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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진 칼럼
  • [장덕진 칼럼] 코인 게이트와 불로소득
    코인 게이트와 불로소득

    세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코인 게이트’에서 쟁점이 되는 것들은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검찰 수사가 밝혀낼 것이다. 그런데 사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코인 게이트의 당사자인 김남국 의원과 그가 속한 정치세력의 정치적 책임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김남국 의원은 친명 강경파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처럼회’ 소속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던 7인회 회원이었으며, 대선 때는 이재명 후보의 수행실장이자 온라인소통단장을 맡기도 했다. 측근 중의 측근이었다는 말이다. 그와 노선을 같이했던 친명계 의원들은 아직도 여러 궤변으로 그를 옹호하고 있고, 이재명 대표는 그의 탈당을 눈감아줌으로써 도망갈 길을 열어주었다. 그러니 코인 게이트에는 단순히 그의 행위가 불법이었느냐 아니었느냐 하는 법률적인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와 그가 속한 정치세력의 노선이 코인 투기라는 그의 행동과 어떤 관계에 있느냐는 정치적이고 철학적인 문제도 함께 걸려 있다.이재명 대표는 대...

    2023.05.23 03:00

  • [장덕진 칼럼] 1934년 노스다코타와 2023년 한국
    1934년 노스다코타와 2023년 한국

    현 당대표 리스크에 전 당대표 리스크까지 겹친 더불어민주당을 바라보며 만감이 교차한다. 아마도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의 말이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그는 전당대회에서 돈봉투가 오가는 것이 “오랜 관행”이고 “올 게 왔구나, 그런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송영길 전 대표는 처음에는 이정근씨의 개인 비리이고 본인은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결국은 기자회견 후 귀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1억원에 가까운 큰돈을 누군가가 그를 위해 쓰고도 본인에게는 알려주지도 않았다는 이 미담 같은 이야기는 이재명 대표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는 만큼의 신빙성을 준다. 송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책임을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스스로 인정했듯이 그가 질 수 있는 정치적 책임은 별로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장했지만 별 내용은 없는 회견이었던 셈이다. 그의 회견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역시 큰 그릇”이라거나...

    2023.04.25 03:00

  • [장덕진 칼럼] ‘자살론’으로 본 한국 사회
    ‘자살론’으로 본 한국 사회

    한국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있다. 누군가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보도는 하루가 멀다고 언론에 등장한다. 혼자 사는 어르신도, 가난을 견디지 못한 모녀도, 학교폭력 피해 학생도,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도 목숨을 버린다. 도덕적 흠결이 드러난 정치인도, 횡령 혐의를 받는 기업인도, 악성 댓글에 시달리던 연예인도 목숨을 버린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 야당 정치인의 주변 인물들 중에는 벌써 다섯명이나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무엇이 한국인들로 하여금 이리도 서둘러 목숨을 버리도록 하는가. 한국의 높은 자살률은 국제 학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은 지 이미 오래됐다. 2020년 기준 한국의 자살률은 10만명당 24.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부동의 1위다. 2등인 리투아니아가 20.3명, 3등인 슬로베니아가 15.7명이니 한국의 자살률이 얼마나 높은지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노인 자살률은 80세 이상의 경우 10만명당 61.3명이고, 70대에서도 41.8명이라는 충격...

