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관해 말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던지기 훨씬 전부터 나는 가족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고등학생 때 매주 제출했던 수필 원고에도 가족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왜냐고 묻는다면 일단은 나랑 먼 이야기를 지어내는 법을 몰라서였다. 어째서 <나니아 연대기>나 <왕좌의 게임> 같은 서사는 내 안에 씨앗조차 없는지 한탄스러웠다. 하지만 나를 키운 어른들에겐 재미있는 면이 아주 많았다. 안 쓰기엔 너무 웃겼다. 웃긴 만큼 눈물겹기도 했다. 가까이 사는 이들이 마침 흥미로웠으므로 별수 없이 그들을 보며 받아적었다. 평이했던 문장(우리 엄마는 털털하다)에 시간이 흐르면서 유머와 거리감이 생겼고(퇴근한 복희는 자신이 하루 종일 신었던 양말 냄새를 꼭 맡아본다) 내가 자란 부품 상가 골목의 대가족을 조망하는 첫 문장(태어나보니 주변엔 온통 상인들뿐이었습니다)도 쓰여졌다. 솔직함과 탁월함은 무관하다애증의 대상인 가족을 서사화하는 작업엔 분명히 까다롭고 아슬...
2023.08.27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