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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아영의 레인보 Rainbow
  • [임아영의 레인보] 여성들의 피해는 왜 늘 뒷전으로 둘까
    여성들의 피해는 왜 늘 뒷전으로 둘까

    지난해 9월14일 서울 신당역에서 순찰을 돌던 여성 역무원이 사망한 다음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신당역을 찾아 “국가가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했다.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터’에서 여성이 일하다 죽은 끔찍한 사건, 여성들의 분노가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때처럼 커질까 두려웠을까. 그로부터 한 달 뒤 한 장관은 브리핑을 열어 스토킹 범죄에 적용되던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폐지하고, 온라인상 스토킹 범죄도 처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을 ‘직접’ 발표했다. 당시 법무부는 “11월 국회 제출 후 연내 국회 통과 추진 예정”이라는 일정표도 제시했다. 장관이 직접 브리핑을 열 만큼 사안을 챙기고 있다는 인상을 줄 법도 하지만 이전에 법무부가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어떻게 대했는지 살펴보는 게 순서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할 수 없는 범죄다. 여성에 대한 폭력 범죄에는 유난히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끼어 있다...

    2023.02.09 03:00

  • [임아영의 레인보] 끝없이 거꾸로 가면서 ‘저출생 위기’ 논하지 마라
    끝없이 거꾸로 가면서 ‘저출생 위기’ 논하지 마라

    젠더데스크는 지난 10월 경향신문이 만든 젠더 보도 가이드라인에 따라 성불평등한 표현을 들여다보는 일을 한다. ‘저출산’을 ‘저출생’으로 바꾸고 ‘유모차’를 ‘유아차’로, ‘맘카페’를 ‘육아카페’로 바꾼다. ‘워킹대디’라는 말은 없는데 ‘워킹맘’을 쓰는 것은 차별적이니 다른 대안어를 써보자고 제안한다. 매일 출산, 돌봄, 육아가 여성의 책임인 것처럼 전제한 표현들을 바꿔쓰기 위해 노력하지만 허허로웠다. 지난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9명, 0.79명의 원인은 태산처럼 복잡하고 풀릴 기미가 없는데 풀 몇 개를 뽑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였을 거다.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후퇴하기 시작하더니 거꾸로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더니,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한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논의에서 ‘성평등’과 ‘성소수자’를 삭제하더니 ‘재생산권’까지 삭제했다. 교육부에서는 의견 수렴 과정에서 ‘낙태 허용을 우려’하는 의견이 많이 들어왔다고 해...

    2022.12.15 03:00

  • [임아영의 레인보]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보도, 그 후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보도, 그 후

    수습기자 시절 한 경찰관이 ‘단독 기사’라며 사건을 알려줬다. 30대 여성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었다. ‘변사 사건’을 보고하면 선배에게 ‘면피’할 수 있을 거라는 경찰의 웃는 얼굴을 보면서 혼란스러웠다. 사람이 죽었는데 ‘보고’ ‘면피’를 떠올려야 하다니. ‘기자의 일이란 무엇인가.’ 그 후에도 그런 일은 반복됐다. 사건이 일어나면 사람이 죽었는지 여부를, 사람이 죽었다면 많이 죽었는지 여부를, 사람이 어떻게 죽었고 사건이 얼마나 비극적인지 경중을 따지는 대화를 하고 있다 보면 어느새 사건은 대상화됐다. 성범죄 피해자의 일기를 ‘후속 보도’의 재료로 쓰고 사건을 부를 때 피해자를 호명하면서도 사건이 ‘도구화’됐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때 기자의 시각은 피해자의 고통과 멀어진다.사람이 희생된 사건, 사람이 피해자가 된 사건에서 언론은 어떤 기사를 써야 할까. 신당역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진 지 곧 한 달이 된다. 스토킹으로 오래 고통받던 여성이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

    2022.10.06 03:00