    2023.04.04 03:00

  • [장덕진 칼럼] 다시 생각하는 이중화, 고령화, 민주주의
    다시 생각하는 이중화, 고령화, 민주주의

    8년 전에 경향신문에 썼던 칼럼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장기 추세를 뒤집어라” 2015년 5월8일자). 그 글에서 나는 세 개의 거시 트렌드가 한국 사회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그것은 각각 이중화, 고령화, 현행 민주주의의 한계라고 썼다. 이중화란 조금 복잡한 학술 용어이지만, 익숙한 단어로 바꾸면 양극화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이 하나하나가 모두 풀기 어려운 과제이지만, 더 고약한 것은 이 세 트렌드가 서로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 문제를 풀어내기가 더욱 어렵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어렵더라도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한국은 더 이상의 도약이 어렵고 서서히 침몰할 것으로 보았다. 이 문제를 풀어내기까지 남은 시간은 약 7년이라고 예측했는데, 근거는 고령화로 인해 부양률의 급상승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2022년까지를 기준으로 한 것이었다. 이 문제를 풀고 장기 추세를 뒤집는 것은 박근혜 정부와 다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썼는데, 8년이 지나고 되돌아보니 ‘다음 정부’란 문재인...

    2023.03.14 03:00

  • [장덕진 칼럼] 불체포특권과 민주주의
    불체포특권과 민주주의

    더불어민주당의 스텝이 자꾸만 꼬이는 것은 민주화운동 경험에서 얻어진 정치적 자산에만 매몰되어 매일 실천하는 것으로서의 민주주의를 진지하게 공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쟁취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실천하는 민주주의 말이다. 그렇다고 국민의힘 손을 들어줄 생각도 없다.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버젓이 벌어지는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이것이 과연 민주주의 국가의 정당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민주화는 오랜 세월 민주당의 주력 상품이었다. 민주주의적 소양이 부족하다면 더 큰 비판은 민주당 몫이 되어야 한다. 민주화운동의 분기점이라면 역시 1987년이다.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정권을 내어줄 때 87년에 태어난 아이는 스무 살이었다. 그래도 열 살은 넘어야 그 시절이 기억난다고 가정하면 서른 살까지는 87년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다른 말로 서른 살만 넘으면 온 국민이 87년을 기억했고,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들의 정...

    2023.02.21 03:00

  • [장덕진 칼럼] 횡재세
    횡재세

    난방비 고지서를 받아보니 듣던 대로 휘청한다. 작년 같은 달보다 족히 30만원은 올랐는데, 며칠 전 생각지도 않게 연말정산 폭탄을 맞은 뒤끝이라 이달 월급은 허공으로 사라진 기분이다. 나보다 더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더 큰 고통을 느낄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다른 나라들이 다 시행하고 있는 횡재세를 제도적으로 확실하게 도입”해 난방비 지원에 쓰자고 제안했고, 야당은 법안을 발의하거나 혹은 정유사들에 기금 출연 요청을 한다고 한다. 누가 나 대신 난방비 내주면 기분이야 좋겠지만, 이게 맞는 건가 좀 따져볼 필요는 있겠다. 정유사와 여당의 반론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자체 유전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메이저 석유회사들과 달리 한국 정유사들은 원유를 구입해 정제만 하기 때문에 원가가 곧 시장가격이라는 반론이다. 다른 하나는 기름값 올랐다고 정유회사에 횡재세 부과하면 반도체 가격 오르면 반도체 회사에, 코로나19로 마스크 가격 오르면 마스크 회사에 횡재세를 매겨야 하느냐는...

    2023.01.31 03:00

  • [장덕진 칼럼] 그래도 희망은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경제가 워낙 어렵다 보니 새해가 밝았는데도 희망을 말하는 이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경제가 어려운 것은 우리만 겪는 일이 아니라 세계 공통의 문제이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나고 나면 나라마다 실력차가 드러난다. 어떤 나라는 위기를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아 더 견고해진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고, 어떤 나라는 회복 불가능하게 뒤처진다. 한국은 대체로 위기에 강한 편이었다. 1970년대 오일 쇼크 때는 유로 마켓에 쌓인 산유국의 오일 달러를 역이용해 중화학 강국의 기틀을 쌓았고, 1997~1998년 IMF 외환위기 때는 무너지는 대기업의 빈자리에 기술집약적 벤처기업을 육성해 평소라면 어려웠을 산업구조조정을 이루고 인터넷 강국으로 거듭났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정책은 결국 정치가 뒷받침한다. 같은 위기라도 나라마다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이다. 극단적으로 갈라진 한국 정치에도 희망을 만들 수 있는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좀 거칠더라도 보수와 진보 정치세력으로 나눠본다면 남아 ...

