발사 3번째에 겨우 성공했다. 실은 올해 발사에 성공은 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실용단계는 아니다. 그래서 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중형 위성을 탑재한 제4차 누리호 발사를 계획하고 있는데 그것의 시행은 2025년 하반기에나 이루어질 예정이다.누리호 발사체는 1960년대 미국에서 2인 유인 인공위성 발사 계획의 발사체와 그 규모와 구성이 매우 흡사하다. 50여년 전에 미국이 쏘아올린 것과 비슷한 스펙의 발사체인데, 우리나라는 이...

    2023.11.13 20:29

  • [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수학 킬러문항, 왜곡 없이 다시 보기
    수학 킬러문항, 왜곡 없이 다시 보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15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교육 과정 안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항을 출제하라는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에 며칠 만에 수능을 주관하는 평가원장은 사임하고, 교육부는 부랴부랴 최근 수능에 나온 22개의 킬러문항을 선별해 발표했다. 이렇게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언론과 교육관련 단체들이 지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정책에 찬성하는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래서 그런지 급작스런 정책의 시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작은 편이다.국어와 영어는 빼고 수학의 킬러문항에 대해서만 생각해 보자. 최근 몇해 동안 수능 출제에 들어갔던 교수가 나에게 “교육부 발표로는 한 문제에 몇 가지 개념이 융합돼 있으면 킬러문항이라는데 실은 그동안 출제진 사이에는 그런 문제가 좋은 것으로 평가됐어요. 아주 혼란습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수학동아’의 한 기자로부터 다음과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 “교육부의 킬러...

    2023.10.16 20:30

  • [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타고난 영재와 길러진 영재
    타고난 영재와 길러진 영재

    서울과학고 백강현군의 자퇴 소식이 알려진 후 한동안 시끄러웠다. 여러 언론 매체가 “동급생들이 지속적인 언어폭력으로 백군을 괴롭혔다” “학교 측은 이것의 사건화를 만류하였다”는 백군 아버지의 주장을 알렸다. 이런 기사에는 수천개의 댓글이 달렸고, 많은 이들이 백군이 학교폭력을 당한 것에 분노하며 서울과학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비난했다. 우리나라는 안 된다며 미국으로 보냈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대중의 백군에 대한 사랑과 기대는 지대하다. 서울과학고 학생들은 뛰어난 어린애가 동급생이 되니까 시샘해 못살게 군 나쁜 학생들로 치부됐고, 그들은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통해 만들어진 애들일 뿐 진짜 영재는 아니라는 댓글이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흥분이 가라앉고 나서인지 이 사건은 애초에 부모의 과욕이 문제가 아니었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대중과 언론은 어린 영재에게는 열광하지만 그 영재가 자라 10대 중반쯤 돼 진짜 영재인지 여부가 판정될 때는 관심이...

    2023.09.11 20:15

  • [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하향평준화라는 신화
    하향평준화라는 신화

    우리나라 학생들은 놀 시간도 없고 취미생활을 할 시간도 없이 학업에 매달리는 ‘교육 지옥’에 빠져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과다 학습과 사교육 문제는 교육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심각한 저출생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사교육과 과다 학습 문제를 생각할 때 기성세대의 상당수는 ‘대학입시’를 떠올린다. 아마도 자신들 학창 시절의 강렬한 기억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교육 문제를 대학입시 제도를 이리저리 바꾸거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제를 바꾸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얼마 전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없애라고 지시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것이 사교육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킬러 문항이란 것이 진짜 공교육의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등은 차치하고, 수능 문제를 개선하려는 시도 자체가 사교육 문제의 핵심을 벗어나고 있다.대다수 어른들의 생각과는 달리 사교육과 과다 학습 문제의 핵심적인 대상은 고등학생이 아니라 중학생이나 초등학...

    2023.08.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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