    2023.01.03 03:00

  • [장덕진 칼럼] 화물연대 파업과 합의의 가치
    화물연대 파업과 합의의 가치

    “노사는 우리에게 중재를 요청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끼리 합의가 안 돼서 일단 우리에게 중재를 요청했다면, 그때부터는 철저히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파업이나 직장폐쇄는 즉시 멈춰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최대한의 제재를 가합니다.” 몇 년 전 유럽의 사회적 대화 실태를 연구하기 위해 방문했던 스웨덴 국립중재위원회에서 들은 말이다. 스톡홀름 감라스탄 남쪽 허름한 건물 안 사무실에서 커트 에릭손 국립중재위 법률부장은 엄청난 얘기들을 아무렇지 않게 쏟아냈다. 세계 최고로 노동권이 존중받는 나라에서 노조를 이렇게 엄격하게 대한다니 약간은 의외였다. “그 대신 우리는 결과로 보답합니다. 노조가 임금 인상을 자제하면 인플레이션을 확실하게 잡아서 설사 명목임금이 깎이더라도 실질임금이 오른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그가 보여준 그래프는 1990년 이래 25년간 명목임금은 정체되거나 삭감되는 해가 많았지만 실질임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해서 유럽 최고 수준에 도달...

    2022.12.13 03:00

  • [장덕진 칼럼] 패륜과 애도라는 정치적 기획
    패륜과 애도라는 정치적 기획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단 공개는 패륜인가 애도인가. 공개하자고 주장하거나 유족 동의 없이 공개를 감행한 쪽에서는 이름을 부르는 것이 진정한 애도라고 하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패륜이라거나 ‘미친 생각’이라고 비판한다. 개인정보보호법이나 명예훼손 등 법적인 쟁점이나 2차 가해와 프라이버시 등 인권 쟁점은 지난 며칠간 많은 조명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부분은 공개하자거나 공개하지 말자는 주장에 깔려 있는 정치적 기획이다. 법적이나 도의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 그 정치적 기획이 가진 의도와 성공 가능성을 따져보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촛불을 들고 다시 해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하려는 의도가 읽히는 단어 선택이다. 실제로 익명의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슈가 최소 2년은 갈 것”이라고 희망 사항을 내비쳤으며, 거리로 나선 강경파 의원들은 “민주당 지도부가 촛불광장으로 나오...

    2022.11.22 03:00

  • [장덕진 칼럼] 보수 정부의 가장 큰 위험
    보수 정부의 가장 큰 위험

    벌써 세 번째이다. 보수 정부에서 위험이 핵심적인 사회현상으로 등장하는 것 말이다. 박정희, 노태우, 김영삼 정부 때에도 위험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었지만 지금과는 양상이 달랐다. 노동현장에서 일어나던 수많은 사고는 회유 혹은 탄압의 대상이 되었고, 취약한 사회 인프라로 인한 일상의 위험은 숙명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명박 정부 때의 광우병 사태와 4대강 사업, 박근혜 정부 때의 세월호 참사, 그리고 윤석열 정부 들어 일어난 이태원 참사는 이제 고질화해가는 보수 정부의 패턴처럼 느껴져서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이명박 정부는 위험의 사회화와 그 반작용으로서의 위험의 정치화를 최초로 경험했다. 이익을 보는 집단은 분명한데 그에 따르는 위험은 불특정 다수에게로 분산시켜버릴 때, 국가가 국민을 지킬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국민들은 분노하게 되고, 그것은 위험의 폭발적 정치화로 이어진다. 세월이 지나고 나니 광우병 사태는 비과학적 음모론이었다는 주장이 다...

    2022.11.01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